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막화 현장을 가다] 미 공군 퇴역 장교는 어떻게 '사랑방' 신문을 키웠을까

미국 텍사스주 델 리오=윤수현, 박재령 기자 2023. 8. 5. 12: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사막화 현장을 가다 (05)]
뉴스사막화 막기 위해 '830타임스' 창간한 조엘 랭턴 발행인
"모든 주민들, 편견 없는 뉴스 접할 권리 있다" 지역신문 필요성 강조
"생존 위해 정부에 광고 의존? 기사에 편견 배제할 수 있나"

[미디어오늘 미국 텍사스주 델 리오=윤수현, 박재령 기자]

편집자주 : 지역언론과 관련해 떠오르는 키워드는 생존과 고립이다. 지역언론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곪을 대로 곪아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목을 매는 수익구조, 그로 인해 권력 감시 역할이 부재하고 관언유착으로까지 나아간다.

악순환의 피해는 지역민에게 돌아간다. 지역민의 커뮤니티 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지역의 다양성 구현도 실현 불가능하다. 지역언론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하면 죽어있는 상태와 마찬가지다.

국내 성공모델이 있긴 하지만 수십 년째 지역언론은 생존이 화두일 정도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뉴스 사막화'라는 이름으로 지역언론은 지리멸렬하다. 위기 속 살아남은 매체의 공통 키워드는 지역민과의 연대다. 결국 지역민과 함께 어떻게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미디어오늘은 미국 현지를 찾아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었다. 명쾌한 해법이 아닐지라도 고군분투 중인 지역언론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레거시 미디어 위기' 시대, 레거시의 최전선에 있는 '신문'의 무용론은 정설처럼 거론되고 있다. 매일 아침 가정마다 배달되던 신문의 양은 급격하게 줄었다. 단일 신문들이 100만 부 이상 인쇄한다던 신문 판매 부수 자료 역시 신뢰하기 힘들어졌다. “요즘 누가 신문을 보냐”는 비아냥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물론 도심지역 시민들은 '신문 무용론'에도 큰 타격이 없다. 스마트폰·PC를 통해서도 기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관공서와 회사, 도서관에서 신문을 찾아볼 수 있다. 신문 배달은 줄었지만 도심지 가판대에선 여전히 신문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사정은 다르다. 지역으로 갈수록 고령화는 심각하고, 이는 디지털 정보 접근이 불가능함을 뜻한다. 지역 고령층이 신문을 대체해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TV와 라디오밖에 남지 않는다. 신문의 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이들은 곧 지역민들이다. 미국 텍사스주 발베르데 카운티 델 리오 시 주민들은 '신문 실종'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신문 델 리오 뉴스헤럴드(Del Rio News Herald)가 2020년 폐업하면서 신문 없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한국보다 인터넷 보급률도 낮고 땅도 넓은 미국에서 지역신문 실종은 커뮤니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커뮤니티를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서 지역신문을 창간한 이가 있다. 공군 출신 조엘 랭턴(Joel Langton) 830타임스(830TIMES) 발행인·편집장이다. 그는 신문사 폐업 소식을 접한 후 운영하던 웹사이트를 신문사로 전환하고, 직원들을 채용해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지역신문을, 마을을 살리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6월11일 델 리오 시에 있는 조엘 랭턴 발행인 자택에서 그를 만나 지역신문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지역신문은 커뮤니티 주민들의 눈이자 모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조엘 랭턴 발행인과의 일문일답.

▲미디어오늘과 인터뷰 중인 조엘 랭턴 830타임스 발행인. 사진=윤수현, 박재령 기자.

- 830타임스 창간 전 지역 정보를 전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웹사이트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델 리오 공동체가 정보를 충분히 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발베르데 카운티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소개하는 게 목표였다. 델 리오 뉴스 헤럴드 폐간 후, 830타임스를 신문으로 탈바꿈시켰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훌륭한 사람들이 합류했다. 행운과 같은 일이었다.

현재 델 리오를 대상으로 신문을 제작하고 있지만, 향후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델 리오는 지역신문이라는 선물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 델 리오 옆 국경 마을인 이글패스 주민들은 '지역신문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모든 주민은 편견 없는 진짜 '지역신문'을 접할 자격이 있다.”

