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中 시장에 300만원 초호화폰 내놓는 속사정

윤현성 기자 2023. 8.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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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심계천하' 시리즈 신작 10월 출시 전망…300만원 육박할 듯
고가 프리미엄폰으로 중국 시장 영향력 재확대 도모
지난해 10월 중국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심계천하 'W23 5G'와 'W23 플립'.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이 갤럭시 Z 플립·폴드5와 함께 부유층을 위한 초고가 폴더블폰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바짝 쫓고 있는 만큼 중저가가 아닌 '프리미엄' 이미지로 험지 중국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중국 전용 초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심계천하 W24'와 '심계천하 W24 플립'을 출시할 전망이다. W24는 세로로 접는 폴드형, W24 플립은 가로로 접는 클림셸형 폴더블폰이 유력하다.

'노블레스 오블레주' 고가폰으로 中 상류층 겨냥…일반 폴더블폰보다 수십만원 비싸

中 시장 영향력 급감한 삼성, 중저가 아닌 프리미엄으로 재기 노린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행사 참석자들이 갤럭시 Z 플립5, Z 폴드5, 갤럭시 워치6, 갤럭시 탭 S9 등 공개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2023.07.26. mangusta@newsis.com
심계천하는 브랜드 명부터 '세상을 걱정한다'는 뜻인데, 흔히 상류층의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레주'와 같은 고어(古語)로 지어졌다.

심계천하 라인업은 피쳐폰 시대부터 시작돼 폴더형 스마트폰으로 이어졌고, 지난 2019년부터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리즈로 출시되고 있다.

심계천하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갤럭시 Z 시리즈와 비슷한 외형과 성능을 보인다. 다만 중국 상류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블랙+골드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은 SM-W9024와 SM-W7024라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2종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승인 목록에 따르면 W24 시리즈는 11V/2.25A 충전을 지원하는 EP-TA800 전용 충전기까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충전 속도는 두 제품 모두 25W(와트) 수준이다.

삼성 심계천하 브랜드 전략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명칭처럼 사회 공헌용으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심계천하 시리즈의 판매 수익 일부는 중국 내 공익과 빈민층 지원을 위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가격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출시된 심계천하 W23은 갤럭시 Z 플립·폴드4와 비슷한 성능이면서도 각각 9999위안(약 181만원), 1만5999위안(약 289만원)으로 출시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오후 7시(현지시간) 중국에서 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플립·폴드5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반기 폴더블폰 기본 제품과 상류층 겨냥 제품으로 중국 시장 입지를 넓혀나간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여년 전까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 수준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자국 기업들이 난립했고, 한중 관계 경색 등의 영향까지 받으며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 폴더블 중심의 프리미엄폰을 계속 공개하는 것도 이미 내수시장을 차지한 중국업체들과 다른 길을 걷기 위함이다. 경기 불황으로 중국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됐지만, 애플 아이폰 등 프리미엄폰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아이폰 중심의 애플은 판매량이 6%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 점유율인 19.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가성비, 저가 등으로는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어렵고 수익성 기대도 크지 않다. 이에 아직 중국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의 신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제품들을 중심으로 중국 내 입지를 회복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역시 중국 시장이 스마트폰 업계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국내 갤럭시 언팩 행사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같은 경우 내수시장이나 중국만의 사용성, 여러 로컬 서비스·콘텐츠들을 저희 제품에 최적화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전자와 중국의 파트너사들이 함께 활발히 공동개발하는 중"이라며 "중국에 대한 혁신팀도 전사 차원에서 구성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갤럭시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방안이 여러가지 진행 중이고, 일정 부분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나 목표 등을 당장 말하기 어렵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중국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만 아직 중국 입지 회복은 시작 단계이고 이 부분의 체력보강과 경쟁력 강화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로컬 채널 협력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경쟁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플립·폴드5가 공개된 갤럭시 언팩을 전후로 오포 파인드N3, 샤오미 믹스 폴드3, 아너 매직 V2 등이 잇달아 출시를 예고했다.

실제로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약진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특정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 때는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점점 생태계가 커지고 많은 업체들이 들어와서 점유율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선도자로서 핵심기술을 갖고 있다. 이같은 위상과 위치를 계속 지키면서 폴더블폰 시장을 계속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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