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은 어디서? '그알' 보라카이 호텔 밀실 사망사건 미스터리 추적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그것이 알고 싶다’가 보라카이 호텔 밀실 사망사건을 다룬다.
5일 방송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1363회는 2020년 보라카이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김민우 씨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친다.
그해 1월 17일 밤, 낯선 국제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이 필리핀 영사관에서 근무한다고 소개한 사람은 김민우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틀 전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을 떠났던 민우 씨가 이틀 만에 사망했다는 황당한 이야기에 가족들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 혹시나 하는 불길한 느낌에 가족들은 외교부에 문의하고 나서야 보이스피싱도 거짓말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김민우 씨가 보라카이의 호텔방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것.
검시 결과 민우 씨 사망 원인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로, 마흔 살의 젊은 나이에 평소 병치레도 없이 건강했던 아들의 황망한 죽음에, 경제사정이 어려워 여권도 없던 어머니는 서둘러 필리핀으로 갈 방법을 고민했다.
그때, 필리핀에서 민우 씨 장례를 돕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민우 씨와 함께 보라카이로 여행을 갔던 20년 지기이자, 사망한 민우 씨를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박성현(가명)씨였다. 그가 친구의 장례를 손수 치른 후 유골함을 들고 귀국하겠다고 하자, 가족들은 큰 고마움을 느꼈다.
박씨는 민우 씨 사망 닷새 뒤 유골함과 유품을 가지고 귀국했고, 공항에 도착한 가족은 민우 씨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려 했다. 그러나 한겨울에 기내용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그는 여행에서 민우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하는 가족에게 자세히 얘기하길 꺼렸다. 박 씨는 그저 사망 당일 새벽 민우 씨와 숙소에서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민우 씨가 사망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유골함과 유품이 담긴 민우 씨 배낭을 건네줬는데, 배낭 속에는 정리되지 않은 젖은 옷가지가 어지러이 담겨 있었고, 휴대폰이나 반지 같은 중요한 물품은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서 가족이 다시 장례를 치르는 동안,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박 씨. 얼마 후 박 씨는, 민우 씨가 생전 자신에게 빌려간 돈 6000만 원이 있고 공증 문서도 증거로 남아있다며 이걸 가족이 대신 갚아 달라며 연락했다고 한다. 신발 제조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적은 월급이지만 열심히 저축했다던 민우 씨가 박 씨에게 60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빌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가족은 진실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는데, 민우 씨의 옷에서 수면제로 쓰이는 졸피뎀 성분이 발견됐다.
필리핀의 검안의는 민우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조차 기록해놓지 않고 사인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로 단정했다. 민우 씨 가족은 박 씨의 말만 믿고 민우 씨 사망을 의심하지 않았으며, 박 씨가 현지 사정이 열악하다며 서둘러 화장할 것을 주장해 이를 따랐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뒤늦게 민우 씨 옷가지에서 졸피뎀이 발견된 것이다. 취재 결과 보라카이에서 졸피뎀을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민우 씨는 물론 민우 씨 가족들도 졸피뎀을 처방받은 적이 없었다.
박 씨는 올해 5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 그는 민우 씨와 아침 7시까지 술을 마시고 잠들었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부검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호텔방 안에서 둘만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증거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취재과정에서 제작진은 뜻밖의 증언을 확보했다. 아침 9시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틈에서 시신을 목격했다는 관계자는 시신의 자세와 상태가 특이했다고 이야기한다. 배가 과하게 부풀어 올라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고, 자세 또한 술을 마시다 잠들었다고 보기엔 매우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고 했다.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 각자 잠들었다는 박 씨의 주장과 목격자의 증언 중 진실은 무엇일까?
민우씨 사망사건을 다루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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