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with Chicago"…뉴진스, 롤라팔루자의 바람 (종합)
[Dispatch | 시카고(미국)=정태윤기자] Windy City.
바람의 도시에 바람이 불었다.
"뉴진스가 바로 트렌드예요. 춤, 노래, 패션, 모든 것이 신선합니다." (Olivia, 시카고)
뉴진스가 시카고에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그랜드파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무대에 올랐다.
K팝 걸그룹 역사상 최초였다. 뉴진스는 45분 동안 시카고를 뜨겁게 달궜다. 데뷔앨범 '뉴진스'부터 최신앨범 '겟업'까지, 총 12곡을 라이브로 소화했다.
뉴진스는 이날 무대의 주인공임을 증명했다. 7만 명의 관객은 떼창과 떼춤으로 응답했다. 뉴진스가 1년 동안 일으킨 바람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었다.
'디스패치'가 롤라팔루자 시카고를 찾았다. 뉴진스와 버니즈(팬덤명)가 하나 된 순간을 확인했다.
◆ "기다렸던 날, 드디어"
"전 세계 버니즈를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는 순간을 꿈꿔요.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버니즈와 소통하고 싶습니다." (다니엘)
그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루 전 세계 7만 명이 모이는 음악축제. 그 중에서도 버니즈는 단연 눈에 띄었다. 토끼 모양 '빙키봉'이 객석을 채웠다.
시작 전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공연을 1시간 앞둔 시간,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뉴진스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목마에 올라탄 팬들도 있었다.
시카고의 뜨거운 태양도, 버니즈 앞엔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기다림 끝에, 뉴진스가 무대에 올랐다. 팬들은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을 질렀다.
뉴진스는 "저희의 2번째 여름을 이렇게 뜨겁고 아름다운 롤라팔루자에서 보낼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함께 즐겨보자"며 힘차게 문을 열었다.
◆ "So fresh, so clean"
오프닝부터 새로웠다. 라이브 밴드로 무대를 꾸민 것. '하입보이'가 (익숙한) 새로움으로 재탄생됐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 위에 멤버들의 음색이 돋보였다.
'쿠키'(Cookie)는 록버전으로 소화했다. 여기에, 강렬하고 다크한 무드를 추가했다. '허트'(Hurt)의 경우, 한층 더 잔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변신했다.
뉴진스는 밴드, 록, 슬로우 멜로디 등 다양하게 변주시켰다. 버니즈는 어떠한 장르에도 떼창을 잃지 않았다. 허밍까지 함께 부르며 완벽하게 즐겼다.
'어텐션'은 원곡의 청량함에, 청량을 배로 추가했다. 각 잡힌 퍼포먼스는 잠시 내려놨다. 원곡 안무에 프리 댄스를 섞기도 했다. 여유가 느껴졌다.
"뉴진스에게 이렇게까지 빠질 줄 몰랐어요.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께 춤을 추고 있더라고요."(Grace)
◆ "들어 봐, NewJeans"
데뷔 1주년. 단 3장의 싱글만 냈다. 그러나 45분 공연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타이틀곡은 물론, 수록곡까지 떼창하게 만들었다.
완벽한 라이브, 여유로운 무대매너, 관객 호응 유도까지. 뉴진스는, 이미 준비된 월드 스타였다. (물론) 그냥 얻어진 건 아니다.
관계자는 "시카고에 와서도 연습실을 빌렸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귀띔했다. 완벽한 노력 위에, 완벽한 무대가 탄생할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미니2집 '겟업'. 뉴진스는 핸드 마이크에서 이어 마이크로 갈아 끼웠다. 댄서들과 함께 웅장하게 무대를 완성했다.
'뉴진스'와 '슈퍼 샤이'는 시카고를 떼춤 추게 했다. 후렴구 안무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격한 동작에도 라이브는 흔들림 없었다.
◆ "우릴 봐, NewJeans"
"Chicago, Are you ready?!"
뉴진스는 힘찬 외침으로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버니즈 역시, 지치지 않았다. 더 달아오른 목소리로 응답했다. 후반부는 다시 5명이 무대를 채웠다.
'ETA'에서는 한국어 랩파트까지 따라 불렀다. 글로벌 버니즈는 '혜진이가 엄청 혼났던 그날/ 지원이가 여친이랑 헤어진 그날'을 놓치지 않고 외쳤다.
뉴진스는 전 세계 팬들의 수준급 실력에 무반주 떼창을 시켜보기도 했다. 'OMG'의 한 소절을 선창하자, 버니즈가 다음 소절을 이어 불렀다.
하니는 팬들을 향해 "가장 최애곡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객석에선 '디토', '어텐션', '슈퍼 샤이', '제로', '뉴진스' 등 전곡을 읊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이렇게까지 저희 노래를 좋아해 주시는 줄 몰랐어요. 롤라팔루자에 와서 더욱 실감하게 됐습니다." (해린)
◆ "또 한 번 더"
마지막은 '쿨 위드 유'(Cool With You), '겟 업', 'ASAP'. 3곡을 연이어 불렀다. 이 곡들 모두 몽환적인 멜로디의 곡. (솔직히) 페스티벌에 어울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뉴진스는 다시 증명했다. 일명 '베드룸 팝'도 페스티벌에서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부드럽고 유연한 목소리로 7만 명의 관객을 매료시켰다.
"뉴진스의 노래를 들으면 칠링(Chilling)하게 됩니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져요." (Kyle)
45분, 뉴진스와 전 세계 버니즈를 연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날 무대에서 (헤드라이너가 아니었음에도) 가장 뜨거운 공연이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짧은 만남의 아쉬움. 그리고 뜨거운 만남의 벅참을 표현했다.
"이 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여러분에게도 오늘, 이 기억이 영원하길 바랍니다. 다음에 꼭 다시 만나요. 지금까지 뉴진스였습니다!"
"시카고는"
"기다렸다"
"기다렸어"
"New Jeans!"
"버니즈"
"우리 보고 싶었지?"
"Ditto(나도)"
<사진ㅣ시카고(미국)=이호준·정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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