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감독 “김태리 ‘네’ 한마디도 수십번, 오정세 꿈에서도 질문” [EN:인터뷰]

하지원 2023. 8.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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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악귀’ 포스터

[뉴스엔 하지원 기자]

'악귀' 이정림 감독이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7월 29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악귀'(김은희 극본, 이정림 연출)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를 그린 작품. 마지막 회 11.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정림 감독은 8월 4일 뉴스엔과 서면 인터뷰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겠지만 작가님, 배우들 그리고 훌륭한 스태프를 믿고 촬영에 임했다"며 "시청자들이 추리하는 내용들도 흥미롭게 봤고, 지인들로부터 연락도 많이 받았다. ‘진짜 비밀로 할 테니 나한테만 몰래 말해줘’라는 문자만 여러 개 받았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악귀’를 연출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부에 대해서는 "모든 드라마가 그렇겠지만, 악귀 역시 주인공 구산영, 염해상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하고 따라가지 못하면 끝까지 쫓아갈 수 없는 작품이었다. 촬영 전부터 작가님과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시청자가 둘을 응원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물들의 첫 등장이나 공간 구현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또 악귀를 비롯한 귀신들, 상황을 묘사할 때 지나치게 화려한 VFX를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익숙하면서도 무섭고 기묘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태리, 오정세, 홍경, 김원해, 김해숙, 그리고 진선규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떨까.

이 감독은 "김태리, 오정세, 홍경 배우와는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다. 셋 다 질문이 엄청났다. 촬영 막바지쯤 배우들에게 고백했는데 주연들이 내 꿈에서까지 나타나 질문을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거기서 또 다른 생각들이 파생되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막막했던 순간들이 해결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김태리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현장을 이끌면서도 디테일한 부분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네' 한마디도 수십 번 뱉어 보며 좀 더 좋은 것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배우다"고 극찬했다.

이 감독은 "그 결과물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내 것만 보는 게 아니라 숲 전체를 보고 있는 배우라 함께 작업하며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고 전했다.

오정세는 고요하지만 단단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라고. 이 감독은 "고독, 외로움, 외골수 등 염해상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들을 다 소화하고 표현해줬다"고 밝혔다.

유쾌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오정세에게 있어 '악귀'는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이 감독은 "개성이 강하고, 캐릭터성이 강한 역할들로 각인이 되어있지만 '엉클' 같은 드라마에서도 이미 다른 모습을 보여준 적 있다. 실제로 대화해보면 염해상과 닮은 부분들이 많다"고 오정세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차분하고 진중하고 생각이 깊다. 이 인물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 동기는 무엇인가, 동력은 충분한가, 감정이 잘 쌓여가고 있는가 등등 모든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고 대화를 많이 하려 노력했다"며 "내 꿈에도 나와 질문하고 사라졌다. 물론 내뱉는 다섯 마디 중 한 마디는 웃기다. 개그 욕심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드라마 속 깨알 같이 등장했던 유머는 오정세여서 더 잘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홍경에 대해서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하고 진중하며, 태도만으로도 본받을 점이 많다. 극 중 서문춘 형사가 죽은 뒤 시청자들이 더 슬퍼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일등공신이 홍경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원해는 현장에서 등불 같은 존재였다고. 이 감독은 "후배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김해숙 배우는 화면 속에선 정말 무서워 보이지만 컷, 하면 호호 하고 웃는 소녀 같은 배우로 스태프들이 존경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였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특별출연 이상의 존재감을 뽐낸 진선규에 대해서는 "좀 과장해서 첫 만남에 이미 알고 있던 옆집 형님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부드럽고 우아한 말투로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사람이다. 제 나이보다 12살이나 많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이 작가는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엄마처럼 늘 보듬어 주시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해해 주신 박지영 선배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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