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된 파랑새’ 머스크의 트위터…속내는 “중국앱 따라잡자” [박민기의 월드버스]
금융거래 등 아우르는 ‘슈퍼 앱’ 꿈꿔
선두주자 나선 中위챗·도우인 등 추격
성공 여부 놓고 전문가들은 ‘갑론을박’
머스크 CEO가 내세운 이 같은 아이디어의 원천은 중국 기업들입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이나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 등은 슈퍼 앱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동을 이미 걸었습니다. 위챗은 상품 결제·화상 통화·온라인 쇼핑 등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한 뒤로 중국 내 사용자가 13억 명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잇는 틱톡과 ‘중국판 틱톡’으로 불리는 도우인(Douyin) 역시 같은 길을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교류를 금지한 고강도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시장에서 이들 앱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도우인은 첫 해에만 260억달러(약 33조 원) 규모의 상품 판매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과거 알리바바그룹이 달성하기까지 6년이 걸렸던 기록입니다.
넘치는 수요에 힘입어 최근 중국시장에서 위챗과 도우인 등과 같은 슈퍼 앱이 차기 주요 사업 모델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주로 소셜미디어 앱 운영에 주력해왔던 바이트댄스는 최근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 중입니다. 연간 800억달러(약 102조3000억 원) 규모 수익 중 대부분을 SNS 앱을 통한 광고로 창출했던 바이트댄스는 지난해부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들을 대상으로 음식·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앱 안에서 햄버거나 음료 등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배달 주문할 수 있는 링크를 함께 보여주는 식입니다. 사용자들은 이밖에도 앱을 통해 영화표 예매와 미용실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도우인 사용자 중 7억 명이 이 같은 주문형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늘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자사가 제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을 폭발적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우인과 틱톡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영상 종류를 파악하고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그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추가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앱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려가면서 그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같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단순 영상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상품과 서비스 추천도 하는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예를 들어 겨울스포츠 영상을 자주 시청하는 사용자에게는 스노우보드 제품을 추천하거나 스키 리조트 예약권 등을 선보이는 방식입니다.
해당 계획이 현실화되면 바이트댄스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손꼽히는 텐센트나 알리바바그룹 등의 주요 경쟁자로 급성장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아울러 바이트댄스는 해외에서 운영되는 틱톡 등을 앞세워 중국을 넘어 미국과 유럽시장 장악에도 나설 수 있습니다. 중국 궈성증권은 도우인이 주문형 서비스 진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3000억위안(약 53조4500억 원) 규모의 거래를 촉진해 170억위안(약 3조290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12월 도우인 라이브스트리밍과 주문형 서비스 책임자로 임명된 한 상유는 “도우인은 스스로 내걸었던 ‘당신의 아름다운 인생을 기록하라’는 슬로건을 이미 뛰어넘었다”며 “이제 도우인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위챗이 출시된 약 10년 전과는 크게 달라진 사회 분위기도 트위터의 변신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위챗 출시 당시 중국에는 은행 계좌나 카드를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사용자들은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인들 대부분은 은행 계좌와 카드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적극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굳이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테크 기업들에 대한 미국과 유럽 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도 머스크 CEO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 CEO의 성공 여부를 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쪽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의 변신을 통해 세계 금융 구조를 재편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표출하는 반면, 반대 쪽에선 그가 본인 스스로도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조롱이 나옵니다. 정책 조사 기업 트리비움 차이나 소속 켄드라 셰이퍼 연구원은 “SNS 시장 확대를 위해 결제 서비스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머스크 CEO의 아이디어에는 동의한다”며 “성공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머스크 비평가’로 알려진 파리 마르크스는 “본인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큰 아이디어로 섣불리 사업에 뛰어든 머스크 CEO는 다른 이들의 충고는 무시하면서 통하지 않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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