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한' 네이버·'실망한' 카카오…하반기엔 AI서 진검승부 [유혜림의 株마카세]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카카오, 많아진 식구와 무거어진 어깨(SK증권)", "NAVER, 안정적 성장 확인(삼성증권)"
토종 플랫폼 대장주의 올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습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여건 속에서도 '분기 매출 2조' 시대를 연 카카오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네이버. 두 기업에 대한 시장의 온도차도 나타납니다. 네이버는 커머스·콘텐츠·핀테크 등 주요 사업부문의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호평이 대부분이었지만 카카오는 "해외 진출을 비롯해 새로운 플랫폼·서비스 없이 광고, 커머스 성장도 힘들 것 같다"는 평가가 대체로 많았습니다.
증권사 목표주가는 실적 방향을 알리는 '예고편'이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들은 카카오에 대해 기존 목표주가 7만7526원에서 7만1950원으로 7% 가량 눈높이를 내려잡았어요. 네이버는 28만5700원에서 28만4750원으로 0.33% 내리는 수준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네이버가 실적 발표한 지난 4일, 주가는 0.22% 오른 22만35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분기로는 최고 실적인데 주가는 오른 게 없네"라는 푸념도 들립니다.
네이버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3727억원으로 10.9% 증가했는데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6329억원을, 같은 기간 웹툰 등 콘텐츠 부문 매출도 40.1%가 증가한 420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주요 사업부문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에 대해선 "안정적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고와 컨텐츠 매출 성장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매출 증가와 비용 통제 노력으로 영업이익 역시 약 11% 올랐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경쟁사가 투자 확대로 이익 감소 추세에 있지만 네이버는 신규 수익 모델 도입, M&A,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견조한 이익 성장도 유지 중"이라고도 주목했습니다.
그 '경쟁자' 카카오는 어땠을까요. '분기 매출 2조원'도 돌파했는데 왜 시장은 카카오에 실망했을까요.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135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4%나 쪼그라들었기 때문이에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인수하면서 매출이라는 덩치는 커졌는데, 그 만큼 비용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지요. 그래서 "많아진 식구, 무거워진 어깨"와 같은 증권가의 한줄평이 나온 것이지요.
카카오에겐 뼈 아픈 진단도 있어요.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연결 편입 외엔 성장 한계가 부각된다"라고도 평가했습니다. 강 연구원은 "별도 기준 매출 성장 부족으로 이익률 훼손이 지속되고 있다"며 "해외 진출을 비롯해 새로운 플랫폼·서비스 없이는 광고·커머스 부문의 성장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카카오는 카카오엔터와 에스엠 간 시너지도 증명해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시장이 두 기업에 대해 기대감을 놓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치열한데요, 네이버와 카카오도 여기에 뛰어든 것이죠. 올 하반기를 노리고 칼을 갈며 준비 중입니다. "네이버, 이제 하이퍼클로바X의 시간(삼성증권)", "카카오, 잘 싸웠고! 하반기 AI가 온다(현대차증권)" 등 증권가는 이 둘의 진검승부를 기다리고 있어요.
네이버는 기존 AI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를 오는 24일 공개합니다. 커머스·금융·법률 등 전문 분야에 특화된 점이 강점이에요. 논리적 추론 능력도 더 강화됐다고 합니다.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버X도 함께 공개됩니다. 증권가는 이 AI 서비스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네이버의 쇼핑, 검색 등 핵심 서비스와 연결됐을 때 파급력을 주목합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언어모델은 놀라운 기술이지만 만능은 아니"라며 "거대언어모델(LLM)이 네이버의 풍부한 데이터와 기능에 융합되어 적재적소 사용되었을 때 비로소 극대화된다"라고 설명했어요. 또 "네이버는 소비자들이 디스커버리와 통합 검색, 구매 예약, 결제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하나의 플랫폼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습니다.
카카오 역시 초거대 AI 모델로 주목받는 '코GPT'의 고도화 버전인 '코GPT 2.0'을 올 4분기 공개할 예정입니다. 주문, 예약, 결제와 같은 거래형 서비스들이 AI와 접목되는 형태도 관심사입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공동체 내부의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와 AI를 결합하는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어요.
시장 기대감도 큽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를 광고, 커머스와 콘텐츠에 적용하는 성과를 기대한다"며 "AI 언어가 공개되는 4분기 전까지에는 광고 수익이 실적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무리 척척박사인 'AI'라도 역시 '혼자보다 둘' 인가 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한 생성형 AI, 그 폭발적인 시너지를 기대해봅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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