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논문' 공동저자 "초전도체 4가지 요건 충족했다"
金 "노벨상 거론 일러...응용연구 계속돼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밝혀 전 세계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문 공동저자 중 한 명인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가 "LK-99를 초전도체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구진은 완전한 논리를 갖추고 있으며, 단 하나의 샘플이 아닌 3개의 샘플로 초전도체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LK-99를 초전도체로 볼 수 있는 근거는 4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기저항이 '0'인 상태 △옴의 법칙(전류의 세기가 전압에 비례하고 저항에 반비례한다는 원칙) △불연속 점프(금속에서 저항이 떨어지는 쪽으로 전류의 점프가 발생) △마이스너 효과(전도체가 자기장을 밀어내는 현상) 등을 기준으로 볼 때 "LK-99를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지난 4월 한국결정성장학회지에 게재된 국내 논문인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개발을 위한 고찰'에서 1개의 샘플로 LK-99의 전기저항이 '0'에 가깝다는 점을 입증했고, 지난달 22일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린 논문에서도 3개의 샘플이 모두 마이스너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자신이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제공한 LK-99의 공중부양 영상도 상온 초전도체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자석 위에 비스듬하게 떠 있는 LK-99를 펜으로 건드리거나, 온도가 25.8도임을 가리키는 온도계 앞에서 LK-99가 떠 있는 자석을 손으로 건드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김 교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상온에서 아무런 압력을 가하지 않고도 손 또는 펜으로 초전도체를 건드리는 모습에 전 세계가 흔들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이끄는 연구진은 현재 미국물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인 'APL 머티리얼즈'에 논문을 등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연구진은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나 '네이처'에 게재하려 했으나 반려됐다고 밝힌 바 있다. 대안으로 APL 머티리얼즈에 논문을 제출한 것도 연구 성과를 신속하게 인정받으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2020년 미국의 한 교수가 네이처에 상온초전도체 논문을 게재했으나, 실험조작이 밝혀져 논문이 철회된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하기 어려워진 것이지, LK-99 논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어 반려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이언스나 네이처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저명한 학술지이면서 신속하게 논문을 심사해줄 APL 머티리얼즈에 논문을 제출한 것이고, APL 머티리얼즈는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논문을 공개하는 것도 허가한다"고 덧붙였다. 동료 심사(peer review)를 받을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한 뒤, 사전 공개 사이트에 논문을 공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학술 활동이라는 설명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이 LK-99 검증 샘플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해명했다. 그는 "현재 연구진이 계속해서 샘플을 생산하고 있으나, 굉장히 극소량만 생산된다"면서 "무조건 샘플을 달라고 하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다만 LK-99를 실험하려는 목적을 밝히고, 그 실험이 의미 있다고 생각되면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LK-99가 세계 최초의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확실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재 연구의 성과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열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LK-99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최소 10년 이상 응용연구와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계속돼야 하고, 상온초전도체의 경쟁기술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용화로 가기 위해선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LK-99가 '진짜' 상온초전도체라면 노벨상 수상도 유력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선 "국민들의 열망은 알지만 지금으로선 연구진에게 '노벨상의 노자도 꺼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노벨상은 후보로 추천되는 과정도 까다롭고 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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