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넘어 韓 신기록' 김하성 24도루, 亞 최초 20-30 꿈 아니다…최지만 2볼넷·2득점, SD는 대역전패(종합)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한국인 듀오 김하성(28)과 최지만(32)이 함께 나선 경기에서 나란히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5-10으로 대역전패했다. 샌디에이고는 2연승을 마감하고 시즌 성적 54승56패에 그쳐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다저스는 4연승을 달리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했다.
#선발 라인업 및 김하성·최지만 기록
샌디에이고는 김하성(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후안 소토(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잰더 보가츠(유격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최지만(지명타자)-루이스 캄푸사노(포수)-트렌트 그리샴(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다르빗슈 유였다.
1번타자 김하성은 4타수 2안타 1볼넷 2도루 만점 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84에서 0.287로 약간 올랐다.
7번타자 최지만은 1타수 2볼넷 1삼진 2득점으로 샌디에이고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05에서 0.203로 약간 떨어졌다. 최지만은 8회말 대타 가렛 쿠퍼와 교체됐다.
# 10G 연속 안타&12G 연속 2출루↑&23·24호 도루…김하성이 미쳤어요
김하성은 1회말 첫 타석부터 펄펄 날았다. 선두타자로 나서 다저스 영건 바비 밀러의 커브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전 3타수 2안타를 시작으로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었다.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몸을 낮춰 기술적으로 걷어올리며 최근 자신의 타격감이 얼마나 좋은지 증명했다.
내친김에 도루까지 성공했다. 1사 1루에서 소토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날 때 김하성이 곧장 2루를 훔쳤다. 접전이라 다저스가 챌린지를 신청했는데, 원심과 챌린지 결과 모두 세이프였다. 김하성은 시즌 23호 도루를 달성하며 2010년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시절에 세운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22도루)을 갈아치웠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지난 23일 디트로이트전부터 이어 온 12경기 연속 2출루 이상 행진을 이어 갔다. 김하성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밀러의 시속 100.5마일(약 162㎞) 싱커를 공략해 좌익수 왼쪽 안타를 날렸다. 그리고 또 뛰었다. 1사 1루 소토 타석 때는 2루를 훔치며 시즌 24호 도루를 달성했다. 다저스 밀러-윌 스미스 배터리를 완전히 괴롭힌 순간이었다.
문제는 김하성을 불러들일 타자가 없었다는 것. 김하성은 1회와 3회 모두 유니폼에 흙을 잔뜩 묻혀 가며 어떻게든 득점권에 나가줬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2차례 모두 득점이 무산됐다.
# SD 최지만 첫 출격, 볼넷→역전 득점→볼넷→추가 득점…김하성, 밀러 조기 강판시키다
최지만은 지난 2일 피츠버그에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이적 후 처음 경기에 나섰다. 최지만은 0-1로 뒤진 4회말 1사 1루 2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처음 출루에 성공했다. 최지만이 1사 1, 2루로 흐름을 이어 간 덕분에 캄푸사노가 우전 적시타를 쳐 1-1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계속된 1사 1, 2루 기회에서 그리샴이 2루수 땅볼로 출루하면서 2사 1, 3루 기회로 이어졌다. 타순이 2바퀴 돌아 다시 1번타자 김하성의 차례가 왔고, 다저스는 앞서 김하성에게 2안타를 얻어맞은 선발투수 밀러를 조기 강판하는 강수를 뒀다.
김하성은 바뀐 투수 조 켈리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슬라이더가 패스트볼로 기록되면서 3루주자 최지만이 역전 득점에 성공해 2-1이 됐다. 달아오른 홈팬들은 더 크게 '하성 킴!'이라고 이름을 연호했으나 김하성의 타구가 2루수 무키 베츠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는 직선타가 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최지만은 2-1로 앞선 6회말 또 한번 출루에 성공하면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1사 후 다저스 3번째 투수 알렉스 베시아에게 볼넷을 뺏어 1루를 밟았다. 다음 타자 캄푸사노가 사구를 얻어 1사 1, 2루가 됐고, 그리샴이 우전 적시타로 최지만을 불러들여 3-1이 됐다.
