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범 2명, 일반인과 뇌 구조 다를까?…전문가 의견은
최근 신림역·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난동'이 이어지고, 유사 흉기난동 수법의 살인 예고가 인터넷에 줄줄이 올라오면서 전국민적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조선(33)은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전두엽이 손상당하는 경우는 다양하다. 교통사고·추락사고 등 심한 외상으로 머리 앞쪽을 다친 경우, 뇌출혈·뇌경색 등으로 뇌를 잘라냈거나, 뇌가 부은 경우, 뇌종양으로 전두엽이 눌리고 뇌 속 혈액이 막히거나 산소가 부족해지는 등으로 전두엽이 구조적 손상을 입을 때가 그 예다. 이건석 교수는 "실제로 건강한 사람이 교통사고로 전두엽을 다치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거나 난폭해지는 등 사고 후 성격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뇌 구조 이상으로 생긴 정신질환은 '기질성 정신장애'로 진단한다. 충동 조절이 힘들어 우발적 행동을 일삼기도 한다. 반면 신림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주장하는 우울증을 비롯해 조현병,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등은 뇌 구조 이상과 관련 없다. 의학적 관점에서 우울증이 있을 때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어떨까? 이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자신을 해칠 위험성을 높지만 정작 타인을 해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 씨처럼 분열성 성격장애 유형을 가진 사람은 성격이 괴상하고 특이해 우리 사회에서 매우 남다른 존재로 여겨진다"며 "이들은 주로 혼자서 지내고,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분열성 성격장애 환자는 자신의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며 활동적인 일에 관심이 없다.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 힘들어 비정상적인 외톨이처럼 보인다. 이들 환자는 거의 항상 혼자 하는 활동을 선택하며, 타인과 성 경험을 갖는 일에 거의 흥미가 없다. 또 직계 가족 외에는 가까운 친구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분열성 성격장애는 정신질환 중에서도 흔히 진단하는 병은 아니다. 또 20세 이후에 나타나는 성격적 특성으로, 보통은 성인이 되고 나서 진단받는다. 이 교수는 "알려진 것처럼 분열성 성격장애를 고등학생 때 진단받은 게 사실이라면 일찍 진단받은 것으로, 이런 경우 그는 유소년기부터 성격이 매우 남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묻지마 흉기난동'은 범인들이 자신들과 관계없는 사람을 해친다는 게 공통점이다. 그런데 이 같은 분석은 '일반인의 관점'이다. 이 교수는 "범인의 관점에서는 예컨대 '저쪽 검은 양복 입은 사람이 나를 감시하기 위해 쫓아온다'는 피해망상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며 "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서현역 사건 피의자 최 씨의 경우 나이가 어릴 때 진단받았다면 진단이 명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 교수는 "현재로서는 이들이 과거 어떤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번 범행의 동기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범행 동기부터 알아내야 정신질환과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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