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중단이냐 강행이냐…"프로그램 전환·일정축소"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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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으로 접어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8월 1∼12일)가 파행을 겪으면서 중단과 강행의 갈림길에 섰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정부와 전북도는 대회 중단이나 기간 축소 등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도 전날 한 매체에 출연해 대회 중단 혹은 장소 변경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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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중반으로 접어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8월 1∼12일)가 파행을 겪으면서 중단과 강행의 갈림길에 섰다.
잼버리 현장에서는 지난 2일 개영식에서만 100명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는 등 무더위 속에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벌레 물림과 복통 등 다른 이상을 호소하는 참가자도 늘자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의사 30명, 간호사 60명을 추가로 확보하고, 병상도 70개에서 최대 220개로 늘렸다.
복병이었던 '극한의 폭염'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잼버리대회는 급기야 '오징어 게임', '생존 서바이벌' 등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가장 많은 인원을 파견한 영국을 비롯해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캠프장에서 철수를 결정했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다.
5일 오전 9시 기준 참가 인원(3만9천304명)의 14%가량이 퇴소를 결정하자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영국 철수 결정 후 성명을 내고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예정보다 일찍 행사를 종료하고 참가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지원하는 대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3일 가톨릭 기후행동과 전북녹색연합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극한의 폭염 속에 잼버리 대회를 강행하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잼버리대회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정부에 보냈다.
공문은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대회 장소와 날씨 조건은 청소년 건강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온열질환은 오심, 구토 등 증상뿐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의학적 문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정부와 전북도는 대회 중단이나 기간 축소 등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정부는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예비비 69억원을 편성하고 추가로 폭염·의료 대책을 추가로 내놓으며 오는 12일 폐영까지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도 전날 한 매체에 출연해 대회 중단 혹은 장소 변경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전북도와 정부는 6년간 준비해온 매몰 비용과 함께 대회 중단 시 '준비 부족에 따른 국제적 망신'이라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햇빛 노출 프로그램을 거의 중단했으나 캠프장 자체의 기온이 높아 청소년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도 "프로그램을 다른 지역이나 실내로 전환하는 것은 운영상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히 일부 국가가 퇴영을 결정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국가의 청소년들은 대회가 끝까지 치러지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회를 중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명사고 등 최악의 사태를 고려해 낮에 야외에서 진행되는 캠프장 프로그램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고 이를 야간이나 실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등 획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캠프장 내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문화활동이나 실내활동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더위에 취약한 대원들에게 대학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 참가자를 재배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36∼37도까지 치솟았던 전북 부안의 기온이 다행히 다음 주에는 33∼34도로 다소 낮아지는 만큼 대회를 중단하기보다는 공식 일정은 미리 당겨서 끝내고 폐영식은 예정대로 하는 운용의 묘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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