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관계 밀착...대북 제재 무력화 우려
■ 진행 : 김영수 앵커
■ 출연 :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이번 주 외교안보 뉴스를 심층 분석하는 북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도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왕선택]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주에 주목할 만한 게 러시아의 비행기가 VIP용 비행기가 북한을 찾은 걸로 확인됐어요. 이게 전승절에는 국방장관이 다녀가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것 때문에 연결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분석하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왕선택]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했다고 하는 그 비행기는 러시아군 소속, 국방부 소속의 여객기입니다. 기종은 일류신 62 기종으로 지금 파악이 되고 있고요. 이 기종은 한 좌석이 180명 정도 탈 수 있는 규모의 중형보다는 크겠죠. 그 정도 비행기고. 혹시 기억나실지 모르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가 바로 이 기종입니다. 같은 기종입니다.
예전에 참매라고 해서 언론에 많이 부각된 적이 있죠. 이 비행기가 왔다고 하는 것, 또 그 시점상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간 날이 7월 27일인데 닷새 만에 8월 1일날 평양을 왔다고 하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을 볼 때 쇼이구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서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인 차원에서의 큰 결정을 합의했는데 그 이후에 실무적으로 후속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죠. 큰 여객기가 왔지만 아마 그것은 거리가 모스크바와 평양의 거리 때문에 근 비행기를 이용한 것 같고 수십 명 규모는 아닐 것 같아요. 몇 명 규모의 실무 대표자들이 와서 어떤 후속조치를 협의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뭘 했을까? 무기지원 문제를 러시아는 원하고 있고 포탄 탄약을 공급받는 게 러시아가 원하는 거고 북한은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하지 말라고 하는 전략적인. 그래서 에너지 지원과 식량 지원을 해 달라는 부분이 서로 마주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실무적인 후속 협의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추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앵커]
협의를 위한 사람이 갔을 가능성을 보시는 거군요.
[왕선택]
이 비행기 자체가 무기나 장비를 싣고 가기는 이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상상을 해 보면 여객기를 화물용처럼 개조를 해서 위장했을 가능성, 이런 건 너무 나간 상상입니까?
[왕선택]
그렇죠. 그건 심할 것 같습니다. 이게 그럴 수도 있겠죠. 좌석을 다 치울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그랬다면 다른 수송기가 했을 텐데 뭐하러 그걸 하겠어요. 전략적으로 그러면 무기 지원이라든가 어떤 물품 지원, 이런 거 아니면 가져가는 지원을 한다면 다른 수송기가 갔을 수 있고요.
이번에는 실무 협의 차원에서 국방부의 고위 관리가 가서 실무 협의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추측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가장 합리적인 추측일 텐데 바로 이 점이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밀도 있는, 수준 높은 협의를 하고 있다. 이 후속 조치에 따라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결과에도 성과에도 정도가 있을 거 아닙니까? 어느 정도로 예상해 볼 수 있을까요?
[왕선택]
저는 근본적으로 북한과 러시아는 협력을 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너무나 많아서 전략적인 차원, 큰 차원, 구조적인 차원에서는 협력이 어렵다. 그렇지만 전술적인 차원, 소규모적인 차원, 일시적인 차원 이런 차원에서는 충분히 협력할 수 있고 서로가 그걸 필요로 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북한이 서로에 대한 불만이 너무나 많이 쌓여 있습니다. 지금 서로가 굉장히 필요해서 협력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예를 들어서 김일성 주석의 경우도 스탈린 예전 소련 서기장에 대해서 불만이 아주 많습니다. 1950년 전쟁이 있었죠. 그때 전쟁하기 전에 김일성 주석이 스탈린을 찾아가서 남한을 공격할 텐데 승인해 달라, 도와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지만 계속해서 거부했었습니다.
[앵커]
뒤끝이 있는 거군요.
[왕선택]
뒤끝이라기보다는 그 당시 스탈린의 계산법하고 김일성의 계산이 다릅니다. 스탈린의 계산은 김일성이 남한을 쳐들어가면 미국이 참전할 거고 그러면 소련은 또 미국하고 싸워야 되고 미국하고 싸우면 소련은 질 가능성도 크고. 그건 부담된다. 그러니까 싸우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이게 그 당시 스탈린의 전략적인 기조였는데 그때 김일성 주석이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 전후 복구사업을 해야 되는데 모스크바에 가서 돈을 달라고 했죠. 전후 복구사업은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돈을 달라고 했는데 무상지원을 요구했는데 다 언제까지 갚아라 하고 다 문서에 조항을 걸어놓고 돈을 준 거예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김일성 주석은 매우 큰 실망을 했고.
