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불편한 휴가중…잼버리에 흉기난동까지, 지지율도 하락세
윤석열 대통령이 마음 불편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여름휴가 일정을 진행 중이나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둘러싼 잡음이 연일 커지고 있고, 지난달 신림역 흉기난동에 이어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등 강력범죄와 모방범죄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사고 여파가 워낙 거세 당분간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5일 공개한 8월1주차 여론조사(1~3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3%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2주 조사에서 6%포인트 급락한 이후 2주 연속 상승했으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해 사전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윤 대통령이 휴가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 개영식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으나 당시 행사에서만 폭염으로 온열환자가 83명 발생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사전에 상당한 수위의 폭염이 예보됐는데도 정부와 조직위원회 등이 4만여명이 모이는 잼버리 대회의 폭염대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부족한 편의시설과 의료시설, 위생시설, 바가지 요금 등이 문제가 되면서 여러 국가가 잼버리 대회 참여 중단을 선언하거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나라 망신'이라는 불만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또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은 데 이어 지난 3일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도 비슷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십수명이 다쳤을 뿐 아니라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인터넷 글까지 이어지고 있어 치안 불안감도 상승하고 있다.
윤 대통령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휴가 기간 임에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참모 등에 수시로 대책 마련 지시를 내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온열환자가 다수 발생한 잼버리대회에 냉장냉동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도록 지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고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최초로 폭염대응 2단계가 발동된 것에 대해 "정부 모든 부처가 총동원돼 폭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 특히 어르신들과 야외근로자,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꼼꼼하고 신속하게 강구해달라"고 한 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전날 오후 한 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잼버리 대회 지원 예비비 69억원 지출안을 재가했다.
또 같은 날 서현역 흉기 난동 테러에 대해서도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이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은 무고한 시민에 대한 테러"라며 "SNS상으로도 협박문자가 올라온 만큼 정부는 사전 예방을 위한 경비 인력 투입과 실효적이고 강력한 진압장비 휴대로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사태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잼버리 대회에서 이미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조기 철수를 결정했고,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 측에 잼버리 대회 중단을 권고했다. 대표단은 5일 오전 9시부터 회의를 소집해 잼버리 대회 중단 여부를 논의 중이다. 잼버리 대회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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