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용감 거의 없는 명품 반값에…대표인 저도 샀어요”
중고명품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구스 김정남 대표는 2일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명품을 구매하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고객의 경우 새 제품과 거의 유사한 상태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2002년 설립된 구구스는 올해로 20년 넘는 업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좋은 상품으로 좋은 서비스를 하자는 취지인 굿굿즈(Good goods)에서 기업명을 따왔다. 온·오프라인에서 중고명품 위탁 및 직영 사업을 하고 있다.
중고라고 하면 낡고 오래된 물건을 상상하기 쉽지만 구구스가 취급하는 명품의 90%는 자체 평가 기준 A등급 이상이라고 한다. A등급은 착용감이 많지 않은 제품을 가리킨다.
실제로 김 대표 역시 구구스 이용자다. 신발과 옷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구찌 스니커즈, 버버리 남방, 루이비통 허리띠 등을 구구스 매장에서 구입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매장가 100만원 수준의 루이비통 벨트를 구구스에서 60만원 정도에 판매하더라”며 “착용감 거의 없는 제품인데 안살수가 없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본격화하면서 보복소비 양상이 한풀 꺾였다. 코로나 시기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며 백화점 오픈런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올해는 침체기에 들어섰다. 지난해 명품 시장과 함께 호황을 누리던 중고명품 시장도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중고명품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 “하이엔드 명품 소비 욕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반면,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고명품하면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가품 판매 여부다. 워낙 정교하게 명품 브랜드 위조가 이뤄지다보니 일반 소비자는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구구스는 패션, 시계, 보석 등 명품 카테고리별로 약 75명의 명품 감정 가능 인력이 재직 중이다. 평균 근속연수 8~9년에 달하는 베테랑 직원들이 물건을 검수하고 있다.
구구스는 3단계의 명품 검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먼저 구구스의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는 감정 가능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매장으로 들어오는 전 상품을 1차로 검수한다. 이후 본사에서 이어지는 추가 감정, 관리자 결정 등 여러 단계의 감정 과정을 거친다. 외주업체나 대행을 통해 명품을 검수하는 타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체계적인 명품 감정 시스템을 믿고 억대 명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종종 나온다고 한다. 최근 3개월 동안 구구스에서 판매된 상품 중 가장 비싼 물건은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시계로 1억900만원에 달한다.
구구스는 소위 5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롤렉스, 까르띠에의 매출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제품 객단가가 1000만원 단위를 호가하기 때문에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가 주로 이뤄져왔다.
현재 구구스는 온라인 플랫폼과 함께 전국 직영 매장 25곳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확인한 후 구매를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거주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판교, 마산, 동래에 신규 매장 3개를 오픈해 오프라인 채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 판매에 주력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온라인 판매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온라인 사이트 리뉴얼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1분기 웹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명품을 소유한 사람 중에 명품도 중고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아는 이가 많지 않다”며 “잘 안 쓰는 비싼 명품을 구구스를 통해 판매하고, 또 구매하면서 진정한 명품의 가치를 누리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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