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다리를 꼰 포즈로 사진 찍은 미국 대통령[청계천 옆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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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미국 대통령 중에 쿨리지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961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케네니 대통령을 만났을 때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담배를 물었던 것은 아닐까요? 군사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군인 출신인데다 전쟁의 폐허를 재건하기 위해 미국의 원조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가 죽을 만한 상황이었을 텐데 오히려 동등한 외교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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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절정을 향하고 있습니다. 사진기자들에게 제일 힘든 계절이 아마 여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 추위도 힘들지만, 방한복이나 핫팩으로 극한의 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습도가 높지 않아 다행입니다만, 올 여름은 정말 매섭습니다. 지난 주에 발생한 분당 서현역 묻지마 칼부림 살인 사건과 오늘과 내일 분기점을 맞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 이슈도 사진기자들이 갑자기 챙겨야 할 현장이었기에 사진부의 업무 하중이 엄청났습니다. 사흘 후(8일)면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이니, 폭염도 이제 물러갈 준비를 하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해봅니다. 100년 전 신문에 실린 사진을 한 장 골라 오늘을 생각해보는 [100년 사진] 코너입니다. 오늘은 ‘다리를 꼬고 앉아 사진 포즈를 취한 미국 대통령 부부’ 사진을 골라봤습니다.
▶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미국 대통령 중에 쿨리지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존 캘빈 쿨리지 주니어(영어: John Calvin Coolidge, Jr., 1872년 7월 4일 ~ 1933년 1월 5일)는 미국의 30대 대통령이었다. 1923년부터 1929년까지 대통령직을 지냈다. 그는 워런 G. 하딩 대통령 아래 부통령이 되었고, 그러고 나서 1923년 하딩이 사망할 때 대통령으로 그의 뒤를 이었다. 그는 1924년 재선되었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 제가 주목한 것은 쿨리지 대통령 부부가 카메라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00년 전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았을 포즈였을 겁니다. 당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례해 보이는… 그 전의 고종 황제 등 조선 말기의 왕들이나 일본 통치자들의 모습에서도 다리를 꼬고 카메라나 화가 앞에 선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제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으니, 혹시 그 전에 이런 포즈의 한국인 또는 한국을 지배한 일제 시대 권력자 사진이 있으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다리를 꼬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정치인. 우리나라정치인의 모습으로는 아직 어색한 것 같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20대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다리를 꼰다면 언론과 여론은 어떻게 될까요? 게다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국민을 응시하고 있다는 건데, 다리를 꼬는 포즈는 우리 정서상 ‘상대방을 낮게 본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미국 등 서양의 국가 지도자를 대통령이 만났을 때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다리를 꼬고 앉았는데 만약 우리 대통령이 공수를 하고 있으면 자연스러워 보일까요? 2022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리를 꼰 채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되었습니다. 백악관 공식 트위터에서 공개한 사진에는 바이든이 다리를 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NHK와 교도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바이든이 다리를 꼰 채 앉아 있는 모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1961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케네니 대통령을 만났을 때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담배를 물었던 것은 아닐까요? 군사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군인 출신인데다 전쟁의 폐허를 재건하기 위해 미국의 원조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가 죽을 만한 상황이었을 텐데 오히려 동등한 외교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을 겁니다.
▶ 이렇게 100년 전 신문에서 확인되는 미국 대통령의 ‘거만한(?)’ 포즈는 이후에 한국 정치에서도 가끔 이슈가 됩니다. 어쩌면 한국 대통령이나 권력자들은 “다리를 꼬아도 문제, 다리를 꼬고 앉은 상대방 앞에서 다리를 안 꼬는 것도 문제”의 딜레마에 있는 거 아닐까요? 여론의 추이를 생각하며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거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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