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초전도체, 삼성 반도체에 혁신 가져올까요?” 전문가 평가는…[세모금]

2023. 8. 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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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 관련 이미지 [그래픽=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과학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상온 초전도체’가 만약 실제로 가능하다면 반도체 칩 성능에 혁신이 일어날까.

전문가들은 삼성과 TSMC 등의 반도체 칩 기술과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있지만, 실제로 이 기술이 반도체 칩에 구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당장 반도체 칩 개발과 연결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학계 전문가들은 상온 초전도체 관련 기술의 칩 적용과 관련된 이론적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기술 구현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은 “상온 초전도체가 만약에 사실이라면, 반도체 칩을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트랜지스터에 전류가 흐르도록 전압을 가하는 부분)에 일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용될 경우 전자의 이동이 훨씬 빨라지면서 비약적인 칩 성능 향상은 있겠지만, 실제로 그 물질을 반도체 트랜지스터에 적용하기에는 납 적용 등 기술적으로 무리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많고 상용화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봉영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재료공학과 교수는 “상온 초전도체가 반도체에 쓰인다면, 트랜지스터의 진짜 게이트 부분에서 칩 성능의 대폭적 향상을 이끌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굳이 상용 초전도체를 반도체에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고, 도체(상온 초전도체)와 부도체라는 결이 다른 물질에 대한 얘기라서 아마 실제 첨단 칩에 구현하는데도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이어 “상온 초전도체가 만일 진짜로 존재한다면, 반도체보다는 전선 송신 등에 당장 활용도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동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은 “상온 초전도체가 만약에 반도체에 쓰인다면, 트랜지스터에 있는 무수한 금속 배선(전류가 흐르는 통로)을 바꿀 수 있어 칩 성능이 크게 향상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반도체에 굳이 상온 초전도체의 기술이 필요한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납 기반의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를 구현해냈다는 내용의 논문 2편을 공개한 바 있다. 모든 물질에는 전기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이 있는데, 저항의 크기에 따라 전기가 안 통하는 절연체와 통하는 도체로 나뉜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인 완전 도체다. 전기 흐름이 방해받지 않으니 에너지 손실 없는 송·배전 설비를 만들거나, 초전도 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이 초전도체의 신빙성에 대한 학계 검증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내 학계에선 상용 초전도체에 따른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인 가운데, 외국에선 상압 초전도체가 챗GPT와 견줄 만한 수준의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초전도체 기술이 대만 반도체기업 TSMC에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초전도체 추정 물질 LK-99를 두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만약 이번 연구 결과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혁명적이고 큰 변화를 일으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이나 챗GPT에 관련해 얘기하면 사람들은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라고 여겼다”며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라”고 말했다. 특히 기술 분야에서는 실험실에서 나오는 연구 결과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브스 연구원은 “TSMC와 같은 부품업체가 잠재적으로 수혜 기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온 초전도체의 존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전자와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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