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잼버리 주도하겠다는 정부…붕 뜬 여가부

이지현 2023. 8. 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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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지금까지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중앙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 왔다. 그러나 대통령의 긴급 지시로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안전·지방 총괄 부처인 행정안전부, 국방부를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스카우트연맹본부와 합심해 모든 잼버리 행사 운영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4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서 중앙 정부 주도의 지원을 약속하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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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6년 전 잼버리 유치 성과에도 허물만 한가득
온열질환자 속출 등 수습 우왕좌왕 주도권 행안부로
현장 구슬땀에도 평가 절하 지방정부 선 긋기 수모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지금까지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중앙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 왔다. 그러나 대통령의 긴급 지시로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안전·지방 총괄 부처인 행정안전부, 국방부를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스카우트연맹본부와 합심해 모든 잼버리 행사 운영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4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서 중앙 정부 주도의 지원을 약속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세계잼버리를 지자체가 주도해오다 보니 졸속 추진돼 앞으로는 중앙정부에서 맡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여성가족부가 잼버리를 주도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가부의 소속과 역할은 모호해지게 됐다.

3일 오후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에서 열린 긴급 현장 대책회의에서 잼버리 공동 조직위원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155개국 3만9304명이 참가한 청소년들의 문화대축제다. 주최는 세계스카우트연맹(WOSM)과 한국스카우트연맹(KSA)이, 주관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가 맡고 있다. 한마디로 WOSM과 KSA이 행사를 기획했다면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운영과 관리를 잼버리조직위원회가 책임지는 구조다.

그렇다면 조직위원에는 누가 맡고 있을까? 공동위원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연맹 총재 등 총 5명이다. 김관용 전북도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고 그 외 154명의 위원이 더 있다.

이렇게 큰 조직위의 대표는 사실상 여가부 장관이다. 청소년정책을 여성가족정책과 함께 여가부에서 맡으며 박근혜 정부 때부터 잼버리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에 성공하며 준비해왔다. 이런 점을 윤석열 정부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할 당시 한덕수 총리가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참가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총리의 지시에도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온열질환자 등을 포함한 환자들은 매일 100여명씩 발생했고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참가자들은 퇴영하기 위해 짐을 꾸렸다. 사실 김현숙 장관은 총리의 지시 전부터인 지난 1일부터 새만금에서 숙식을 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걸은 것이다.

이젠 정부는 이번 행사를 지방정부가 주도해왔고, 중앙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 왔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 여가부 대신 행안부 장관을 내세웠다. 2016년 이전부터 잼버리 유치를 위해 TF팀을 구성하고 발로 뛰며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여가부 공무원들은 졸지에 지방정부 공무원으로 소속이 바뀌고 만 것이다.

상황이 당혹스럽지만, 대놓고 표정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조직 해체를 강도 높게 추진하는 트리거로 작용할까를 우려하고 있다. 잼버리 현장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장 상황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전반적으로 소통이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뭔가를 도와주려고 해도 조직위에선 거절하곤 했다. 이젠 이렇게 가다가 국제적 망신이라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하면서 서로 도와서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선 긋기보다 화합을 보여줄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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