“짧고 굵게 하겠다” 류현진 한화 복귀는 아직… 적어도 단년 계약은 문제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6‧토론토)은 2022년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팬들의 시선에서 잠시 사라졌다. 복귀 시점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유가 있었다. 류현진의 자유계약선수(FA) 자격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토미존 서저리의 재활 기간은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다. 재활 프로그램은 트렌드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데, 그래도 1년 안에 실전 복귀를 하기는 쉽지 않다. 류현진은 이미 고교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전력이 있고, 2015년에는 어깨 수술을 받은 적도 있어 더 신중하게 재활을 해야 했다. 그래서 1년보다는 1년 6개월에 더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만약 1년 6개월에 가깝다면 류현진의 토론토 경력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했고, 2023년 시즌으로 4년 계약이 끝난다. 토론토 현지 언론들이 “토론토에서의 류현진 경력은 그대로 끝날 수도 있다”고 전망한 이유고, 그 추측에는 합리성이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2023년 후반기 복귀를 조준했고, 실제 그렇게 돌아왔다.
만약 류현진이 9월이나 10월에 돌아왔다면 FA 자격을 앞두고 건강을 증명할 시간이 너무 부족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2024년 37세가 되고,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는 투수다. 타 팀이 재기를 확신하지 못하거나 망설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8월 시작과 함께 복귀한 류현진은 적어도 팔꿈치 수술의 여파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증명할 시간을 얻었다.
‘뉴욕포스트’ 또한 지난 3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의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돌아보면서 내년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몇몇 베테랑 투수가 있으며 그중 하나로 류현진과 제임스 팩스턴을 뽑았다. 또한 2024년 275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 있는 크리스 세일(보스턴) 또한 트레이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최근 어마어마한 전력 보강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으나 올 시즌 실망스러운 성적과 함께 맥스 슈어저(텍사스)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을 모두 트레이드하는 등 어지러웠던 메츠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도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것은 분명해 보이고, 그 과정에서 FA 시장을 분주하게 누빌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현진도 1~2년 계약이 가능한 선수로 분류했다.
올해 성적에 상당 부분이 달린 문제이기는 하다. 류현진이 건재를 과시한다면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은 어차피 4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나이도 있고,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 선수에게 도박을 할 팀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류현진도 1~2년 단기 계약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구단으로서는 연 평균 금액을 높인 단년 계약으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류현진은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 등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검증이 된 투수다. 이 때문에 건강만 증명한다면 금액과 별개로 시장의 인기를 끌 수 있다. 시장에는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팀이 즐비하고, 에이스급을 영입할 수 없는 팀이라면 가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류현진에 눈독을 들일 팀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의 마지막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은 현역 마지막은 친정팀 한화에서 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지만, 아직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한화 복귀는 조금 더 미뤄둘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 또한 지난 2월 플로리다에서 재활을 할 당시 “팔꿈치 수술을 받은 만큼 앞으로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말에 “짧고 굵게 하겠다”고 미소 지은 바 있다.
한국 복귀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없을 때, 류현진의 경쟁력이 리그 내에서 현격하게 떨어졌을 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직 그런 시기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볼 때,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조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남은 일정은 이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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