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폭염 속 거리 나선 5만 교사…"우린 부품이 아니다"

정진형 기자 2023. 8. 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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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선생님들의 거리 집회가 폭염도 잊은 채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교사존중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 한 여고생은 "교권에 앞서 선생님들의 인권이 보장되길 희망한다"며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더 좋은 배움을 주고 우리들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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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사 서울 도심 '교육권 확보 집회'
서이초 교사 유가족의 오열 "진상규명"
교권침해 지적받자 맞민원 피해사례도
"서이초 선생님, 교육부 방관의 희생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8.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선생님들의 거리 집회가 폭염도 잊은 채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사일동'은 5일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경복궁 맞은편 정부서울청사 앞부터 서울경찰청 앞에 이르기까지 편도 전차로가 통제된 가운데 주최측 추산 5만여명의 선생님들이 검은 옷을 입고 자리했다.

골목까지 가득 메운 교사들은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하라" "일원화된 민원창구 마련하라" "수업방해 대응체계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손팻말을 흔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달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이초 1학년 담임교사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2년차 새내기 교사였던 고인의 사촌오빠는 "존경하는 경찰과 수사 관계자 분들, 동생의 동료 교사분들, 이 자리에 오신 많은 교육 책임자 분들, 제발 부디 제 동생의 억울했던 상황의 진상을 조사해달라"며 "조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제는 반복되선 안 된다. 억울함을 밝혀달라. 올바른 진상규명을 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어달라"며 "서이초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구호를 수차례 반복하며 오열했다.

부천 송내초등학교를 비롯한 전국 175개 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선생님들의 교육권이 온전히 실현되고 모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는 그날까지 전국 교장선생님들이 함께 행동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환호가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8.05. jhope@newsis.com

이날도 일선 선생님들이 맞닿뜨린 피해사례 폭로가 계속됐다. 특히 악성 민원에도 학교와 교육당국의 변변한 보호가 없었다는 지적에 분노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연단에 오른 한 공립 유치원 교사가 학교폭력을 저지른 원아의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로 유산 위기에 몰려 휴직했다는 피해를 토로하자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이 선생님은 "나를 힘들게 한 건 그 학부모 뿐만 아니라 법의 시스템이었다. 학교장은 조사도 없이 신고부터 했다"며 "유치원에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가 그대로 초·중·고교로 올라갈 것이다.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 유치원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사가 함께 보호받길 기원한다"고 했다.

26년차 베테랑 초등학교 선생님도 생활인성부장, 교권보호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교권침해 판정을 받은 학부모의 맞민원에 시달린 일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서이초 선생님은 지금까지 붕괴된 교실을 방관했던 교육부와 사법부의 희생자"라며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의 원인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며 이 선생님 죽음 내몬 가해자들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외쳤다.

나아가 교육당국을 향해 "교사에게 거짓된 무고로 민원을 제기하는 악성 민원 학부모로부터 교사를 보호해달라"며 "왜 악성 민원인의 편에 서서 무고한 교사들을 사지로 내모는가"라는 일갈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8.05. jhope@newsis.com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교사존중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 한 여고생은 "교권에 앞서 선생님들의 인권이 보장되길 희망한다"며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더 좋은 배움을 주고 우리들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사모임은 입장문을 통해서도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수사 및 진상규명 ▲교육활동 보호 특별법 제정 ▲일원화된 민원 창구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한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일부 선생님들이 고통을 호소해 곳곳에 있는 안전요원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구급차 2대가 대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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