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세 번째 퍼부었던 장마, 여의도 210배 '농지' 삼켰다[세쓸통]
농작물 6만1021㏊ 피해…채소가격 상승세
상추 132%·깻잎 124%·시금치 135% 올라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 7월 한반도를 휩쓸었던 장마는 매우 혹독하고 매서웠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6만㏊가 넘는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상추, 시금치 등 채소가격 또한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6월25일 제주도와 남부지방, 26일 중부지방에서 시작돼 지난달 25일 제주도, 26일 남부와 중부지방에 내린 비를 마지막으로 종료됐습니다.
올해 장마 기간은 31일로 평년과 비슷했지만, 강수량은 648.7㎜로 전국에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2006년(704.0㎜), 2020년(701.4㎜)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강수일수(21.2일) 대비 하루 평균 강수량은 30.6㎜로 역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06년(26.1㎜)과 2020년(24.4㎜)보다 많은 양의 비가 하루 동안 쏟아진 것입니다.
이에 따른 피해도 컸습니다. 지난달 27일 정부는 7월9일~27일 내린 폭우로 총 47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도 35명에 달했습니다. 주택 2247채가 침수됐으며 262채가 파손됐습니다. 물에 잠긴 상가와 공장은 725동으로 집계됐습니다. 도로·교량 1234건, 산사태 1020건 등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농가도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6~7월 내린 집중호우는 2일 오후 10시 기준 총 6만1021.7㏊(1㏊=1만㎡)의 농작물을 집어삼켰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210배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작물별로 보면 벼가 3만3805.5㏊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콩이 1만4266.1㏊로 뒤따랐습니다. 복숭아(1370.5㏊), 고추(1166.2㏊), 수박(1026.0㏊) 등의 피해도 컸습니다. 여기에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1475.9㏊였으며 가축 99만9100마리도 폐사됐습니다.
폭우에 따른 피해는 농산물 물가로 이어져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달 채소 가격은 전월보다 7.1% 올랐습니다. 특히 상추가 83.3%나 급등하면서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어야 한다'는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마저 나옵니다. 이밖에 시금치(66.9%), 열무(55.3%), 오이(23.2%) 등의 가격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실제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3일 기준 적상추 4㎏ 평균 도매가격은 6만3940원으로 한 달 전 2만7616원보다 131.5% 올랐습니다. 1년 전 3만7028원보다도 72.7%나 급등한 수준입니다. 깻잎 2㎏은 4만2200원으로 지난달 1만8824원보다 124.2% 상승했습니다.
시금치 4㎏은 2만3800원에서 5만5880원으로 134.8% 올랐으며 미나리 7.5㎏은 3만1244원에서 8만667원으로 158.2% 비싸졌습니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한 통에 3만1720원으로 1개월 전(1만9324원)보다 64.1% 가격이 올랐습니다.
최근 안정세를 찾던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지난달 집중호우 영향은 7월 지표뿐 아니라 8월 지표에도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폭염, 태풍 등 기상 요인과 9월 추석 등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유통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대형마트 및 농협 등 유관기관과 '농축산물 수급 상황 간담회'를 개최하고 "집중호우로 상추 등 일부 시설채소 가격이 강세지만 공급 여건 개선으로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지나친 가격 인상을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향후 폭염 등 기상악화에 대응해 수급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비축·계약재배, 수입 조치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할인 지원을 지속 추진해 여름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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