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번타자의 굴욕…선발 제외→대타 후순위→찬물 삼진까지

박정현 기자 2023. 8. 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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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대타 찬스가 오면... 김인태가 먼저입니까. 김재환이 먼저입니까."

김재환은 두산을 대표하는 타자다.

두산 벤치가 최근의 김재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감독이 얘기했듯 김재환은 팀에서 반드시 해줘야 할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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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정현 기자] “왼손 대타 찬스가 오면... 김인태가 먼저입니까. 김재환이 먼저입니까.”

취재진의 질문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사령탑은 “8시(경기 개시 뒤)가 되어야 알 것 같다. 4시6분 현시점에서는 아직까지 결정 못 했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재환(35)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팀이 3-4로 끌려가던 8회말 대타로 출전했다. 김재환이 타석에 선 상황은 승부처였다. 경기 막바지 2사 1,2루 득점 찬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볼카운트 2-1 유리한 상황에서 타이밍이 안 맞는 듯 파울을 쳤다. 이후 볼카운트 2-2에서 박영현의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헛치며 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동점 또는 역전을 바라봤던 두산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3-4로 패하며 3위 자리를 kt에 내줘야 했다.

▲ 김재환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김재환은 두산을 대표하는 타자다. 통산 232홈런 거포이자 팀의 4번타자로 수많은 영광의 순간을 이끌었다. 다만, 올 시즌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월간 타율은 0.176(51타수 9안타) 2홈런에 그쳤고, 이달 들어서는 월간 타율 0.077(13타수 1안타)로 부진하다.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재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생기기 시작했다.

▲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32번)의 부활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

이 감독은 경기 전 김재환이 선발 명단에서 빠진 것에 관해 “(김)재환이는 안 아프다. 부진하다 보니 심적으로 가장 힘들 것이다. 팀에 도움이 되어야하고,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본인이 제일 답답할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오늘(4일)은 스타팅에서 제외해 리프레시하고 마음을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2군에서 뛸 선수가 아니기에 함께 응원하면서 재환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꼭 그렇게 해야(김재환이 타격감을 회복해야) 팀도 더 좋아진다. 일단은 오늘, 내일(5일)은 스타팅에서 제외해 마음 편하게 연습하면서 보낼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김재환은 부진 사유로 선발 명단에서 빠진 뒤 경기 후반 교체 출전했다. ⓒ곽혜미 기자

그리고 시작된 경기. 팀에는 김재환의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 생겼다. 팀이 2-4로 뒤처진 8회말 2사 1,2루 중요한 득점 기회가 하위 타선에 걸렸다. 벤치는 무엇인가 결심한 듯 주심에게 대타를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순간 타석으로 걸어 들어온 선수는 김재환이 아니었다. 이날 약 4개월 만에 1군에 복귀한 김인태였다. 두산 벤치가 최근의 김재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타 김인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정타는 아니었지만, 1타점 적시타를 쳐 3-4 추격하는 점수를 뽑아냈다.

그리고 벤치가 한 번 더 움직였다. 이번에는 김재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홈팬들도 김재환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김재환은 많은 기대감을 안고 타석에 섰지만, 스윙 삼진으로 쓸쓸하게 돌아서야 했다.

이 감독이 얘기했듯 김재환은 팀에서 반드시 해줘야 할 타자다. 김재환의 장타력을 활용할 수 있는 팀 타선과 그렇지 않은 팀 타선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김재환은 굴욕적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두산이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반등이 필요하다.

▲ 김재환은 반등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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