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 “日 연예기획사 쟈니즈, 성폭력 피해자 수백명 달할 것으로 추정”
일본 연예 기획사 쟈니즈 사무소(이하 쟈니즈)에서 고(故) 쟈니 기타가와 전 사장이 남성 연습생들을 상대로 벌인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수백명에 달한다고 유엔 인권이사회가 발표했다. 쟈니즈는 남성 아이돌 그룹 아라시, 스마프(SMAP) 등을 배출한 유명 기획사다.
6일 NHK·더재팬타임스 등에 따르면, 유엔 인권이사회 실무그룹 전문가들은 지난 4일 도쿄에서 연 기자 회견에서 “쟈니즈 소속 연예인 수백명이 성적 착취와 학대를 당했다는 깊이 우려할 만한 의혹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일본 정부가 가해자에 대한 투명한 수사와 (피해자) 구제 방법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실무그룹은 지난 2주 동안 일본에 머물며 피해자들을 면담·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결과와 향후 쟈니즈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치를 바탕으로 최종 보고서를 작성, 내년 6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성범죄의 가해자로는 쟈니즈를 창업한 기타가와 전 사장이 지목됐다. 그는 31세이던 1962년 쟈니즈를 설립, ‘일본 남자 아이돌의 대부’로 불리다가 지난 2019년 88세로 사망했다. BBC는 지난 3월 다큐멘터리에서 ‘기숙사’라고 불린 기타가와의 자택 중 한 곳에서 소년들을 상대로 성범죄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지난 5월엔 쟈니즈 소속으로 활동했던 남자 가수 가우안 오카모토(26)가 기자 회견을 열어 기타가와 전 사장에게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공개했다. 쟈니즈 출신 가수의 팬들도 대대적인 진상 규명 요구에 나섰다.
실무그룹은 최근 쟈니즈 측이 재발 방지를 위해 꾸린 자체 조사단에 대해 “투명성과 정당성이 의심된다”면서 “(일본 연예 산업이) 성폭력과 괴롭힘을 불문에 부치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쟈니즈 측은 성명을 내고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피해를 신고한 분들과 진지하게 마주하고 정중하게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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