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까지 ‘살인 예고’ 게시글, 최소 42건... 전국 경찰, 총력 수사

이세영 기자 2023. 8. 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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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칼부림 테러’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이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전국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지자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검거한 일부 게시자 중에선 중학생 등 10대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뉴스1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5일 오전 7시까지 온라인에 올라온 ‘살인 예고’ 게시물은 최소 42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시 공간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등으로 다양하다고 한다.

경찰은 그중 13건 게시물의 작성자를 검거해 작성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 중이라고 한다. 나머지 게시물 29건의 게시물 작성자에 대해서도 경찰은 IP 추적 등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에서는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게시물을 올린 20대 남성, 특정 학교를 거론하며 “정문 앞에서 5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작성한 미성년자가 각각 검거됐다. 또 “내일(5일) 밤 10시 한티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도 자수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조사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잠실역, 강남역 등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도 온라인에 게시돼 경찰이 계속 수사 중이다.

지난 4일 경기 하남시에서도 “미사역 일대에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게시물을 쓴 사람을 경찰이 붙잡았는데, 중학생 A(14)군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같은 날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미성년자도 자택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경북 소재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칼부림을 예고하며 “다 덤벼라”는 글을 쓴 20대를 추적해 5시간 만에 검거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라는 글을 쓴 10대 미성년자도 5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5일 오전에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축제장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이에 인천경찰청은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전술팀과 폭발물처리반(EOD) 등 특공대 6명, 장갑차를 축제장 인근에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 신림, 성남 서현역 등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이어지며 경찰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가운데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2023.08.05/뉴시스

경찰은 이런 ‘살인 예고’ 게시물을 작성한 사람들에게 협박, 특수협박 등 혐의를 적용했다. 협박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피의자가 살인이나 상해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 상해예비 등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일부터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백화점 등 전국 247개 장소에 경찰관 1만2000여 명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또 전국 15개 시·도경찰청에 소총과 권총으로 이중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27명도 배치할 방침이다. 경찰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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