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카우트 철수 시작"...술렁임 속 "우린 계속합니다"
영국 대원들, 짐 챙겨 버스 탑승…야영지 떠나
영국, 주말에 스카우트 대원·월요일에 지원인력 서울 이동
세계스카우트연맹·조직위 오전 정례 회의…내용 공개 안 돼
영국 철수 결정으로 잼버리 현장 분위기 '급변'
[앵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 스카우트가 새만금 잼버리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미국 등 일부 국가도 철수 논의를 시작해 행사장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가는 어려움이 있지만 잼버리에 계속 참여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민성 기자!
[기자]
네, 새만금 세계 잼버리 웰컴센터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영국 스카우트가 현장 철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곳 웰컴센터는 대회 초반 스카우트 대원들이 입영 절차를 밟는 곳이었는데요.
지금은 일일 관광을 하려는 외부 시민들이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드나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스카우트 대원복을 입은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야영지에서는 오늘 아침부터 평소와 다른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은 새벽 6시부터 음식 재료를 받아서 스스로 식사를 차려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요.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단체로 이동하는 게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진행되는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이는, 여기까진 통상적인 모습이었는데요.
그 뒤로 오전 10시 전후에 눈에 띄는 장면이 목격됩니다.
영국 대표단 텐트에서 나온 스카우트 대원들이 캐리어에 짐을 싸서 버스에 올라탔고, 이 버스가 야영장을 떠나는 모습을 저희 취재진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영국 국기를 정리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결론적으로 영국은 오전에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영국 대표단은 조직위 측에 언제 나가겠다는 언질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지 밖으로 나갈 때도 조직위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버스를 섭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국 대표단은 오늘과 내일 각각 절반씩 스카우트 대원들을 먼저 서울의 호텔로 옮기고, 월요일에는 지원 인력들을 추가로 야영지 밖으로 이송할 계획입니다.
일단 오늘 오전 잼버리 프로그램에 영국팀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4개 시군 방문 프로그램이나 숙영지 영내 주변에서 벌이는 프로그램에 영국팀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세계스카우트연맹과 조직위는 매일 오전에 정례 회의를 진행하는데요.
오늘도 회의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오늘 회의에서는 영국과 미국 대표단의 철수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확히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일 오전 10시 반에 열리던 조직위 정례 브리핑이 오늘은 취소됐습니다.
조직위는 애초 오늘 10시 반에 여가부 차관이 주관하려던 브리핑을 오후 3시로 바꿨습니다.
여가부 차관 대신 대회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후 3시 브리핑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영국과 미국이 철수하게 되면 아무래도 파행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되는데 앞으로 대회 진행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철수 결정으로 이곳 잼버리 현장이 크게 술렁이고 있는데요.
제일 먼저 철수를 결정한 영국 스카우트는 이번 세계잼버리에 4천5백여 명을 파견했습니다.
잼버리 참가 인원 전체의 10분의 1이 넘는,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영국은 20세기 초반 세계 최초로 소년 스카우트 야영을 성공한, 종주국입니다.
이 때문에 종주국의 철수 결정이 다른 참가국에 미칠 영향이 클 거로 예상됐는데요.
영국에 이어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도 캠프장에서 조기 철수하겠다는 이메일을 잼버리 학부모와 국제 봉사 팀원들에게 보냈습니다.
미국 스카우트 700여 명은 오늘까지는 정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내일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해 오는 11일까지 머물 계획이라고 지금 전해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원 60여 명도 오늘 오후 조기 퇴소합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가는 폭염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 참여하겠다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데일 코베라 필리핀 스카우트 대표단과 사우디, 아르헨티나 대표단장들은 한국 스카우트연맹과 대한민국 정부가 모든 자원을 가동해 건강과 안전, 교육적 목적을 가진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충분히 잘 운영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현지에 있는 저도 조금 헷갈리는 보도가 하나 있는데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어젯밤 영국의 철수 결정 직후 성명을 낸 게 있습니다.
세계연맹은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예정보다 일찍 행사를 종료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요구에도 주최 측이 행사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추가 자원을 투입해 폭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주최 측 보장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또 "주최 측과 한국 정부에 재정, 인적 자원을 동원해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마디로 세계연맹이 중단을 요청했는데 한국 정부나 조직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짚어볼 점이 있습니다.
잼버리의 주최가 대체 어느 단체냐는 건데요. 세계스카우트연맹입니다.
우리나라 잼버리 조직위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을 지원해 행사를 주관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행사 주최는 스카우트 연맹이고 주관은 잼버리 조직위인데요.
주최 측이 주관자에게 행사를 종료한다고 했다는 것인데 주최자와 주관자의 역할이 다소 모호해 보입니다.
"세계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가이드에 따라서 그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게 그간 잼버리 조직위를 설명이었습니다.
이 설명대로면 세계잼버리 대회를 이어갈지 여기서 중단할지를 결정하는 건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아닐까 싶은데요.
스카우트연맹과 우리나라 대회 조직위 간에 현재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시겠지만 정부는 온열 환자 급증 이후 각종 폭염 대책과 지원책을 내놓고 있고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각종 지원책을 내놨지만, 영국 대표단 조기 철수 시작, 미국 대표단 곧 철수 결정, 벨기에 대표단 철수 검토 등 내용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현장 분위기는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잼버리를 둘러싼 가짜 뉴스도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확산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한 60대 아일랜드인이 심정지 상태라는 이야기가 퍼졌는데, 이에 대해 조직위는 이 환자가 온열 질환으로 실신한 거라며 현재 의식과 호흡이 있는 상태로 잼버리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새만금 세계 잼버리 웰컴센터에서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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