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카뱅 주춤한 카페···실적에 웃고 우는 카카오그룹 주가
카뱅 순매수 3위 각각 이름 올려
반기 최대 이익 카뱅 주가 3개월 21%↑
9분기 연속 적자 카페·컨센 밑돈 카겜
주가는 3개월 째 하락세 지속
카카오(035720)그룹 내 상장사들의 주가가 실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이익을 기록한 카카오뱅크(323410)는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3개월 기준 그룹 상장사 중 가장 주가가 많이 올랐다. 반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페이(377300)와 카카오게임즈(293490), 넵튠 주가는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카카오뱅크 주가는 2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9.4% 하락했고 넵튠은 9.05%, 카카오페이는 15.8%, 카카오게임즈는 22% 급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1주일 기준으로도 1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2.3%)는 상승했지만 카카오페이(-4.6%), 카카오게임즈(-4.3%), 넵튠(-9.5%) 모두 하락세였다.
카뱅 주가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7월 31일~8월 4일) 외국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카카오였다. 카카오 순매수액은 716억 원이었다. 2위는 삼성엔지니어링(557억 원)에 이었고 3위는 카카오뱅크(549억 원)였다. 카뱅 순매수액은 KB금융(341억 원), 신한지주(275억 원)보다 많았다. 카뱅은 기관 순매수 4위(519억 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의 단골 맛집 삼성전자는 순매도 591억 원으로 순매도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와 카뱅이 외국인의 매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경에는 실적이 있었다. 카카오는 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2조 425억 원으로 전년대비 12% 늘었다. 영업익은 1135억 원으로 34% 감소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익은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가에서 전망한 카카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 729억 원, 1244억 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52.5% 증가한 2482억 원이었다. 당기순익과 영업익 모두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3.8% 증가한 820억 원, 영업이익은 50.3% 불어난 1118억 원이었다. 증권가 컨센서스 대비 순이익은 9% 웃돌았다.
반면 카카오페이나 카카오게임즈 등 주가가 부진한 계열사들은 실적 개선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89억 원, 영업손실 12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 증가했지만 적자 규모도 0.6%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8.6% 증가한 62억 원이었다. 카카오페이는 연결 기준 9개 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카카오페이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영업손실 82억 원, 순이익 31억 원이었다. 컨센서스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50% 이상 컸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매출 2711억 원, 영업이익은 265억 원이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각각 20%, 67%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인 매출 2951억 원과 영업이익 343억 원을 밑도는 성적이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증권사마다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발표된 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대출이 늘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NIM이 크게 떨어져 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전망에서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NIM은 전 분기 대비 36bp(bp=0.01%포인트) 떨어진 2.26%를 기록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를 웃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은행주의 PER은 보통 10배를 밑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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