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난동’에 대한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입장문[이슈]
■흉기 난동사건, 정신질환원인 추정 금물
■사회적 편견 해소와 균형있는 시각 필요
2023년 8월 3일 경기도 성남시의 백화점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사건으로 국민이 두려움과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깊은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대해 많은 언론에서 “용의자가 현재 피해망상 등을 호소 중”, 혹은 “조현병 등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라는 등의 추측성으로 보도하거나, ‘정신질환 진단확인’, ‘분열성(적) 성격 장애 진단’, ‘대인기피증·성격장애’와 같이 피의자의 정신질환 진단명을 언급하는 등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사건 발생 시 ‘조현병’과 같은 특정 질환을 언급하며 마치 사건 용의자가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추측성 보도를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또한 정신과적 진단이 곧 범죄의 원인인 것처럼 암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진단이력이 확인되었더라도 사건과 정신질환의 정확한 인과관계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질환을 언급하고 진단이력을 명시하는 것은 사건의 원인이 정신질환이라는 것을 암시하게 됩니다. 이는 정신과 질환으로 힘듦을 겪고 있는 수많은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사회적인 편견과 낙인을 조장하게 됩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 그로 인한 혐오는 결국 치료와 회복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범죄 행위에 대한 분노는 정당할 수 있지만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정신질환자들을 비난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회복의 길로 나아가려 했던 그간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오히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심화되어 환자들 스스로가 음지로 숨어들고 치료의 기회를 외면하는 것은 아닐지 또한 사회적인 격리와 제재가 가속화되는 것은 아닐지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해소, 낙인반대, 차별금지, 그리고 정신질환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균형 있는 시각을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정신건강정책자문 및 지원기구로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및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체계를 만들어 가고, 자살에 대한 보도 권고와 같은 보도기준을 언론과 함께 만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불의의 사건으로 고통을 감당하고 있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3년 8월 4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일동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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