- 830타임스에서 일하기 전 공군에서 근무했다. 그때의 경험이 신문사 창간에 도움이 됐는가.

“지인들이 자식을 군대에 보낼 때 '군대는 그들에게 더 좋은 걸 돌려줄 것'이라고 조언해준다. 군대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공군에서 공보 업무를 맡았는데, 많이 배웠다. 매주 4~5편의 글을 쓰면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 하는 일은 공군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공군 출신은 주민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공군은 텍사스 남서부 지역의 가장 큰 고용주다. 대규모 공군기지는 지역 경제를 돌아가게 한다. 군인에 대한 존중도 있다.

무엇보다 지역신문은 시민의 책임이다. 우리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배심원 의무, 투표 의무 등을 이행한다. 내가 시민의 책임을 위해 지역신문을 운영하고 있다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지역신문을 운영할 기회가 왔을 때, 축복이라고 여겼다. 누가 총 들이밀고 협박해서 시작한 게 아니다. 스스로 좋아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다.”

▲830타임스 광고 지면. 사진=윤수현, 박재령 기자.

- 830타임스는 작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다. 지면 광고도 지역사회와 관련 있다. 모두 가까운 관계인데, 광고주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기 어려울 것 같다.

“만약 광고주가 지역에서 큰 행사를 연다면 이를 취재할 수 있다. 이는 지역사회에서 하나의 정보이기 때문이다. 또 광고주는 신문 제작을 가능하게 해준다. 하지만 광고주가 문제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취재해야 한다. 광고주가 음주운전을 했다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취재에 나설 것이다.

광고주와의 관계 정립은 어려운 일이다. 과거 주민 두 명이 사망한 비극적 사건이 있었다. 사건에 연루된 이는 나와 절친한 사이였다. 난 그를 형제처럼 사랑하지만, 그 사건을 기사화해야 했다. 이 때문에 그의 아내는 나와 더 이상 말을 섞지 않는다. 이처럼 현실은 매우 고통스럽다. 아내 입장에선 내가 너무 많은 걸 취재하고 기사화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가슴 아프지만, 우리 주민들은 정보를 접할 권리가 있다. 주민들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

- 뉴스 제작과 관련해선 지면과 온라인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놓고 있는가.

“미래를 위해선 지면과 온라인 모두 챙겨야 한다. 다만 커뮤니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고령층 주민들은 온라인 뉴스를 잘 안 본다. 지역사회에서 종이신문이 중요한 이유다. 온라인에만 집중한다면 전체 지역사회에 도움이 안 된다.

또 중요한 건 어떻게 좋은 뉴스를 생산하느냐다. 주민들은 정보를 원하는 만큼, 빠르게 얻지 못한다. 기자를 더 많이 고용해 커뮤니티 내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싶지만 현실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830타임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페이스북 팔로워가 1만8000명을 넘어선다. 단순 계산하면, 델 리오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 비결이 뭔가.

“델 리오 소식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든 팔로워가 델 리오 주민은 아니다. 댓글을 보면 '고향 소식이다'라는 글이 많다. 누구나 고향과 소통하길 원하지 않겠는가. 1만8000명 중 2000~3000명은 델 리오에서 살았던 사람으로 추정된다. 830타임스는 델 리오의 사랑방이다.

보통 페이스북에서 기사를 공유하지만, 지역 이벤트를 동영상 중계하기도 한다. 지난주에는 지역 행사 개막식을 생중계했다. 5분가량 짧은 중계였는데, 1만5000명이 시청했다. 아이티 난민 1만여 명이 델 리오 카운티에 모였을 때도 현장을 찾아가 영상 중계를 했다. 당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리 동영상을 봤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델 리오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 830타임스에서 미국 정치·경제 일반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지역사회와 관련된 기사뿐이다.

“우리가 왜 전국적인 소식을 다뤄야 하나. 그런 기사는 CNN 같은 대형 언론에서 찾아보면 된다. 지역신문은 지역 소식만 다뤄도 충분하다. 물론 전국적인 사건이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쳤을 때는 830타임스가 나서야 한다. 발베르데 카운티에 1만여 명에 달하는 난민이 모였을 때는 기사를 썼다. 하지만 다른 사건은 집중할 필요가 없다. 지역신문의 가장 큰 역할은 지역 소식을 제대로 전하는 것이다. 신문을 보면서 시의회가 무슨 일을 했는지, 지역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 조회수 잘 나오는 건 어떤 기사인가.