계속된 1사 1, 2루 기회. 김하성은 4번째 타석에서 타점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볼카운트 1-2로 몰렸고, 4구째 시속 95.5마일 직구를 건드려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 다르빗슈는 9경기 만에 7이닝 호투
다르빗슈는 실점은 했으나 지난 6월 4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9경기 만에 7이닝을 넘기는 위력을 보여줬다.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2회초 2사 후에 선취점을 뺏겼다. 제임스 아웃맨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한 것. 다르빗슈는 볼카운트 0-2로 유리한 상황에서 시속 95.7마일짜리 높은 직구를 던졌는데 아웃맨이 이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2번째이자 마지막 고비는 3-1로 앞선 7회초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데이비드 피랄타에게 우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제이슨 헤이워드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크리스 테일러를 2루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2사 3루까지는 잘 버텼는데 또 다시 아웃맨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하면서 실점해 3-2로 쫓겼다.
# '8회 5실점 와르르' SD 불펜, 심각하네
샌디에이고 불펜은 이날 경기의 오점으로 남았다. 다르빗슈가 내려간 직후인 8회초에만 5실점했다. 8회초 2번째 투수로 등판한 로버트 수아레스가 엘리케 에르난데스에게 안타, 베츠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프레디 프리먼을 유격수 직선타, 스미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사 1, 2루까지 버텼는데 페랄타에게 동점 적시타를 뺏겨 3-3이 됐다.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에서 샌디에이고는 제이슨 헤이워드를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크리스 테일러와 승부를 선택했다. 그러나 수아레스가 테일러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3-4로 뒤집혔다.
샌디에이고는 마운드를 톰 코스그로브로 바꿔 흐름을 끊으려 했으나 재앙이 이어졌다.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대타 JD 마르티네스에게 한번 더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3-5로 벌어졌고,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3-7까지 벌어졌다. 다저스에 완전히 승기를 뺏긴 순간이었다.
#샌디에이고 반격과 김하성 3출루 완성…그러나 불펜 추가 붕괴
8회말 선두타자 크로넨워스가 사구를 얻으면서 반격 기회를 잡았다. 최지만의 대타 쿠퍼와 캄푸사노가 연달아 범타로 물러나 2사 2루가 됐는데, 그리샴이 우전 적시타를 쳐 4-7로 따라붙었다.
이때 김하성이 나섰다. 김하성은 다저스 투수 칼렙 퍼거슨과 7구까지 가는 싸움 끝에 볼넷을 얻어 이날 3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2사 1, 2루 기회가 계속되자 다저스는 에반 필립스로 투수를 교체했고, 타티스 주니어가 우익수 뜬공에 그쳐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샌디에이고 불펜은 끝까지 말썽이었다. 9회초 등판한 스캇 바로우가 난타를 당하며 3실점해 4-10이 됐다. 소토가 9회말 솔로포를 쳤으나 6점차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 20홈런-30도루 바라보는 김하성, 또 한번 추신수 넘을까
김하성은 올해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에 도전하고 있다. 도루는 일찍이 20개를 넘겼고, 이날 24호 도루까지 달성하면서 이제는 30도루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30도루 고지를 넘긴 선수는 누구도 없었다. 김하성은 이미 추신수를 넘어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를 달성했지만, 30도루를 넘기는 건 또 다른 차원의 기록이다. 이제 6번만 더 뛰면 된다.
김하성은 올해 홈런 15개를 기록하고 있다. 20홈런까지는 5개를 남겨둔 상황. 산술적으로는 25홈런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만약 25홈런 고지까지 넘는다면, 김하성은 또 한번 추신수를 넘어서게 된다. 추신수는 빅리그 16시즌 통산 218홈런을 쳐 아시아 출신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인 2009년 아시아 출신 최초로 타율 3할,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추신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텍사스 시절인 2019년 24개다. 김하성이 남은 시즌 52경기에서 홈런 10개를 더 쏘아올리면 또 한번 추신수의 기록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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