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증시전망] 美 신용등급 강등 부담···당분간 박스권 전망

송이라 기자 2023. 8.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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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용등급 하락 영향, 추세 바꿀 수준 아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국내 수출기업 유망
조선, 방산·우주항공, 전기장비, 건설기계 ‘주목’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번 한주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일본의 장단기금리통제(YCC) 정책 수정 등 글로벌 이슈 속에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인 가운데 한국 증시는 2차전지에 이어 ‘꿈의 물질’ 초전도체 테마가 시장을 휩쓸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59포인트(0.10%) 내린 2602.80에 장을 마쳤다. 사흘 연속 하락세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89포인트(0.21%) 내린 918.43에 거래를 마쳤다. 0.84포인트(0.09%) 오른 921.16에 장을 시작했지만,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로 3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현물을 팔아치웠다. 이날까지 사흘간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4644억원, 기관은 1조 5901억원으로 합계 2조원에 달한다. 한 주간 코스피는 0.21% 하락했고 코스닥은 0.51% 올랐다. 투자자별 거래규모를 보면 한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조 8509억 원을 순매수하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607억 원, 1조 3466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1조 1748억 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616억 원, 378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번주 증시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춤한 사이 2차전지에 몰렸던 투자자들이 초전도체 테마주로 옮겨가면서 또다른 변동장세를 연출했다. 벤처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달 27일부터 서남, 덕성, 신성델타테크 등 관련 종목들은 일주일 새 2~3배 급등하는 이상 과열 현상을 빚었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4일 매매 거래가 정지된 서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262.38% 올랐다. 하지만 3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면서 4일 테마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덕성과 서원은 각각 5.26%, 14.64% 하락한 9180원, 1895원에 장을 마쳤다. 모비스(-28.3%), 파워로직스(-26.24%), 국일신동(-25%), 신성델타테크(-24.65%), 원익피앤이(-19.89%), 고려제강(-16.64%) 등 초전도체 테마주로 꼽혔던 다른 종목들도 줄줄이 폭락했다. 다만 개인들은 하락장 속에서도 일부 종목은 매수하는 모입을 보이며 초전도체 테마주가 삼일천하로 끝날 것인지 당분간 이어질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지난 2011년과 비교해 기업 경기는 반등 중이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경험을 한 번 해봤다는 점, 이번 피치의 결정이 5월부터 예고돼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신용등급 강등 학습효과, 미 경기 및 국내증시 펀더멘탈 개선 등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이 금융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가 과열된 상황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일시적 조정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금융시장에 두가지 상반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에 따라 주가의 흐름도 달라진다”며 "2011년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는 남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불안요인이 겹쳐 안전자산 선호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 프리미엄 증가’가 서로 상쇄되면서 금융시장의 반응이 당시처럼 격렬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일부 주식의 고평가 논란이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내주 증시에서는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와 10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 지표 등이 주요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고용이 견조하고 물가상승률의 빠른 하락세가 일시적으로 멈추면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일본의 장단기금리통제(YCC) 정책 수정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와 더불어 주식시장의 쿨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중앙은행(BOJ)은 지난달 28일 장기금리 변동폭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YCC 유연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은 금리 변동의 상한을 미리 정해놓고 장기 금리 상한선인 0.5%를 넘어가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금리 상승을 방어하는 정책을 펼쳐왔는데 이 기준을 높여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더 오를 수 있게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 금리가 오를 경우 해외로 나갔던 투자(엔케리 트레이드) 일부가 일본으로 돌아온 유인이 커져 글로벌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설비투자와 이에 따른 한국의 첨단 분야 수출 호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주식시장이 단기 박스권에 진입할 것을 염두에 두되 조정 이후에는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첨단 분야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관심 업종으로는 조선과 방산·우주항공, 전기장비, 건설기계 등을 꼽았다.

송이라 기자 elalal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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