“지역민이 살인을 해서 70년 형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지역 풋볼팀 코치 선임 기사다. 마음 아픈 건 범죄 관련 기사가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기사를 쓰는 게 싫다. 지역 스포츠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는 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걸까. 아마 다른 한국의 지역신문도 마찬가지 상황일 거다. 범죄 관련 정보가 중요한 건 맞다.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주민들의 히스테리를 부추기기도 한다.”

▲델 리오 시내 카페와 도서관이 비치된 830타임스. 사진=윤수현, 박재령 기자.

- 830타임스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 중심이다. 지속가능한 모델이라고 보는가.

“전체 지면 중 광고를 50% 이상 배치하려 한다. 구독료를 받는 신문이 아니기에 광고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운영이 가능했다. 물론 지면 인쇄 비용이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830타임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벽하지 않다. 때문에 여러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 최근 회계 담당 직원을 고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점차 효과를 볼 것이다.”

- 지면과 온라인 홈페이지의 수익 비중이 어떻게 되는가.

“지면 광고가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지면을 신경 써서 제작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도 확장하려 한다. 제대로 된 뉴스를 만들기 위해선 수익 확충이 필수적이다. 가장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 기자, 직원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830타임스에 의존하고 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한국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광고를 통해 지역언론에 많은 광고를 집행한다. 지역신문을 위한 지원법도 있다. 이렇게 정부가 지역언론을 지원하는 제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부가 지역 언론에 그토록 많은 지원을 한다면, 기사에서 편견을 배제할 수 있는가.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일부 미국 지역언론은 광고주와 관련된 기사를 쓰지 않기도 한다. 난 그러고 싶지 않다. 광고주가 우리 기사 때문에 광고를 빼겠다고 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권리다. 기사에서 편견을 없애는 것, 그것만 고려해야 한다.

좋은 기사를 위해선 돈을 벌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핵심은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 조성이다. 믿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광고 모델을 구축한다면 지속성 있는 운영이 가능하다. 물론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 때문에 광고주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 그것을 중심에 두고 일해야 한다. 지역신문 종사자들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공정성, 올바름을 기반으로 기사를 생산해야 한다.”

- 기사 퀄리티에 대한 문제도 있다. 한국에선 다수 언론이 보도자료를 검증 없이 쓰거나 베껴 쓰기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에서도 그와 같은 언론이 있다. 주 의원이 보도자료를 주면 그대로 배포하는 식이다. 그리고 보도자료에 자기 바이라인을 넣는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고 자기 이름을 넣는다? 그건 도둑질이고 표절이다. 일부 언론인들은 그렇게 하지만, 우린 그러지 않는다. 보도자료는 그대로 게재하고, 보도자료라는 표기를 한다.”

▲830타임스 지면. 사진=윤수현, 박재령 기자.

- 지역신문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정보 전달,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의 청렴성 극대화다. 우리 기자는 델 리오 시의회에 참석해 발언과 결정 사항을 메모하고 기사화한다. 기자가 시의회를 지켜보지 않는다면 의원들은 자기 마음대로 일할 것이다. 기자들은 시민의 대표자이고, 눈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 830타임스의 최종 목표는?

“커뮤니티에 대한 최신 정보 제공이다. 매주 수요일 신문이 나오는데, 신문이 제시간에 배포되지 않는다면 전화가 빗발친다. 주민들이 정보에 목마르다는 뜻이다.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한다면 더 나은 시민이 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도 만들고 싶다. 수익 극대화 전략이 필요하다. 돈을 벌지 못하면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없지 않은가. 뉴스레터에 광고를 붙일 계획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길 희망한다.”

830타임스는 한국의 여타 지역신문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중앙 정치 소식과 전국적 사건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델 리오 지역에 대한 소식뿐이다. 취재 범위는 지역으로 한정됐지만, 기사 내용은 주민들을 위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시의회 소식은 물론 학교 스포츠팀 동정도 주요 취잿거리가 된다. 아래는 미디어오늘이 꼽은 830타임스의 주요 기사다.

