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 “중장기 경제 타격 적겠지만 국가부채 경종 울려” [강인선의 자본추]
당시엔 금리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는데 미국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것이 아이러니한데요. 당시에는 미국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부각되던 시기여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미국 국고채로 대거 몰려들었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금리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달러 가치도 강등일 이후 10일간 올랐습니다.
그러나 두번째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3거래일이 지난 지금 증시가 받는 영향은 당시 만큼은 큰 것 같지 않습니다.
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는 강등 발표 직후 2거래일간 하락하긴 했으나 그 폭이 1~2%에 그쳤습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지난 1일 이후 3일까지 101~102 선을 오가는 등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2일 미국 국고채 2년물 금리는 4.88%로 전일 4.92%에서 소폭 하락했고 10년물은 4.05%에서 4.08%로 오히려 소폭 상승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통화 정책 영향을 많이 받고 10년물 금리는 경기에 대한 예상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고채권 금리와 주가 지수에도 일부 영향은 있었지만 2011년 강등 당시 수준은 아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중장기적 영향과는 별개로 신용등급 강등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월가에서는 나옵니다.
우선 미국 부채의 현재 상승 속도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데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지메이슨 대학교 내 씽크탱크 ‘메르카투스 센터’의 수석연구원 베르니크 데 루기는 “(신용등급 하향이) 아주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우리의 부채가 폭발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30년 뒤에는 미국이 여태껏 찍어낸 국채보다 4배가량 많은 국채를 매각해야 할지 모르며 신용등급 강등은 이에 긍정적인 뉴스가 절대 아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당장 올해 3분기에만 해도 미국 재무부는 1조 달러의 부채를 조달할 예정인데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코로나19 이전보다 40% 가량 높습니다.
다소 앞서 나간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달러 패권을 위협하는 일련의 움직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맥쿼리 그룹의 금융 시장 연구원 티에리 위즈만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피치의 강등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달러 패권’ 움직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즈만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는 미국 달러를 다른 국가의 통화나 가상화폐, 원자재 등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다”며 “피치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의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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