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복귀 위한 호소?…'학폭 논란' 이다영 "이재영은 무관, 바로 잡고 싶다"
전 여자 배구 대표팀 세터 이다영(26)이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로 지목돼 국내 무대에서 설자리를 잃은 뒤 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섰다.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쌍둥이 언니 이재영(26)에 대한 해명과 선처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1년 2월 수면 위로 올라온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은 배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에 대한배구협회는 두 선수의 무기한 국가대표 선발 제외를 결정했고, 당시 소속팀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두 선수 모두 V리그 정상급 선수였던 만큼 충격이 컸다. 이재영은 신인상, 정규 리그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5회 선정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이다영은 2017-2018시즌부터 3시즌 연속 베스트7 세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더 이상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었던 두 선수는 그리스 리그로 떠나 PAOK 테살로니키에 새 둥지를 텄다. 그런데 이재영은 시즌 중 왼쪽 무릎 부상으로 귀국했고, 이다영 홀로 그리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2022-2023시즌을 앞둔 지난해 10월 페퍼저축은행이 한국으로 돌아온 이재영 영입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여자부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린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 앞에는 일부 팬들이 이재영의 복귀 반대 메시지를 담은 근조화환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 팬들은 광주광역시청, 페퍼저축은행 본사, 그리고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장인 청담 리베라 호텔 앞에서 트럭 시위도 벌였다. 팬들은 "이재영은 학교 폭력 가해자이며, 사건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수많은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이재영이 선수로 활동하게 되는 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것과 같다"고 분노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곧바로 이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형실 전 감독은 "현재 배구계와 팬분들 모두 (학폭 사건을) 알고 계신데 어떻게 영입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겠나"라며 "학폭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반성 등 선행 조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나는 이재영과 만난 적도 없고 연락한 적도 없다"면서 "이재영의 기량이 아깝지만 아직 영입에 대해 논할 때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구단주가 직접 나서 이재영을 영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이재영은 여전히 소속팀 없이 떠돌고 있다. 반면 이다영은 루마니아 리그 라피드 부쿠레슈티를 거쳐 최근 프랑스 리그 볼레로 르 카네로 이적했다. 국내 무대에서 퇴출된 뒤 3시즌째 해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다영은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쌍둥이 언니 이재영을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5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학폭 문제는 중학교 2학년 때 벌어진 제 문제"라며 "그 당시 자리에 같이 있지 않았던 이재영 선수가 제 잘못으로 지금 큰 피해를 봤는데, 쌍둥이라는 이유로 배구를 못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당시 이다영은 친구와 다투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흉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잘 지내다가 한 친구랑 한 번의 사건으로 몸 다툼을 하면서 감정이 격해져 벌어진 사건으로, 잘 마무리됐다가 2년 전 학폭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폭 사건은 이재영 선수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다영은 "그 부분을 바로 잡고 싶고, 다시 한번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2년 전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 이제서야 해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흥국생명 소속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사건 공개 직후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리는 등 반성의 자세를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게시글을 삭제해 논란을 더 확산시킨 바 있다.
피해자와 합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다영은 "사건 이후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친구들이 지금도 만남을 피하고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변호사를 통해 (합의금으로) 1인당 1억원씩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다영은 "모든 일에 너무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다"면서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시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가 잘못한 사실을 당연히 인정하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 잡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다영은 학폭 사건보다 먼저 알려진 흥국생명 동료와 불화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해당 선수와 문제로 인한 논란은 사실 그대로다"라면서 "오히려 그 선수에게 왜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제가 올려준 볼을 한 번도 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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