1956년에는 종파-반종파 투쟁이라는 게 있었는데 소련에 의존하는 북한 내 정치인들이 쿠데타 음모를 한 것을 적발한 것이죠. 그때 소련이 보여준 행동은 김일성에게 영원한 악감정을 만들어줬습니다. 그 이후에 옐친 대통령도 북한 무시했죠. 김정일 위원장 무시했죠. 푸틴 대통령조차도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핵 문제 때문에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에 다 동의했습니다.
이 정도의 말씀을 드리면 북한이 러시아에 대해서는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이런 존재이기 때문에 이것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북한이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에 경제제재를 풀기 위해서 러시아와 한시적이고 일시적인 협력은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러시아도 어쨌든 전쟁 중이기 때문에 북한에 손을 벌려야 된 상황이 된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런데 미국도 어쨌든 북한이 무기를 줬을 거라고 지금 짐작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왕선택]
그 부분에 대해서 이번에 새로 조성된 상황을 보면 쇼이구 장관의 평양 방문, 그 이후 5일 뒤에 갑작스러운 러시아 VIP 전용기의 평양 방문 이런 것을 볼 때 무기 지원을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다.
[앵커]
이제부터 본격적인 협의가 된다?
[왕선택]
협의 중이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공급했다는 얘기는 지난해 9월부터 하던 얘기입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정도에는 구체적이고 사진도 나오고 했어요. 그게 미국의 정보당국의 정보에 따르면 이렇게 나온 거예요.
그런데 지금 하는 얘기는 뭡니까? 쇼이구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포탄 공급과 관련해서 설득하기 위해서 갔다고 하지 않습니까? 말이 다른 거죠. 그동안 포탄 공급을 했으면 설득이 아니라 더 달라고 하거나 다른 걸 달라, 이런 얘기가 돼야 되고 감사하는 이런 얘기가 돼야 되는데 설득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게 지금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의 발언입니다. 존 커비 조정관은 지난해에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공급하는 정황이 있다, 이렇게 정보가 있다고 말했거든요. 잘못된 거죠. 이게 모순이 되죠. 이 부분은 또 다른 분석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요.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지금까지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은 소문은 있었지만 되지는 않았던 것 같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협의 중인 사안이다, 이렇게 본다면 미국의 관련 정보는 왜곡될 정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잠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해 주신대로 북한이 러시아에 안 좋은 감정들이 있는데 이번에 전승절 치르는 걸 보면 중국보다는 러시아를 우대해 주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거든요.
[왕선택]
그렇죠. 제가 지난주에도 말씀드린 부분이 있는데. 이번 전승절이라고 하는 건 북한의 표현입니다. 북한의 표현이고.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일이 우리의 표현이고. 그게 정확하죠. 북한이 그날 전승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자기네 입장에서 그런 것이고. 7월 27일 행사를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외교 참모들은 북중러 3국의 대단한 연대의 장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을 때 러시아도 초청을 하고 국방장관 이상, 어쩌면 푸틴 대통령을 초청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도 국방장관이라든가 아니면 최소한 상무위원 중 서열 3~4위 이상, 아니면 시진핑 주석 본인, 이런 사람들을 초청해서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 3개국이 평양에 모여서 서로의 협력과 연대를 확인했다, 과시한다,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러시아는 국방장관을 보냄으로써 어느 정도는 호응을 한 겁니다. 쇼이구 장관은 사실 올 수 없는데 온 겁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앵커]
자리를 비우면 안 되죠.
[왕선택]
총지휘관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마음대로 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앵커]
러시아도 엄청 공을 들였다고 봐야 되네요.
[왕선택]
그렇죠. 그리고 쇼이구 장관 자체도 러시아에서 얼마 전에 뉴스에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프리고진, 사병집단의 우두머리 수장하고 지금 국내적으로 정쟁이 있어서 결국은 간신히 프리고진을 쫓아내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여전히 프리고진은 살아 있고요. 여전히 푸틴 대통령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쇼이구 장관도 국내 정치적으로 입지가 안전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지금 사흘 동안 평양에 와서 다른 얘기 한 거잖아요. 이러면 쇼이구 장관이나 푸틴 대통령도 굉장히 공을 들인 출장이었다고 보고.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도 그 정도면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누가 왔나요? 상무위원이 와야 되는데 안 왔어요.
한 등급, 아니면 두 등급 더 내려앉은 정치국원 중 한 명이 온 겁니다. 리홍중 상무위원회,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인데 시진핑 주석의 측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서열이 너무 낮은 거예요. 협조 안 한 겁니다. 협조를 했다고 해도 소극적이고 제한적으로 한 겁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그림이 깨졌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견해 차이가 현재 존재하고 있고 서로가 불만스러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 러시아와는 그것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협의가 되고 있다, 이런 국면으로 우리가 해석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27일날 행사에서 어쨌든 러시아를 조금 더 우대해 줬고 러시아도 공을 들였고. 그리고 VIP용 비행기가 북한에 간 것까지 종합해 보면 북한이 어느 정도 무기 지원을 위한 마음이 있다라고 봐야 됩니까?
