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앗! 뜨거"…'산책 성지' 경의선숲길 밤에만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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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가 33도를 넘긴 지난 2일 낮 12시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선 '강아지 산책 성지'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좀처럼 강아지가 눈에 띄지 않았다.
경의선숲길에 강아지와 자주 산책하러 나간다는 김모(29)씨는 "여름이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7시쯤부터 '사람 반 강아지 반'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아스팔트가 없는 숲길로 다니고 중간중간 강아지 몸을 물로 적신다. 산책 후에는 반드시 찬물이 담긴 욕조에서 목욕시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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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체감온도가 33도를 넘긴 지난 2일 낮 12시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선 '강아지 산책 성지'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좀처럼 강아지가 눈에 띄지 않았다. 지하철 공덕역부터 서강대역까지 이어진 숲길 1.3㎞를 왕복하는 30여분 동안 마주친 강아지는 5마리뿐이었다.
해가 지고 수은주가 조금씩 내려가자 강아지들이 쏟아져나왔다. 밤 9시 같은 구간을 걸으며 만난 강아지가 수십 마리였다. 세 마리가 목에 야광등을 건 채 나란히 산책했고, 주인과 함께 달리기도 했다.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강아지와 주인들은 요즘 생활 패턴을 바꿨다. 직사광선을 피해 해가 없는 새벽이나 밤에 산책한다. 강아지도 주인도 너무 더운 데다 펄펄 끓는 아스팔트에 강아지가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까 봐 걱정돼서다. 오후 9시 넘어 숲길 아스팔트에 맨발바닥을 대 보니 체온보다 낮게 느껴졌다.
푸들을 데리고 온 마포구민 김균미(50)씨는 "평소 해가 없는 오전 8∼10시 또는 오후 8∼10시에만 강아지 산책을 하고 있다. 대낮에는 강아지 동반 카페에서 함께 에어컨을 쐰다"고 말했다.
경의선숲길에 강아지와 자주 산책하러 나간다는 김모(29)씨는 "여름이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7시쯤부터 '사람 반 강아지 반'이 된다"고 전했다.
그늘이 많은 산으로 산책 코스를 바꾸기도 한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권모(59)씨는 한 살배기 진돗개와 함께 불암산을 많게는 하루에 여섯 번 오간다. 그는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힘들지만 강아지가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까 봐 걱정된다. 나도 더위먹기 일보 직전이고 진돗개는 더워서 혀가 바닥까지 내려온다"고 했다.
불가피하게 낮에 산책하는 경우 조심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이태범(38)씨는 밤에 일을 해 낮에 불도그 두 마리를 데리고 나간다. 그는 "아스팔트가 없는 숲길로 다니고 중간중간 강아지 몸을 물로 적신다. 산책 후에는 반드시 찬물이 담긴 욕조에서 목욕시킨다"고 전했다.
인천에서 푸들을 키우는 김모(32)씨는 "실외 배변 때문에 하루 서너 번 야외에 나가는데 그때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길바닥 온도를 잰다"고 했다.
실제로 발바닥에 화상을 입는 강아지도 적지 않다.
수동물병원의 박수형 원장은 "여름철 발바닥 화상으로 내원해 치료까지 필요한 경우가 일주일에 한 마리 정도 있다. 주로 발바닥이 얇고 부드러운 어린 강아지"라고 말했다.
이창훈동물병원의 이창훈 원장도 "평소 잘 하지 않던 산책을 여름에 무리해서 장시간 하는 경우 발바닥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며 "강아지는 몸에 땀샘이 없어 혓바닥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털까지 있으니 몸이 매우 덥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햇빛이 있는 시간대를 최대한 피하라고 권고한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현재 기온이 30도라면 아스팔트나 시멘트의 온도는 70도까지 올라간다"며 "되도록 시멘트나 아스팔트 위에서 한낮에는 산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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