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달러 노렸던 류현진 후계자인데… 하필 지금 몸값 폭락? 다저스마저 외면하나

김태우 기자 2023. 8.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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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를 앞두고 최악의 부진에 빠진 훌리오 우리아스
▲ 우리아스는 구위 및 커맨드 모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018년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36‧LA 다저스)에게 1년짜리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를 제안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그 손을 잡았다.

양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계약이었다. 2015년 받은 어깨 부상으로 3년을 고전한 류현진은 2018년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이었지만 부상 후유증 및 이곳저곳 아팠던 몸 탓에 소화 이닝은 82⅓이닝에 그쳤다. 아직 류현진을 보는 시장의 눈에는 의구심이 남아있었다. 약 1800만 달러 수준의 1년 계약은 류현진에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다저스도 이유가 있었다. 이후 잘 드러났지만, 다저스는 부상이 잦았고 어깨 수술 여파가 불안했던 류현진을 장기적으로 묶을 계획은 없었다. 류현진 이후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에이스 자원도 있었다. 다만 그 선수가 아직 100%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래서 2019년 류현진으로 1년을 더 버티고, 이후 새 에이스를 맞이한다는 전략이었다. 그 선수가 바로 훌리오 우리아스(27)였다.

우리아스는 다저스가 애지중지 키운 좌완 에이스 자원이다. 10대 청소년 때 이미 계약을 마쳤고, 이후 공을 들이며 키웠다. 우리아스도 기대했던 성장세를 그리며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갓 스물이 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운영 능력과 배짱을 뽐냈다. 하지만 이후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다저스가 꿈꿨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날아갔다. 그래서 류현진이 필요했다.

예상대로 다저스와 류현진은 2019년 시즌 이후 갈라졌고, 우리아스는 2020년 선발로 돌아와 한 자리를 꿰찼다. 모든 제약이 사라진 2021년에는 32경기에서 20승3패 평균자책점 2.96의 대활약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31경기에서 175이닝을 던지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이번에는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우리아스는 그만큼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도 빠르다. 올 시즌 뒤 FA가 된다. 또래보다 훨씬 더 일찍 FA 시장에 나온다. 인기는 폭발이다. 기량도 검증됐고, 수술 후유증도 크지 않음을 증명했으며, 무엇보다 어리다. 보통 FA 선수들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시장에 나오지만 우리아스는 아직 전성기가 한참 남은 나이다.

▲ 우리아스는 FA 시장 좌완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 다저스가 오타니(왼쪽)를 노린다면 우리아스는 자연스레 포기하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총액 기준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FA 시장에 A급, S급 선발 투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그런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하나의 이유였다. 우리아스보다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 선발 투수는,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정도밖에 없었다. 게다가 우리아스는 좌완이다. 좌완 선발에 목마른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어쩌면 2억 달러는 ‘기본’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아스는 운이 조금 없을지 모른다. 보통 FA를 앞둔 선수들은 직전 시즌에 이른바 ‘FA로이드’로 불리는 강력한 동기부여 속에 성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구단으로서는 그 성적이 일시적인지, 혹은 지속 가능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아스는 반대다. 오히려 FA 직전 시즌 구위와 성적 모두가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좌완 최대어’라는 평가는 유효하지만, 몸값이 원래 금액에서 멀쩡할 리는 없다.

우리아스는 지난 시즌 막판부터 구속이 다소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견됐고, 올해도 시즌 초반 구속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다소 회복되는 듯 하는 시점에서는 커맨드가 문제로 떠올랐다. 커브의 각은 여전히 좋았지만 몰리는 경우가 많았고, 패스트볼은 피장타율이 급증하면서 말썽을 부렸다.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한 채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 40일 가량 결장한 것도 뼈아팠다.

우리아스는 4일(한국시간) 현재 15경기에서 81⅓이닝을 던지며 7승6패 평균자책점 4.98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보다 피안타율과 피홈런이 모두 늘어나며 잘 던지다가도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 복귀 이후에도 들쭉날쭉한 투구 내용은 이어지고 있다. 복귀 후 6경기에서 6⅓이닝 이상 소화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원 소속팀 다저스도 우리아스를 외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저스는 반드시 지켜야 할 선수의 경우 FA 자격을 얻기 전 연장 계약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아스에게는 특별한 제안이 없었다. 또한 다저스가 총액 5억 달러 이상이 확실시되는 오타니 쇼헤이를 노리고 있다는 점도 있다. 오타니와 우리아스를 같이 잡을 수는 없다.

한편으로 우리아스는 가정폭력으로 메이저리그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다. 여성 성폭력 사태로 홍역을 치른 트레버 바우어 사태가 머릿속에 선명한데다 방출이라는 초강수를 떠안은 기억이 있는 다저스가 우리아스의 과거를 부담스럽게 여긴다는 추측은 현지 언론에서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아스의 앞날에는 어떤 팀, 그리고 어느 정도의 계약이 기다리고 있을지 주목된다.

▲ 훌리오 우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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