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샛별' 성능과 대책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최근 개최한 열병식에서 66개 열병종대 행진과 각종 신무기를 선보이며 무력 시위에 나섰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수중 핵어뢰를 전담으로 다루는 부대가 등장했고, 미국 무인기를 모방한 듯한 무인 정찰기와 공격기도 공개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무기들의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북한의 노림수는 뭔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무기들을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최고사령관 동지, 열병식은 준비됐습니다."
지난주 열린 정전협정 체결일 기념 열병식.
김일성의 초상화를 든 지휘관 상징종대를 시작으로 보병 부대와 호위 부대 등 모두 66개의 열병 종대가 등장했습니다.
['국가보위성종대' 행진] “당 중앙의 두리에 신념의 방탄벽을 이룬 붉은 방패부대..”
2017년 창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41상륙돌격대대 종대도 처음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해병대라고 봐야될 겁니다. 서해 5도 지역 공격에 특화된 해병 상륙전력이다 이렇게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미사일 관련 종대는 모두 10개, 2개의 부대는 이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먼저 등장한 '핵무기수중공격정종대'.
['핵무기수중공격정종대' 행진]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입니다."
북한은 지난 3월과 4월 3차례에 걸쳐 핵어뢰 '해일'의 수중폭발 실험을 진행했는데,
[조선중앙TV/3월 24일]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입니다."
이번 열병식에서 해일 4기의 실물을 공개하고 이를 운용하는 전담부대가 편성돼있다는 점까지 과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력실장] "시험 발사와 공개를 통해가지고 자신(북한)이 미국이 증원하려고 하는 함정이나 증원하려고 하는 부대, 병력 또는 물자에 대해서 방사능 오염을 시킬 수도 있고 폭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함으로써"
뒤이어 등장한 다목적무인기종대.
큰 트럭 위에 샛별 9형이라는 이름의 무인 공격기 4대를 싣고 행진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 직전 이 무인기가 평양 시내를 비행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열병식 중계]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공격형무인기 샛별-9형이 김일성광장 200m 상공을 두 차례 비행하게 됩니다.”
동체에 조선인민군공군이란 표식이 새겨진 샛별 9형은 날개 폭 20m 정도의 크기에 공대지 미사일 8발과 정밀 유도폭탄 2발을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외형만 보면 미국의 무인공격기 리퍼와 거의 비슷합니다.
미국의 리퍼는 최대 15km 고도까지 상승해 목표물에 은밀히 접근한 뒤 공격할 수 있는 무인공격기로 '침묵의 암살자'라고도 불립니다.
샛별 9형과 함께 비행 장면이 공개된 샛별 4형은 미국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와 유사합니다.
글로벌 호크는 20㎞ 상공에서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0.3m 크기의 지상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입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무인기) 카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복제를 한 제품이고요. 기체 성능은 미국에 미칠 수 없습니다만, 일부 성능만 구현했다고 하더라도 나름 의미를 갖는 무기체계라고.."
미국의 첨단 무인기와 비슷한 외형을 한 북한 무인기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2014년과 2017년.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와 성주 사드기지 등을 휘젓고 다닌 사실이 드러났는데 당시 무인기는 기체 결함이나 연료 부족으로 추락할 만큼 조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 샛별 9형 무인기에서 공대지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상당한 발전을 이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보여줬던 무인기 모습들은 심지어 자기들이 개발한 기체도 아니고 중국 민수용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라면 엄청난 발전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무인기의 핵심인 전자장비 능력은 의문입니다.
최근 우리 군이 인양한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서 보듯 전자광학 카메라 능력은 크게 떨어지고, 영상레이더와 데이터링크 등 핵심 장비와 시스템을 장착하고 운용할 능력도 부족할 거란 평가입니다.
외형은 따라할 수 있지만 엔진이나 카메라, 레이더 등은 복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의) 최종적인 목표는 미국에 준하는 수준까지 가는건데, 지금 당장은 기술도 없고 좋은 걸 개발하기 위해서는 비용도 굉장히 많이 들고, 위험도 따르기 때문에 그걸 진화적으로 개발하는 거죠. 겉모습은 똑같지만 안에 내용은 굉장히 부족하다."
다만 예상보다 빠른 북한의 무기 개발 속도를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국방분야 5대 과업중 하나로 무인정찰기 개발을 예고한 뒤 빠르게 전력화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탐지가 어렵고 요격 또한 쉽지 않은 무인기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위협적입니다.
무인기에 화학-생물학 무기를 실어 살포하거나,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자폭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는 만큼 효과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은) 더 멀리 더 높은 고도에서 한미 연합의 주요 자산을 보면서 언제든지 표적화하고, 그동안 개발했던 전술급 전략급 무기를 이용해서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위협을 주려고 하는.."
우리 군은 다음달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고 방위사업청은 헬기 장착 드론 건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북한이 새로 공개한 무기체계에 대해서 우리 군은 탐지·타격에 필요한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달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나 한미 군사연습을 빌미로 북한이 무인기 등을 활용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무인기를 휴전선 인근이나 동해상을 띄울 수는 있는 거죠. 언제든지 휴전선 인근과 동해상에서 항상 감시 정찰을 통해서 한미 연합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북한이 각종 전략무기를 선보이며 강대강 대결을 천명하고 나선 가운데 한반도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11176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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