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연쇄 철수’에도 강행키로…“불편 상당히 개선됐다”

한덕수 총리 현장 브리핑…“각국 대표단 회의서 ‘계속 진행’ 결정”
英‧美 등은 예정대로 철수…한총리 “다른 지역서도 프로그램 운영할 것”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 프레스룸에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관련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5일 폭염으로 온열환자가 속출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해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열고,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잼버리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며 "정부는 폭염을 고려해 새만금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들에 대해선 교통을 포함해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또 샤워 시설이나 편의시설 불편 문제에 대해선 "불시에 점검을 한 결과 처음 지적한 부분보다 상당 부분 문제가 개선됐다"며 "참가자들도 비슷한 개선을 실감하고 있다고 제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샤워·편의 시설 청결 유지를 위해 700명 이상의 서비스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토교통부가 현장에 쿨링 버스 104대를 추가 배치했으며, 국방부는 1천124평 넓이의 그늘막, 캐노피 64동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의사 28명, 간호사 18명, 응급구조사 13명 등 총 60명의 의료 인력이 추가 투입됐으며 서울의 민간 대형병원에서도 의료 인력이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셨듯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정부는 한국의 산업과 문화를 잘 알 수 있는 영외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해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중 한 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유선을 통해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스카우트 학생들에게 시원한 냉방 버스를 함께 제공해 추억에 남는 한국 잼버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밝혔다.

정부와 주최 측이 잼버리 강행을 결정했지만 영국‧미국 등 주요 참가국들의 철수는 예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전날 최대 규모 참가국인 영국에 이어 미국, 벨기에, 싱가포르 등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철수 의사를 밝혔다. 영국은 이날 오후 야영지를 떠나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최창행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조직위는 영국 대표단의 (퇴영) 결정을 존중한다"며 "폭염 등으로 끝까지 활동 못하게 된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도 오늘 활동까지 마치고 철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시작부터 폭염과 코로나19, 위생 등 논란이 이어졌다. 전날 자국 참가자들의 안전을 우려한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철수를 결정하고 세계스카우트연맹마저 중단을 권고하면서 중단 위기에 놓였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각국 대표단이 오전 9시부터 회의를 열어 대회를 강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회는 예정대로 오는 12일 폐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