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에 디파이 규제 혜택까지…네오핀, UAE서 블록체인 사업 올인
현지 기관과 디파이 규제 함께 만들며 레이어제로 구축에 힘써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네오위즈홀딩스(042420)의 블록체인 관계사 네오핀이 글로벌 웹 3.0 생태계 및 탈중앙금융(디파이) 시장의 확장을 위한 무대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선택했다.
올해 초 네오위즈홀딩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새해 첫 순방이자 1980년 수교 이후 첫 UAE 국빈 방문 자리에 참가하는 경제사절단 참여 기업 중 유일하게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중견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네오위즈 표 블록체인 사업의 UAE 진출이 가시화됐는데 지난달에는 네오위즈홀딩스의 자회사이자 블록체인 플랫폼 네오핀의 운영사인 네오플라이(현 네오위즈파트너스)가 최근 아부다비 투자진흥청(ADIO)의 혁신 프로그램 지원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UAE와의 접점을 늘린 네오핀은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만든 현지법인 H LAB(에이치랩)을 기점으로 이들이 계획한 △레이어 0 △씨디파이 △디파이 규제 프레임워크 정립 등의 비전을 펼칠 계획이다.
실제 네오핀은 최근 김용기 대표 등 주요 임원진들이 UAE 현지로 넘어가는 등 UAE를 블록체인 사업의 주무대를 설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은 최근 UAE 현지에서 네오핀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용기 네오핀 대표, 김지환 에이치랩 대표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네오핀이 바라보는 씨디파이 전망, 블록체인 생태계의 미래, 네오핀의 블록체인 비전 등에 관해 물었다.
◇ 네오핀이 UAE로 진출한 이유는…"오일 머니 기반 풍부한 유동성과 규제 의지"
네오핀이 본인들의 블록체인 비전을 펼칠 주 무대로 UAE를 선정한 배경에는 UAE가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커다란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직접 네오핀이 디파이 규제안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지환 에이치랩 대표는 우선 UAE의 디파이 규제안 작업에 참여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해 1월 서비스 출시 초기 때만 하더라도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선제적인 대응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결국 디파이 규제안 수립에 직접 참여하는 쪽으로 전략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UAE의 환경에 대해 "수도 아부다비에는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금융 유동성이 있다"면서 "아부다비 금융허브인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DGM)의 금융서비스 규제 당국(FSRA)은 디파이 시장의 규제를 선도해나갈 준비가 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어떤 국가보다도 (디파이 시장 규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며 "실제 규제안 수립에 참여하게 된 것은 아부다비투자진흥청(ADIO)으로부터 많은 지원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네오핀은 최근 아부다비투자진흥청의 혁신 프로그램 참여사로 선정되면서 각종 인센티브 등 다양한 금융 지원과 정부의 규제 특례, 각종 비용 면제 등 비금융 지원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받게 될 예정이다.
또한 네오핀에 따르면 이들이 UAE의 디파이 규제안에 참여함에 따라 네오핀의 현지 법인인 에이치랩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을 포함한 금융 섹터에 대한 국제금융센터의 규제 혜택도 받게 된다.
김지환 에이치랩 대표는 이와 관련해 "향후 현지 금융서비스 규제 당국인 FSRA와 함께 만든 디파이 규제안이 마련될 경우 네오핀은 세계 최초 규제 인증 디파이가 된다"며 "이는 블록체인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업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네오핀 "디파이 시장, 크게 한번 뒤집힐 것…씨디파이가 대세적 흐름"
네오핀은 기본적으로 디파이 플랫폼이 아닌 디파이의 성격을 가진 씨디파이 플랫폼을 갖춘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씨디파이는 중앙화∙탈중앙화금융의 약자로 일반적으로 씨파이와 디파이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통용되는 개념이다.
씨디파이는 씨파이처럼 고객확인제도(KYC)와 자금세탁방지(AML),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 테러자금조달방지(CFT) 등의 규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도 씨파이의 취약점으로 불리는 고객 자산의 유용이나 뱅크런 발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비수탁 방식을 실행한다는 특징을 가졌다.
