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모인 웹3 개발자 커뮤니티 도라핵스…韓 커뮤니티 확장[인터뷰]
'도라팩토리' 설립해 웹3 개발자 위한 인프라 개발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세계 최대 해커 커뮤니티 중 하나인 도라핵스(Dorahacks)가 본격적인 한국 진출에 나선다. 2017~18년 블록체인 개발자 커뮤니티로 영역을 넓히고, 웹3 분야에서 가장 많이 해커톤을 여는 단체로 자리잡은 결과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는 도라팩토리(Dora Factory)를 설립하고, 웹3 개발자들을 위한 인프라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도라팩토리의 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10만명 모인 개발자 커뮤니티, 웹3에 '집중'
지난 2일 '서울 웹3.0 페스티벌 2023(SWF2023)' 현장에서 만난 스티브 응옥(Steve Ngok) 도라핵스 파트너는 도라핵스를 개발자들을 위한 '오픈소스 바자르'라고 소개했다. 개발자들 간 정보 공유와 협업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014년 설립된 이래 커뮤니티를 넓혀온 결과, 현재는 10만명 이상의 개발자 및 해커들이 도라핵스에 모였다. 블록체인 기반의 웹3 분야에서는 전 세계에서 해커톤을 주도적으로 개최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도라핵스는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들을 위한 해커톤을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의 성패는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즉 디앱이 만들어지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도라핵스는 솔라나, 앱토스 등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좋은 디앱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커톤을 여는 데 힘쓰고 있다.
스티브 파트너는 "도라핵스에 속한 개발자들이 BNB체인에서는 500개 이상, 솔라나에서는 300개 이상 디앱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솔라나 디앱으로 잘 알려진 '스테픈'도 도라핵스 해커톤에서 나온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에는 폴리곤과 앱토스에서도 도라핵스 개발자들이 디앱을 많이 운영하는 중"이라며 "한국 레이어1 프로젝트 중에선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200개 넘는 디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커톤에 참여한 프로젝트들이 투자를 유치한 뒤 디앱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스티브 파트너는 "지금은 유명 프로젝트가 된 폴리곤도 2018년에는 도라핵스 해커톤에 참가했었다"며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로 시작해 지금처럼 발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수차례 해커톤을 연 이력을 살려 도라핵스는 여러 레이어1 블록체인들의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스티브 파트너는 "도라핵스는 30개 넘는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들과 협업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업 사례를 더 늘리고 싶다"며 "블록체인 생태계 구성원들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검증인(노드) 역할을 하고 싶다. 현재는 앱토스 검증인으로서 수익을 많이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3 인프라 만드는 '도라팩토리', 투표용 툴도 개발
이처럼 블록체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도라핵스는 지난 2021년 도라팩토리를 설립했다. 스티브 파트너는 도라팩토리를 '웹3 인프라 프로바이더(제공자)'로 소개했다. 도라핵스에 소속된 개발자들이 다른 웹3 개발자들을 위한 툴(도구)을 개발하는 곳이다.
도라팩토리는 개발자들의 펀딩(투자 유치)을 돕기 위한 툴, 그리고 블록체인 거버넌스의 핵심인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툴 등 두 가지를 제공한다. 도라팩토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스티브 파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은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통해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며 "그럼에도 커뮤니티 관리를 위해 쓸 거버넌스 툴이 마땅치 않고, 웹3 개발자들을 위한 툴도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 툴을 도라팩토리가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달 1일에는 코스모스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는 투표(보팅)용 툴 '보타(Vota)'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기반 투표가 투명성 및 보안 면에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한 툴이 필요할 것이란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스티브 파트너는 "보타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투표의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투표 참여자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히 보호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며 "선거에 쓰이기 시작하면 활용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웹3 개발자, 게임에 강해…해커톤 또 열 것"
그간 키워온 커뮤니티와 도라팩토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라핵스는 하반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확장한다. 오는 9월 열리는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3'에서도 부대 행사를 여는 등 한국 개발자들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8년부터 서울에서 해커톤을 두 차례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라인 블록체인이나 위메이드 같은 한국 기업과도 협업하고 있다. 스티브 파트너는 "한국 시장은 업계에서 아주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도라핵스는 물론 도라팩토리 커뮤니티에도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해커톤을 또 열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파트너는 이번 서울 웹3 페스티벌 데모데이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웹3 개발자들은 게임 및 NFT(대체불가능 토큰) 분야에 최적화됐다고 느꼈다"며 "게임 UI(유저인터페이스)와 디자인 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팀이 많았고, 게임 NFT에 대한 관심도도 높은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토크노믹스(토큰 경제)를 마련하고,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어모으는게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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