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1천원 시대 온다?… 자영업자 “남는 것도 없는데 무슨”
정부가 소매점 주류의 할인 판매를 허가하며 ‘1천원대 소주’도 출시가 가능해진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일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음식점‧편의점 등 주류 소매업자가 기념일‧행사 등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주류 가격을 할인해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을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소매업체가 전략 차원에서 술값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든 것으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지난달 26일 국세청에 서면으로 ‘주류소매업자의 소비자 대상 가격할인 가능 여부’에 대해 질의한 것에 따른 것이다.
그간 소매업자는 주류 거래 질서확립을 위해 구입가 이하로 주류를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소매업자들은 소주는 1천원대, 맥주는 1천500원대에 구매해 4천~5천원대에 판매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고시로 원칙적으로는 1천원대 소주와 1천500원대 맥주도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도내 자영업자들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간 상승했던 재룟값으로 인해 ‘남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술값마저 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수원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김영득씨(56)는 ‘1천원대 소주’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재룟값이 너무 올라 사실상 이득을 남기는 게 ‘술’인데, 술값을 내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그는 “식자재 가격을 포함해 전기세도 다 올랐는데, 소주·맥주 가격마저 내리라는 것은 죽으라는 소리”라며 “다 가격을 안 내리는데 나 혼자 가격을 낮추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했다.
성남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45)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1천원대에 소주를 들여와 현재 4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사실상 주류 판매가 가게 수입의 절반은 차지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 오히려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수입의 절반이나 되는 주류 수입을 어떻게 포기하겠느냐”며 “정부에서 할인 판매를 가능하게 하더라도 앞으로도 이를 따라갈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주류로 사실상 손해를 메우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업계에선 정부가 진행하는 할인 행사를 따라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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