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경제효과 기대했지만…‘나라망신’ 잼버리, 뭐가 문제였나
장마·폭염·허술한 준비 지적
폭염에 온열 질환자와 벌레 물림 환자가 속출하고 열악한 환경과 조직위원회의 안일한 현실 인식, 허술한 준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온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 파행의 가장 큰 원인으로 그늘 한 점 없는 새만금의 개최지 선정과 폭염이 꼽힌다.
애초 그늘이 없어 여름 야영에 부적합한 새만금 매립지를 잼버리 장소로 정한 것부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부안군에 쏟아진 폭우로 야영지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겼고, 장마가 끝나자마자 바로 연일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땡볕 더위가 이어졌다.
온열질환 등으로 지난 3일 야영지 내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486명이다. 개영식이 열렸던 지난 2일 992명을 합하면 이틀간 2478명이 병원을 다녀갔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야영장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64명은 생활시설에 입소했고 5명은 귀가했다. 확진자는 외국인 65명, 내국인 5명으로 파악됐다. 특히 4일에는 외국인 42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상황으로 악화됐다.
물구덩이에서는 벌레가 들끓어 벌레물림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3일 하루발생한 전체 환자중 벌레에 물린 환자가 36%를 차지할 정도로 스카우트 대원들은 낮에는 더위, 밤에는 모기와 화상벌레 등의 습격으로 밤잠을 제대로 이뤄지 못했다.
8월 무더위와 높은 습도 탓에 예견된 난관이었다.
여기에 샤워장과 탈의실, 급식·급수시설, 전기, 의료시설, 상점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세계인들로부터 ‘총체적 난국’이란 비난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잼버리에 공급된 구운 달걀에서 곰팡이가 나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도 했다.
현장에선 이번 파행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폭염, 비위생, 전기 부족, 부실한 식사 등 네 가지를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조직위가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질타받는 가운데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프레잼버리’(잼버리 예비 행사)가 기반 시설 미비로 개최가 취소되는 등 부실 행사가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지난해 8월 개최 예정이던 프레잼버리를 2주 전에 돌연 취소했다. 당시 조직위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비판 보도가 나온 뒤에도 ‘스카우트 정신’을 강조하며 대회 일정을 강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아울러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철저한 준비와 일정 취소 등을 경고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잼버리를 강행한 게 이번 결과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수조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한 잼버리가 중단 위기로까지 내몰리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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