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대표팀 월드컵 마치고 귀국...벨 감독, “독일전이 우리의 진짜 경기력”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했다.
콜린 벨(62)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행사를 가졌다. 이번 대회 H조에 속한 한국(세계 17위)은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에 내리 패한 뒤 독일(2위)과 3차전에서 1대1로 비겨 1무2패 조 4위로 마무리했다.
벨 감독은 기념사진 촬영 후 한국어로 “저는 많이 아쉬워요. 하지만 독일전,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기자회견을 했다. 벨 감독은 “페어, 천가람, 이영주 등 선수들이 독일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고무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케이시 유진 페어(16·PDA), 천가람(21·화천KSPO), 이영주(31·마드리드CFF)는 3일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부상으로 약 1년 만에 대표팀 경기를 소화한 미드필더 이영주는 도움을 기록했고, 페어, 천가람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평균 28.9세 고연령인 대표팀에서 어린 선수들 활약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페어는 이날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고 호주 현지에서 미국으로 복귀했다.
한국은 비록 탈락했지만 독일에게 승점 1만 내주며 독일(조 3위)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벨 감독은 “3차전 전에 독일에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한국이 독일을 이겼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200여 건 받았다”며 “대회가 끝난 후 한국의 경기력에 대해 묻는 질문도 많았다. 나는 ‘우리의 독일전 경기력이 정상이고, 콜롬비아, 모로코에서 보였던 것들이 비정상이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독일계 영국인이다.
아쉬움도 드러냈다. 벨 감독은 “경험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기대치가 높을 때 경기력이 좋지 않고, 반대로 기대치가 낮을 때는 좋은 모습을 보인다. 이에 선수들은 경쟁에 더 노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강도’ 훈련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여자 축구가 빠르고, 유연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프린트(단거리 전력 질주)’라는 단어를 한 번에 5~6번씩 반복할 정도로 기존 ‘고강도’ 훈련을 이어갈 의지를 내비쳤다.
독일전 골을 넣은 조소현(35)은 “한국이 월드컵 경기에서 첫 선제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기사를 통해 알았다. 그저 골에 대한 간절함만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독일과 경기에서 조소현의 전반 6분 선제골로 달아났다가 전반 42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월드컵 4번에 나서 13경기를 치렀는데, 이전까진 늘 선제골을 허용했다. 조소현은 “우리가 좋은 모습을 1, 2차전부터 보였으면 토너먼트에 나섰을 것. 많이 아쉽다”고 했다. 천가람은 “키가 작지만 위축되지 않고 상대에게 달려드는 게 나의 강점. 앞으로도 돌파, 스피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157cm 천가람은 작년 말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천KSPO 지명을 받았다.
장슬기(29·인천현대제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공항을 찾은 직장인 설문환(31·인천 연수구)씨는 “6년 전 장슬기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팬이 됐다”며 “승패를 떠나 한국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팬으로서 더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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