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로 사람 치고 태연히 전화한 문신남, 방송나온 비행 청소년이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에서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모 씨가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리는 모습. /유튜브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행인을 다치게 한 사건과 관련해 운전자 신모(28)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지 한나절 만에 풀려났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신씨를 구금 약 17시간 만인 지난 3일 오후 3시쯤 석방했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쯤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행인 1명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차량은 건물 외벽을 들이받고서야 돌진을 멈췄다. 피해 여성은 양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복부를 크게 다치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조수석에 있는 담배를 꺼내려다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체포 직후 실시한 마약 간이 검사에서 그는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소위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신씨는 그러나 케타민 양성 반응에 대해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에게 처방받은 주사액에 케타민 성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병원 역시 신씨를 치료한 사실이 있다는 소명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 뒤 경찰은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등 강제 수사에는 착수하지 않고 곧바로 석방했다.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구속 사유는 다음과 같다.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등이다. 여기에 ‘범죄의 중대성’이나 ‘재범 위험성’ ‘피해자나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도 고려 대상이 된다.

신씨의 경우 이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증거는 우리가 이미 확보했다”며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어 사안이 중대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망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신씨가 ‘과실범’이라는 것도 영장 신청 여부에 고려됐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피의자 신씨가 2013년 비행 청소년을 음악으로 감화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던 SBS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를 미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그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