1. 아이티 난민 문제, 지역의 시각으로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베르데 카운티 델 리오 시는 이민자와 관련된 이슈에 노출돼 있다. 특히 830타임스가 있는 델 리오 시는 인구 21만 명의 멕시코 시우다드 아쿠냐와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민자, 난민 사건이 일상화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아이티 난민 1만5000명이 국경지대에 모였다. 국내 언론 역시 <미 텍사스 국경에 아이티 이주자 8천명 '난민촌' 형성>(연합뉴스), <美, 채찍질 이어 차량 수백대로 국경 철벽…“아이티 난민 막아라”>(중앙일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 주요 언론 보도를 인용한 것들이었다.

830타임스는 2021년 9월19일 <다리 밑, 인류의 바다> 기사를 통해 아이티 난민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정부의 난민 정책에 대한 논평을 주로 했지만, 830타임스는 아이티 난민 자체에 집중했다. 난민들이 왜 텍사스로 왔는지,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주목했다. 아래는 830타임스 기사의 한 대목이다.

“두 달 동안 여정 중인 한 아이티 여성은 기자에게 멕시코 내륙에서 텍사스 국경까지 가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이티에 더 이상의 치안이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살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티 거리를 걷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2. 중요 뉴스로 다뤄지는 지역 스포츠 소식

미국에서 스포츠는 일상이다. 모두가 학교 야구팀·풋살팀 경기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알 수 있는 창구이자, 지역 행사이기도 하다. 스포츠단 코치로 누가 선임됐는지, 친선 경기 결과는 어떤지 등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다. 엘리트 학생 선수단의 주요 대회 결과에만 관심을 두는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830타임스는 홈페이지 기사 카테고리를 배치할 때 스포츠 섹션을 두 번째로 놓았다. 첫 번째는 '전체 기사'를 볼 수 있는 섹션이다. 주민들이 스포츠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는 증거다. 지역 스포츠 소식이 1면에 등장하는 일도 잦다. 830타임스는 지난달 26일 발행한 지면에서 미국 복싱 주니어 올림픽에서 2위를 차지한 15세 소년 카를로스 무니즈 주니어 이야기를 다룬 <무니즈, 제2의 체육관 복싱 성공 신화를 꿈꾸다>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단순히 대회 소식을 전한 것이 아니다. 무니즈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의 성과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3. 지역 사랑방 역할 하는 830타임스

새 가게가 문을 연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정보다. 830타임스는 6월5일 <MOMO'S COFFEE, 사우스 메인 스트리트에 오픈> 기사에서 지역에 새 커피숍이 생긴다는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개점 행사에는 모모스 커피의 사장과 가족들, 시의원, 상공회의소 대표가 참석했다. 칼데론 시의원은 모모스 커피 개점 행사에서 “꽤 오랫동안 시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모모스 커피는 두 명의 젊은 여성, 쌍둥이가 시작한 사업이므로 이를 지원하고 지역 소유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신문사 부고란은 유력 인사의 전유물이지만, 델 리오에선 지역민을 위한 소통 창구로 활용된다. 사망한 이가 생전 어떤 직책을 가졌는지, 얼마나 유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830타임스는 사망한 주민의 생전 모습과 삶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올해 3월10일, 댄 무라 씨가 사망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전후 텍사스에서 목장을 관리했다. 830타임스는 댄 무라 씨가 아내를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누구와 친한지, 어디를 여행했는지 등 그의 삶을 보여줬다.

미국 지역언론 기획취재팀 윤수현·윤유경·박재령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통역=박지환(Park Jihwan,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the master's course)

<미국 뉴스 사막화 현장을 가다> 기획은 6주에 걸쳐 게재될 예정입니다.

① 현실로 다가온 지역언론 위기와 뉴스 사막화

② 뉴스 사막화 속 지역신문과 멀어진 위스콘신 주민들

③ 130년 신문 폐간된 텍사스 발베르데, 사막화 극복 방법은

④ 위스콘신 지역언론이 뉴스 사막화에 대응하는 방법

⑤ 지역언론 위기에 확장으로 대응하는 '커뮤니티 임팩트'

⑥ 미국 지역언론 소멸 극복 방법, 한국에 대입한다면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