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잼버리 중도 퇴영 잇따라…정부 대응 방안 발표
<출연 : 이동훈 연합뉴스TV 사회부 기자>
[앵커]
여러 운영 상의 문제 등으로, 2023 새만금 잼버리 행사에서 참가국들이 줄줄이 조기 철수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파행을 넘어 사실상 중단 위기라는 분석인데요.
잠시 후, 정부가 대응 방안을 발표합니다.
관련 내용들, 사회부 이동훈 기자와 짚어보겠니다.
어서오십쇼.
우선, 조기 퇴소를 결정한 나라들은 어딘가요?
[기자]
네 우선 4,500명의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 대표단이 가장 먼저 조기 퇴소를 결정했습니다.
이들은 정오쯤 서울 소재 호텔로 출발한 상태인데요.
서울에 지내면서 활동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미국 대표단도 조기 철수를 결정했고 대원들이 지낼 곳은 평택 미군기지로 정해졌습니다.
이들은 "날씨 때문에 떠난다"며 "이제까지 겪은 일과 캠프장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청소년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외 싱가포르 대표단도 퇴소를 결정했습니다.
연쇄 조기 철수 결정으로 사실상 중단 위기에 놓였다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다만 스카우트 아태지역의장,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 대표단장 등은 잼버리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상황이 심각해보이는데,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도 조기 종료를 권고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영국 철수 결정 이후 성명을 내고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예정보다 일찍 행사를 종료하고 참가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때까지 지원하는 대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조기 종료 방안을 제시했지만 우리 주최 측에서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주최 측은 추가자원을 투입해 폭염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장하면서 행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조금 뒤 관련해 정부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강행, 중단, 행사 축소 등 3가지 방안 중 하나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렇게 파행 국면에 접어들게 된 원인들을 좀 살펴보죠.
어떤 것들이 문제가 됐습니까.
[기자]
네, 이런 조기 철수 사태는 대회 초반부터 예견됐습니다.
개막일인 지난 1일부터 지난달 내린 장맛비로 대원들이 생활하는 야영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발견됐죠.
그늘이 없는 새만금 야영지는 폭염에 노출됐고, 연일 온열질환자가 나오는가 하면 벌레물림 환자도 발생했 해 이때부터 조기 중단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제기한 부실한 식사, 불량한 화장실, 샤워실 문제가 한동안 방치돼 문제를 키우기도 했었죠.
이외에도 대원들이 이용하는 매점의 폭리 논란도 대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죠.
조직위원회가 공식석상에서 '스카우트 정신'을 언급하며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 점도 도움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어제만 4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환자가 70명이나 돼 확산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자, 정부가 앞으로 행사를 총괄하기로 한 가운데 조금 전 지원 방안들도 발표가 됐죠.
이것도 짚어보죠.
[기자]
네, 한덕수 국무총리가 새만금 잼버리대회를 중앙정부가 나서서 안전을 관리하고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죠.
일단 정부는 예비비 6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행정안전부도 특별교부세 30억원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대원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이에 정부는 에어컨을 가동하는 버스 230대를 투입합니다.
그리고 참가자 전원에 냉수 1인당 1일 5병, 쿨링 마스크 등 물품을 지원합니다.
의료진도 추가로 배치됐고요.
그리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잼버리 현장을 지키기로 했고요.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내일까지 야영장에서 숙영하면서 범정부 추진단을 이끈다는 계획입니다.
이제까지 나온 문제들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운영관리 미숙으로 잼버리 100년 역사상 최악의 행사라는 오명은 피하기가 힘들어보입니다.
[앵커]
이번 잼버리 행사 문제로 과거 행사들의 사건사고들도 재조명되고 있는 거 같은데 한 번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잼버리 행사들은 날씨 때문에 참가자들이 곤욕을 치른 경우가 많았는데요.
가장 대표적으로 8년전 2015년 7월말에서 8월초에 열린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대회가 있는데요.
3만3천여명이 모였는데 이번 행사처럼 일부 인원이 열사병으로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고요.
행사 전 덮친 태풍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태풍 여파로 비와 함께 시속 92km의 강풍으로 텐트가 망가진 이들에게 대피소에서 잠을 자도록 권했다"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이후 날씨는 30도에서 40도를 오갔고 습도는 80%에 이르러 "많은 이들이 화상과 탈수로 병원을 찾았다"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이후 일본 자위대가 참가자들에게 매일 식수를 추가로 공급했다고 합니다.
이 행사에서 스웨덴과 스코틀랜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행사를 마치고 난 뒤 뇌수막염 증상을 보였다고도 합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올라가면요.
2005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미국 잼버리 행사가 있는데요.
이 때도 폭염이 이어져서 300명이 넘는 참가자와 방문객들이 병원 신세를 지었습니다.
당시 미 언론에 따르면 행사장이었던 군기지, '포트 에이피 힐'의 기온은 32도를 넘었고 참석자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기다리려고 3시간 가량 땡볕에 있기도 했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 1991년 고성 잼버리에서는 문제가 없었나요?
[기자]
그때도 날씨 탓에 많은 이들이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땐 폭염은 아니었지만 비바람에 텐트 3분의 1이 무너지고 평년보다 2~3도 낮은 이상 저온 현상이 나타나서 좀 문제를 겪었다고 합니다.
행사장 수용가능 인원 관련 문제도 생겼는데,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서 식사는 물론 화장실 등 처리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행사에 참가한 친구들을 보겠다며 새벽에 몰래 산길로 들어간 중학생들 때문에 행사장 주변을 경계하던 군인들에게 비상이 걸렸던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습니다.
[앵커]
혹시 대형 인명 피해나 이런 사고들은 없었나요, 역대 잼버리에서는?
[기자]
안타깝게도 있습니다.
잼버리 행사와 관련해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1963년 그리스의 제11회 마라톤 세계 대회 때였는데요.
당시 대회를 앞두고 필리핀 보이스카우트 24명이 탄 여객기가 아라비아해에 추락한 겁니다.
여객기에는 다른 승객 20여명과 승무원들이 타고 있었는데 전원 숨진 것으로 알려졌고요.
앞서 말씀드린 2005년 미국 잼버리에서는 감전사고도 있었습니다.
성인 지도자 4명이 송전선 아래에서 텐트를 치다가 감전되면서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1997년 미국 잼버리에서는 10대 참가자가 보급품 운반을 위해 미군에서 빌린 군용 차량을 무허가로 몰다 차량 전복으로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사회부 이동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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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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