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보는 세상] '몽마르트르 화가'의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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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근현대 미술사에서 파리의 '몽마르트르'만큼 자주 언급되는 곳도 없다.
무명으로 파리에 입성했지만, 외국인으로서 몽마르트르를 찾아 후에 거장이 된 작가로 빈센트 반 고흐(네덜란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이탈리아), 파블로 피카소(스페인), 콘스탄틴 브란쿠시(루마니아) 등이 언급된다.
'몽마르트르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은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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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프랑스 근현대 미술사에서 파리의 '몽마르트르'만큼 자주 언급되는 곳도 없다.
무명으로 파리에 입성했지만, 외국인으로서 몽마르트르를 찾아 후에 거장이 된 작가로 빈센트 반 고흐(네덜란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이탈리아), 파블로 피카소(스페인), 콘스탄틴 브란쿠시(루마니아) 등이 언급된다.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장소다.
다소 낯선 프랑스 화가를 한 명 얘기한다. 모리스 위트릴로(1883~1955)다. '몽마르트르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은 화가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정경을 끊임없이 그렸다. 방향과 각도를 달리해, 계절마다, 다양한 색상으로 줄기차게 화폭에 담았다.
그의 생애를 따라가면, 꼭 언급되는 두 가지가 있다. '알코올중독자'와 '수잔 발라동(1865~1938)'이다.
위트릴로는 14세라는 매우 이른 나이부터 술을 즐겨 알코올중독자가 됐다. 중독을 이기기 위해 붓을 들었으며, 엄청난 숫자의 그림을 남겼다.
수잔 발라동은 그의 어머니다. 하층 세탁부 출신이었는데, 툴루즈 로트레크와 에드가르 드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모델을 하다 뒤늦게 화가가 된 여성이다.
위트릴로의 아버지가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수잔은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그녀가 가깝게 지내던 미술평론가인 미겔 위트릴로의 양해로 성(姓)을 받았다.
수잔과 연결되는 유명인은 한 명 더 있다.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1866~1925)다. 사티는 수잔을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었다. 수잔이 그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떠나자, 사티는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오히려 수잔은 48세의 나이에 21세 연하인 아들의 친구와 결혼해 20여 년 부부생활을 유지했다.
사생아에, 알코올 중독자에, 어머니의 기이한 행적 속에 위트릴로가 천착한 몽마르트르의 거리와 건물, 골목 등은 애정의 표현이었을까? 증오의 표출이었을까? 이런 경우를 위해 '애증(愛憎)'이란 단어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그린 몽마르트르 풍경은 거칠고, 우울하고, 척박한 것이 많다. 한때 하얀 건물에 빠져 재료에 회반죽을 섞어 벽의 감촉을 표현했다. 이런 그림을 즐긴 시기를 '백색 시대'(1904~14)라고 부르며, 그의 창조성이 절정에 달한 때로 평가한다.
그 후 녹색을 즐겨 사용하면서 그림이 화사해지고 밝아졌으며 생활도 점차 안정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림의 혼'은 잃어버렸다는 평가다.예술혼은 고통 속에 발휘되는가? 위대한 화가들의 생애를 읽다 보면 자주 드는 질문이다.
그의 그림을 감상하며, 에릭 사티의 명곡, '짐노페디'를 듣는다. 몽마르트르에서 본 파리의 모습도 상기한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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