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부딪히고 싶어" 유치원 운전기사....해임은 정당

해임처분 취소 청구 소송 패소

유치원 버스를 모는 유치원 기사가 아이들을 태우고 가다 사고를 내고 싶다는 취지의 말과 더불어 동료들에게 심한 욕설을 한 끝에 형사처벌을 받고 직장을 잃게 됐습니다.

강원도내 한 교육지원청 소속 유치원 버스를 몰았던 A씨는 유치원 원아의 학부모를 험담하거나 주변에 "애들 데리고 버스 운행하며, 나무에 부딪혀 버리고 싶다", "원아들에게 욕설해도 되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2021년 1월 18일 동료 직원 4명에게 심한 욕설을 섞어 신변에 위협을 가할듯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또 어떤 날에는 이틀 동안 직원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합쳐 총 289차례나 연락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협박한 일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A씨는 결국 해임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는 징계에 불복해 도교육청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교육감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냈습니다.

그러나 춘천지법 행정1부(김선희 부장판사)는 A씨가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A씨는 법정에서 "'나무에 부딪혀 버리고 싶다'라거나 '원아들에게 욕해도 되느냐'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그 의도와 취지가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연락한 것은 차량 수리와 관련한 보고를 하기 위함이었고, 감사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는 둥 징계사유를 모두 부정했습니다. 또 모든 행위는 동료들의 무시와 부당한 대우,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료들의 진술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점 등을 들어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해임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받을 불이익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무원의 법령 준수,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제고 등 공익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 "A씨가 주장하는 집단 따돌림 등에 대한 교육 당국의 조사 결과 직장 내 갑질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