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유’ 이병헌 “연기·흥행 부담감 항상...낯선 내 얼굴 섬뜩”[인터뷰]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 분)과 입주민들, 그리고 외부인들이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담았다.
웹툰 ‘유쾌한 왕따’를 원작으로 한 ‘콘크리트 유니버스’ 중 관객들에게 공개된 첫 주자이자, ‘잉투기’, ‘가려진 시간’ 등을 선보인 엄태화 감독의 신작이다.
이병헌은 “걱정이 많았는데 호평이 많아 감동”이라며 “저 또한 영화를 보면서 ‘내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 이런 장면이 있었나’ 하며 놀라곤 했다. 어떤 장면은 나도 무섭더라. 그런 눈빛과 얼굴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병헌은 등장부터 엔딩까지 내내 빛난다.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마치 의적처럼 등장해 그저 평범한, 아니 짠내 가득한 무기력한 아저씨의 얼굴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아우라, ‘권력’으로 변해가는 광기의 얼굴, 이를 넘어 ‘집착’으로 섬뜩해진 분위기까지, 모든 걸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수시로 얼굴을 갈아끼우며 웃음과 슬픔, 긴장감을 모두 선사하며 (영화를) 다채롭게 이끈다.
연기할 땐 스스로를 믿는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캐릭터에 내내 ‘빙의’된다. 그럼에도 개봉이 다가오면 불안감이 생긴단다. 지금도 단단히 마음을 부여잡고 있단다.
이병헌은 자신이 연기한 ‘영탁’에 대해 “여기저기에서 당하며 분노와 악만 남은, 우울하고 무기력한 소시민 가장에서 시작해 재난으로 리셋된 세상에서 변화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한 뒤 “본능적인 행동으로 얼떨결에 리더가 되고,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며 권력을 갖게 되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서사에 따라 자연스레 공감하며 몰입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의도한, 혹은 내가 보여준 감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으면 어떨까 할 때도 있다”면서 “스스로를 믿고 내가 연기한 감정이 맞다고 보여주면 그게 맞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직전엔 그런 불안감이 마구 생겨난다. 다행히 시사회 이후 좋은 평들에 잘 추스리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관객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소지었다.
“어떤 인물이든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선으로 접근하고 상황에 몰입하려고 해요.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왜 이렇게 행동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이 가진 복잡미묘한 감정을 나 나름대로 추측하게 돼요. 촬영 내내 그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마치 조건반사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카메라가 켜지면 그 인물이 될 수 있도록요.”
연기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감독 겸 배우로 활약하는 동료들의 언급에 “나는 내가 잘하는 것에 오롯이 쏟고 싶다. 두 가지 재능을 지닌 동료들이 부러울 뿐, 내가 (연기가 아닌) 연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엄두도 안 난다”며 선을 그었다.
그런만큼 배우로서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키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SNS도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예능 출연도 최대한 자제해온 그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 달리 ‘건치댄스’ 밈이 화제를 모으고, 아내 이민정의 재치만점 폭로(?)로 친숙한 이미지가 상당하다.
이병헌은 “솔직히 충격이었다”고 말해 현장에 폭소를 안겼다. 그러고는 “왜 그런게 나오기 시작한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도 신비롭고 싶다. 기왕 나왔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즐기자고 자기 위안을 할 뿐”이라고 재치 있게 덧붙였다.
“지금은 오로지 ‘콘크리트 유토피아’ 생각 뿐이에요. 다른 건 없어요. 이 영화를 재난영화라고 말씀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재난 상황에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인간의 이야기죠. 이상하게 피식 피식 계속 웃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긴장감이 점점 커지는, 저는 아주 묘한 이 매력이 참 좋아요. 장르적 제약이나 선입견을 깨고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이 많은 관객들에게 닿았으면 좋겠어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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