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영혼없는 사과’ 꼴불견, 사진 때린 노인회 처사도 ‘눈쌀’… [핫이슈]

박정철 기자(parkjc@mk.co.kr) 2023. 8. 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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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훼’ 발언과 사과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발언 후 나흘만에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한 데 대해 4일 “영혼없는 사과”라며 김 위원장의 사퇴와 이재명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은 사과 직전까지도 자신의 발언에 대한 문제 인식을 못하고 (자신의) 발언을 어르신들께서 오해한다며 사과하고 머리를 조아리는 게 자존심상 허락이 안 된다며 완강히 버텼다고 한다”고 힐난했다.

이 총장은 이어 “민주당은 오랜 세월동안 내려온 노인 폄훼 DNA 정당”이라며 “진정한 민주당의 혁신은 김 위원장의 즉각적인 사퇴와 이재명 대표의 대국민 사과에서 시작됨을 명심하라”고 일갈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도 “공동체의 선한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이 혁신의 주체가 되고, 대학에서 법을 가르친다니 대한미국 교육의 망조”라며 “김 위원장 스스로 자신이 정치사회적 혁신 대상임을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이 사과하러 온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내려친 것을 문제삼아 사과 하룻만에 역공을 펴고 있다.

민주당 혁신위원인 이해식 의원은 자신의 SNS에 “김 회장이 사과하러 간 김 위원장 사진 속 뺨을 때렸는데 너무나도 모욕적인 행위”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라디오방송에서 “많은 분이, 화가 아무리 많이 나도 사과하러 온 사람에게 저럴 수 있냐는 안타까운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며 “과한 행동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발단은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비상식적인 언행이다.

김 위원장이 “남은 수명에 비례해 1인 1표 행사”등 몰지각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면 바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 책임있는 공당의 혁신위원장으로서 당연한 도리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은 공식적 사과를 거부한 채 “노여움을 좀 푸셔라” “저도 곧 60노인 반열” “철이 없어 정치언어를 몰랐다” 등 어정쩡한 해명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논란이 발생한지 4일이나 지난 시점에 노인회를 찾아가 사과할 당시에도 진정성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는게 여당과 노인회측 입장이다.

실제로 사과문도 급조한 기색이 역력하고 사과 내용도 충분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가 내년 총선 역풍을 우려해 거듭 사과를 권유하자, 김 위원장이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 것이나 다름없다.

사과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참회하는 중요한 의식이자 절차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진심어린 반성과 참회를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성립되는 사회적 약속이 바로 사과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사과는 대상도, 내용도 어정쩡한 ‘요식 행위’ ‘억지 사과’에 불과했다.

이러니 시중에서 “떠나간 표심을 어떻게든 지키려는, 겉과 속이 다른 거짓 사과”라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하다.

어르신들과 노인세대에 대한 모욕과 차별은 공동체의 가치와 규범을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작태이자, 민주주의 평등원칙을 짓밟는 반헌법적 횡포다.

그런 점에서 특정세대에 큰 상처를 준 김 위원장은 보여주기식 사과를 넘어 엄중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민주당도 선거 철만 되면 터져나오는 ‘노인 비하’ 악습을 도려내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물론 대한노인회의 처사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김 위원장 발언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치욕을 느껴 분노가 치밀더라도, 사과하러 온 김 위원장을 무자비하게 대한 것은 올바른 처신으로 보기 어렵다.

어르신들은 후대에 모범을 보여주고 세대 통합에도 앞장서야 할 인생의 선배들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 바로 앞에서 그의 사진을 내리친 것은 품위와 도량을 잃은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용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용서가 필요하다.

영국 ‘용서프로젝트’ 창립자 마리나 칸타쿠지노는 “당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게 되면 그들은 더 이상 당신의 마음을 지배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일랜드의 위대한 작가 오스카 와일드도 “용서 만큼 적을 괴롭히는 것이 없으니 적을 용서하라”고 했다.

‘과유불급’이요 ‘과욕필망’이다.

무엇이든지 너무 지나치면 화를 부르게 돼 있다.

겸손과 아량, 배려 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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