[왕선택]
저는 그럴 가능성도 지금 배제할 수는 없다. 아까 제가 전술적인 협력, 제한적인 협력, 소규모 협력은 가능하다고 했을 때 무기 지원은 포탄 지원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지켜봐야 되는데 그런 부분도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이런 거 저런 거 가릴 거 없이 하고 있는데 큰 틀에서 봐서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겠죠.
[왕선택]
양쪽 다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음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북한이 태권도 대회에 출전한다고 하네요. 이게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한 게 이제 좀 풀린다라고 봐야 됩니까?
[왕선택]
그렇습니다. 2020년 2월에 스스로 북한은 국경을 봉쇄했고 지난 3월부터 서서히 국경을 개방하기 시작했는데 국경 개방이라고 할 때 여러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육상교통, 해상교통, 항공교통. 육상교통에도 자동차 다르고 철도 다르고 또 여객 다르고 화물 다르고 이래서 다양한 종류의 국경 개방이 있는데 지금 낮은 단계의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봐서 한 30% 정도 개방을 하고 있는 상태지만 아직도 70% 이상은 봉쇄된 상태다. 그런 차원에서 꾸준히 국경 개방, 또 대외 교류를 넓혀가는 일환으로 스포츠 대회 행사에는 지금 참석을 하는 쪽으로 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 국제태권도연맹이 주최하는 태권도 대회가 열리는데 거기에 수백 명 규모의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는 것으로 그런 정보가 파악되고 있다, 이렇게 보고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도 바로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고 대외적인 교류를 확대하는 이런 흐름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고요.
또 9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립니다. 거기에도 북한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아마 기점이 돼서 국경 개방이라고 하는 부분이 거의 지금 30% 정도 있는데, 70% 이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될 수 있고 마지막은 어떻게 보면 외국인 여행객들이 평양을 방문해서 관광하는 그 정도까지도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죠.
[앵커]
이게 태권도대회에 가는 게 코로나19 이후에 대규모 인원이 밖으로 나가는 게 거의 처음인가 보죠?
[왕선택]
처음이죠.
[앵커]
그래서 의미를 부여하는군요. 미국이 인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까? 북한이 이것도 신경을 썼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까?
[왕선택]
이걸 미국이 발언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을 봐야 되고 북한은 가만히 듣고 있는 입장이죠. 미국의 UN 주재 대사,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대사가 계신데 그분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언을 했어요. 이런 발언을 항상 주의깊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안 해도 되는 발언인가, 했어야 되는 발언인가, 했어야 되는데 뺐는가, 이런 식으로 하는 거죠.
이번 발언은 이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그러니까 원칙론을 재확인한 건데 원칙론을 재확인한 겁니다. 그런데 안 할 수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거 혹시 그럼 메시지 주는 건가, 북한에? 이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어서.
[앵커]
미국이 만약에 메시지를 줬다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이런 거랑도 연결될 수 있나요?
[왕선택]
연관되죠. 미국 외교정책의 근간은 중국과 러시아를 고립시킨다. 그래서 그 고립시키는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동맹국들, 또 우방국들과 힘을 합쳐서 같이 연대해서 간다. 그래서 한국, 일본, 유럽의 선진국, 강대국들을 모두 미국의 편으로 만들어서 고립시키되 중국과 러시아의 편을 들고 있는 또 다른 나라들이 있어요.
꼭 이란이라기보다는 미국 편을 들지는 않는 나라들이 있죠. 이런 나라들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떼어놓는 작업도 유용한 작업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가능하다면 중국과 러시아에 밀착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떨어지는 게 좋겠죠, 미국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미국도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고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걸 계속 던져놓는다면 북한의 대외정책,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밀착해서 미국과 맞서겠다고 하는 외교전략에 어느 정도 교란은 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미국에서는 손해 볼 게 없잖아요.
원칙론을 재확인한 거니까. 그렇지만 안 해도 되는 발언을 했다고 하고 메시지를 준 거라면 아마 북한은 굉장히 따지고 있을 겁니다. 왜 이 발언을 했을까? 대화를 했을 때 뭔가 제재 해제하는 데 뭔가 의지가 있다 는 것인가? 그러면 대화도 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런 검토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그러면 러시아와의 관계, 지금 조금 아까 말씀드릴 때 중국하고 분명히 견해 차이가 있다는 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랬을 때 북한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미국과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일본과도 내밀하게 소통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중국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앵커]
북한 입장에서?
