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무사히 넘길까…‘흉기난동·테러예고’에 무너진 일상의 평화 [사사건건]
“국민들의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흉기난동 등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합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경찰이 사상 첫 특별치안활동에 돌입한다. 서울 신림역과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고, 무차별 테러 예고도 끊이지 않으면서다.
◆총기·테이저건 제압…검문 강화도
특별치안활동이란 통상적인 일상치안활동으로는 치안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경찰청장 재량으로 경찰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도록 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검문검색 인력을 늘려 흉악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장 경찰관은 매뉴얼에 따라 흉기소지가 의심되는 사람, 이상 행동자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인 검문검색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기본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로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윤 청장은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도 예외 없이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전 수사역량을 집중해 작성자를 신속히 확인·검거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는 형법상 협박이나 특수협박 혐의는 물론 살인이나 상해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나 상해예비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초 발족한 경찰청 ‘이상(동기)범죄 대응 TF’의 경우 2022년 한 해 동안 4차례 내부 회의, 1차례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수사관리관을 팀장으로 범죄분석담당관, 수사운영담당관, 강력범죄수사과장, 생활질서과장 등으로 구성된 이 TF는 그간 법률적·학술적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으나 다른 범죄와 구분되는 이상동기 범죄에 대해 판단기준을 마련하는 논의 등을 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필요에 따라 관련기능이 회의하는 방향으로 비공식 비정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경찰청은 전했다. 올해 들어서만 10건 가까이 이상동기 범죄, 흉악범죄가 발생한 만큼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흉기난동 이후 완전히 달라진 거리
사건이 발생한 두 지역은 물론 사람들이 모이는 일상 속 곳곳은 어디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퍼졌다. 일상의 평화가 무너지는 데는 단 2주도 걸리지 않았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뉴스를 보며 업데이트 되는 소식에 점점 더 무서워져서 집 말고는 어디로도 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주변에서도 약속을 속속 취소하고 이른 귀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엄중 대응 방침을 발표하고도 살인예고글이 아랑곳없이 이어지는 등 당장 시민 불안을 달랠 길은 없어 보인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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