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면 올랐지, 기름값 오늘 제일 쌀 수도”.. 휘발유 2,000원 가나?
국제유가 오름세 속 “국내 가격 상승 계속”
물가 부담 등 감안, 유류세 인하 추이 ‘촉각’
인하 종료 때 L당 휘발유 200원·경유 210원↑
이달 말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두고 국제 유가는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 반응 추이를 감안할 때 당분간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입니다.
현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휘발유 가격만 해도 높게는 2,000원 대를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 상승 부담을 덜었던게 기름값이었는데, 도리어 압박 요인으로 떠오른 셈입니다.
더구나 여름휴가철, 수요가 더해지는 시기가 맞물려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살이에 물가 걱정을 더하는게 아닌지 가계나 기업에 걱정을 키우는 실정입니다.
유류세 인하 방침이 어떻게 가닥을 잡을지, 정책 추이를 두고 한층 더 촉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한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첫째 주(7월 30일∼8월 3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전주보다 39.5원 오른 리터(L)당 1,638.8원을 보였습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00원 정도 오른 수준으로, 국제 유가도 6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기름값은 당분간 오름세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이번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47.7원 오른 1,727.8원, 최저가 지역인 광주는 29.8원 오른 1,609.1원을 기록했습니다.
상표별로 SK에너지 주유소가 1,647.4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1,603.6원으로 가장 저렴했습니다.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39.6원 오른 1,451.4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주만 해도 휘발유 평균 가격이 1,709원으로 서울에 이어 가장 비쌌습니다.
지역별로 제주시가 1,715원으로 경유는 1,535원으로 180원 격차를 보였고 서귀포시가 휘발유 1,695원, 경유 1,545원으로 150원 차이를 보이면서 전주보다 다소 격차를 좁이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연장 그리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 축소,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 공습 지속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습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1.5달러 오른 배럴당 85.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유가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기준에 따라 책정되는데, 지난 3일 싱가포르의 국제 휘발유 가격(92RON)은 배럴당 95.1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6월 1일과 비교하면 10.85달러 오른 셈입니다.
경유 가격 또한 지난 6월 1일(86.93달러)보다 30.63달러 오른 117.57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기름값은 당분간 계속해 오름세를 예상합니다.
정유업계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산유국 추가 감산과 미국 내 석유제품 재고 감소, 중국의 수요 증가 등이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특히 OPEC+ 산유국들이 감산 조치에 들어가면 기름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끝나게 돼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휘발유 유류세 25%, 경유와 LPG부탄 37%를 각각 인하 적용하고 있지만, 이같은 조치가 끝나면 다음 달부터 휘발유 가격이 L당 200원, 경유는 210원 가량 오르게 됩니다.
휘발유 평균가는 당장 2,000원대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등은 우선적으로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 정부 관계자도 “현재 국제 유가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 유류세 인하 중단이나 연장 등이 미칠 파장을 검토 중으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 외에 구체적 방침을 밝히진 않고 있습니다.
인하 조치가 종료될 경우 세수 환원효과는 5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지고, 특히 경유는 국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을 내다보고 있다”면서 “인하 조치 종료나, 연장 어느 쪽이던 타당성은 있다고 본다. 현재 물가 수준 자체가 너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러 가능성을 두고 정책 결정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당초 지난달 말과 이달초 인하 조치 향방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세가 가파른데다 복합적인 물가 상황 등에 따라 정부가 쉽게 유류세 인하 종료에 나서지 못한다는 관측이 제시됐습니다.
또 일각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인하 종료 시점을 그 이후로 미루거나, 인하 폭 축소에 그칠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종료’다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전반적으로 물가에 미칠 파장과 소비자 부담 등 총체적 영향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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