[왕선택]
그렇죠. 북한 외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경제제재를 푸는 결단을 내려야 되는데 아직은 그렇게 안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럴 때 러시아와 협력 강화하고 일본과 내밀히 소통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그러면 중국 쪽에서 본다면 아, 그건 좀 불편하지. 우리가 손해 보더라도 북한하고 협력관계를 일단은 해 놓는 게 낫겠다, 그런 고려가 절충된 게 이번에 중국의 대표가 정치국원이 간 정도로. 안 갈 수도 없고 상무위원을 보낼 수도 없고 그 중간이 정치국원이었던 것이죠. 그런 상황이 지금 이어지고 있고 달라지지 않고 있고. 중국 쪽에서 나오는 메시지들이 지난 일주일 동안 보면 매우 냉정하고 불편한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어렵네요. 여기를 당기고 저기를 풀고 여기를 당기기 위해서 저쪽을 당긴다. 이런 것 같은데.
[왕선택]
과거에 북한이 그런 적이 있습니다. 과거에 북한이 1960년 정도까지는 러시아, 그 당시 소련의 어떻게 보면 보호를 받는 약소국이었는데 어떤 이유 때문에 소련에도 덤비고 중국에도 덤비는 상황이 됐어요.
그러니까 중국과 소련이라고 하는 강대국을 놓고 북한이 소련이 마음에 안 들면 중국에 가서 협력하고 중국이 마음에 안 들면 소련에 가서 협력하면서 양쪽을 다 흔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외교가 1957년, 58년에 대성공을 거둔 바가 있고 그게 북한이 소위 외치는 주체사상의 모티브가 됩니다.
그런 것에 대한 성공담을 바탕으로 해서 주체사상이 1960년대 초반에 나오는 계기가 된 거죠. 주체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중국과 소련 둘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런 경험이 지금은 미국과 러시아와 중국 세 나라를 상대로 다시 한 번 버전업을 해서 적용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모멘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던 사건이 하나 있었죠. 미군 병사가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이건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왕선택]
지금 15일 조금 넘었습니다. 한 20일 가까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 사이에 진전이 있었습니다. 주한미군 병사가 갑자기 판문점에서 뛰어 넘어갔는데 그러니까 놀라서 미국 쪽에서 북한에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신병을 보호하고 있느냐, 건강하냐, 밥은 잘 먹고 있냐, 때리는 건 아니냐, 이런 식으로 물어보고 이런 걸 물어보는데 그동안 답이 없었어요. 답을 안 해요.
구금하고 있는지 넘어져서 병원에 갔는지 이런 얘기를 안 하는 거죠. 그랬는데 처음으로 구금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건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사인이 좋죠.
[앵커]
이것도 대화가 됐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왕선택]
약간. 아주 정말 초보적인 수준에서 대화가 처음으로 한 건이 이뤄진 건데. 다만 미국 당국 입장에서 본다면 미국인 병사가 건강한지가 일단 가장 큰 걱정이죠. 그리고 다시 부당하게 넘어간 건 사실이니까 어떠한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다시 석방을 시키는 노력을 해야 될 텐데 현재로서는 건강하냐고 질문을 했을 텐데 거기에 대한 답이 없다는 거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의 마음인 거죠, 대답을 할지 말지는.
그런 단계인데 일단은 구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만 해도 나름대로의 성과라고 보고. 이것은 또 다른 면에서 분석이 필요한 건데 과거 미국인이 북한에 어떤 형식으로든 넘어간 상태에서 구금되거나 북한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두 가지 카테고리가 있는 거죠. 군인이 넘어간 사례가 6건 정도 있었는데 그 건들은 다 석방 교섭이 안 되고 그냥 북한에 머물면서 끝까지 있다가 돌아가셨어요. 예외는 1명밖에 없었고요.
그런데 1996년 이후에는 군인이 넘어간 사례는 없고, 1건 있다고 하지만 그건 약간 계산법이 다르고 96년 이후에는 민간인들이 북한에 어떻게 보면 여행을 갔다가 구금을 당하는, 억류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때는 미국 정부가 다 개입을 해서 석방을 교섭을 통해서 해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 간 킹 이병인데, 킹 이병은 과연 군인이 월박했던 사례에 따라서 계속 그냥 거기서 평생 살 건지. 아니면 최근에 미국이 외교력, 협상을 통해서 석방을 한 사례에 속할지 봐야 되는데 그건 미국 외교 당국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 미국 외교당국이 석방을 위해서 교섭을 하는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렇다면 외교협상을 통해서 킹 이병이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주 작은 대화이기는 하지만 일단 대화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고 앞으로도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전망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왕선택 센터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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