네오핀은 최근 글로벌 디파이 시장뿐만 아니라 '델리오·하루인베스트 사태' 등 씨파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향후 블록체인 생태계 안에서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하는 이들 중 대부분이 씨디파이를 지향하거나 씨디파이 무대로 넘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기 네오핀 대표는 "디파이를 추종했던 프로젝트들이 씨디파이로 넘어오는 것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대세적 흐름이라 전망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디파이에 고객확인제도(KYC)와 자금세탁방지(AML)을 적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미 자발적으로 디파이에서 씨디파이로 넘어오는 프로젝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규제 환경 도입으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넘어오는 프로젝트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현재 디파이 시장은 한번 크게 뒤집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블록체인 시장의)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인데 그 경쟁의 한가운데는 시장 논리 외 규제 이슈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네오핀은 특히 규제 이슈로 시장의 판이 크게 한번 뒤집히는 타이밍이 올 때, 규제 환경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레이어제로 비전 밝힌 네오핀 "미래엔 쓰임새 명확한 하나의 플랫폼만 살아남을 것"
네오핀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크로스 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인 레이어제로(레이어 0)를 지향한다.
네오핀에 따르면 이미 여러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충분히 많은 수의 메인넷들이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레이어2, 레이어3 등 하위 체인들이 메인넷의 혼잡한 트랜잭션(거래 기록)들을 분산해서 잘 처리해주고 있기 때문에 추후에는 이 같이 복잡한 트랜잭션을 처리해주는 역할이 아닌 다양한 메이저 블록체인을 한데 모아 연결해주는 레이어제로의 역할이 생태계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네오핀은 전망한다.
이에 네오핀은 기본적으로 레이어제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네오핀 블록체인의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김용기 네오핀 대표는 이와 관련해 레이어1, 2와 달리 네오핀은 멀티체인 전략을 통한 한계없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레이어제로로서의 본격적인 역할은 지원하는 체인이 좀 더 다양해지 TVL(Total Value Locked)이 상위권에 진입했을 때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레이어제로로서의 주 역할을 실행하기 전, 체인의 다양한 쓰임새를 갖추기 위해 여러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 등 네오핀 생태계 안의 웹3.0 파트너 프로젝트들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서비스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서비스 출시가 가시화될 수록 네오핀의 활용처 역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네오핀이 구성한 블록체인 생태계 속 게임이나 NFT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활성화가 되면 그에 따라 체인의 TVL도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체인과 체인을 연결하는 레이어제로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 네오핀 체인의 경쟁력은 어디서?…유동성 스테이킹 상품에 힘 쏟는다
네오핀은 이 같이 체인의 쓰임새를 키우기 위해서 최근 이더리움 및 클레이튼 유동성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유동성 스테이킹이란 이용자가 이더리움이나 클레이튼 등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한 뒤 그에 상응하는 유동성 토큰을 지급받아, 해당 토큰으로 여러 디파이 프로토콜에 자산 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유동성 스테이킹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자산의 입출금 권한을 사용자가 갖게 돼 타 예치 서비스와 다르게 자산이 플랫폼에 묶이는 현상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된 점이다.
이더리움 유동성 스테이킹의 경우, 국내에서는 네오핀이 처음으로 출시했는데 네오핀 팀은 향후 이러한 유동성 스테이킹 파생상품 금융(LSD-Fi) 시장이 향후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기 네오핀 대표는 "바이낸스 리서치가 지난 6월에 발표한 LSD-Fi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LSD-Fi의 TVL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며 "특히 상위 LSD-Fi 프로토콜의 누적 TVL은 한 달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며 4억달러(5240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LSD-Fi 프로토콜의 TVL은 아직 전체 시장의 3% 미만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성장할 여지가 높은 영역이라고 판단한다"며 "LSD-Fi 시장 역시 아직 초반이지만 미리 시장을 선점한 뒤 살아남은 기업들이 승자독식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 "블록체인 시장도 살아남는 자가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는 승자 독식 일어날 것"
네오핀도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주요 화두로 뽑히는 상호운용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멀티체인 전략을 펼쳐야, 향후 경쟁을 이겨낸 하나의 큰 블록체인 플랫폼에 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기 대표는 우선 "많은 산업이 그래왔지만 특히 블록체인 시장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시장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자가 되는 시장이라고 판단한다"며 "그 살아남은 블록체인들은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는 승자 독식(Winner takes it all)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네오핀은 지난해부터 멀티체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과거 5년 전만 보더라도 당시 인기를 끌었던 체인들이 지금은 인기가 시들해진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사례처럼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체인들이 인기를 얻었다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네오핀은 변화의 바람을 빠르게 캐치해 다양한 체인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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