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냈다!”…‘초전도체 구현’ 난리 난 중국 [특파원 리포트]
'꿈의 물질', '물리학계 성배(Holy Grail)'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상온·상압 초전도체(superconductor)를 두고 전 세계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 퀀텀에너지 측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체를 만들었다는 내용은 물론 제조 과정, 일종의 '레시피'까지 공개했기 때문인데요.
■초전도체(superconductor)란?…저항 0의 '꿈의 물질'
초전도체란 물질은 저항이 없는 도체, 그래서 전류가 한번 흐르기 시작하면 저항 없이 영원히 흐를 수 있는 물질입니다. 현재까지는 영하 200도와 같은 극저온 환경이나 초고압 환경에서만, 그것도 일부 물질에 한해 초전도체 성질이 발견됐고요. 그래서 수많은 과학자가 그동안 좀 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특성을 가지는 물질을 만들기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또 초전도체는 저항이 0이라는 점 말고도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스너(반자성) 효과입니다.
마이스너 효과는 외부 자기장이 초전도체 내부에 침투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초전도체의 경우 외부 자기장이 있으면, 초전도체 내부에 초전류가 형성되면서 반대 방향의 자기장을 만들어 공중에 뜨는 현상을 보입니다. 초전도체 하면 '공중부양' 사진이 많은 이유입니다.
이 밖에 또 다른 특징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는 상온에서 이 물질을 만들 수 없었다는 점, 그리고 만들 수만 있다면 인류가 에너지 산업 등에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한번 흐른 전류가 저항 없이(손실 없이) 계속 흐르게 된다면 비용 걱정 없이 된더위에 에어컨을 종일 트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는 것이죠.
■"이게 되네?"…전 세계 실험실, 재현 나서
그런데 한국의 연구진이 LK-99로 명칭 된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만들었다니 당연히 전 세계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각종 밈(meme·일종의 인터넷 유행)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한국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은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도 않았고, 초전도 특성을 발현하기도 어렵다는 점 등 때문에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전도체를 만들 수 있는 이른바 '레시피(제조법)'가 공개됐는데, 이걸 안 해 볼 과학자들이 있을까요?
미국의 아르곤국립연구소, 중국 난징대학교,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등 여러 연구 기관에서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노벨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LN)까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중국 "LK-99 구현 최초 성공"…사실은?
그런데 중국에서 아예 LK-99를 최초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연구팀이 주인공입니다. 연구팀은 LK-99과 같은 성질을 갖는 물질을 만들어 냈고 초전도체가 갖는 '마이스너(반자성) 효과'까지 검증했다고 주장하면서 동영상을 중국 영상 공유 플랫폼인 빌리빌리에 공개했는데요.
영상을 보면 작은 점 같은 덩어리가 자석을 밀어 넣으면 일어났다가 자석을 빼자 옆으로 눕습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초전도체의 특성 중 하나인 '마이스너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연구팀이 구현해 냈다는 물질의 반자성 특징에 대해서 곧바로 논란이 일었습니다. 실제 영상 속 LK-99은 기울어진 채 한쪽 면은 자석에 붙어 있고 다른 한쪽 면만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또 연구팀은 초전도체의 핵심적인 특징, 전기 저항이 없는 상태인지는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이스너(반자성) 효과'만 살짝 보여준 반만 성공한 실험인 셈입니다.
하지만 화중과학기술대 연구팀이 '검증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동영상은 공개 나흘 만에(4일 오후 기준) 조회 수 989만을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영상 속 초전도 물질은 연약한 나비 날개 같고, 그것이 일으키는 바람은 인류 사회 전체를 뒤덮을 것", "상온 초전도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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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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