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밖이 차라리 나아요” 극한 더위 노출된 고령자들

정해주 2023. 8. 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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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경남 합천에서 주차 관리를 하던 60대 남성이 폭염 속에 갑자기 쓰러진 일이 있었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폭염은 이렇게, '고령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이어지는 폭염을 고령자들이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침부터 내리쬐는 뙤약볕, 82살 김영구 할아버지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15분. 벌써 땀이 줄줄 흐릅니다.

그래도 폭염엔 집에 있는 것보다 더위를 피할 곳으로 나가는 게 한결 낫습니다.

["(날 더우니깐 덜 오더라고.) 더우니깐 빨리들 안나오고."]

공원 그늘 아래에서 땀을 식히며 더위를 잊어 봅니다.

[김영구/서울 마포구 : "친구도 만나고 이러니깐 여기 나오는 거야."]

더위가 절정에 이르면 다시 자리를 옮길 때입니다.

["현재 서울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되었습니다."]

한낮 쉼터로는 지하철 역사만한 곳이 없습니다.

[이칠영/서울 종로구 : "에어컨 못 틀어요. 너무 요금이 많이 나오잖아요. 혼자서 그걸..."]

폭염에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일터의 고령자들에게 올 여름은 더 가혹합니다.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 경비실, 더위를 식힐 거라곤 선풍기와 부채 뿐입니다.

재건축 예정이라 '에어컨 설치'가 불발됐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진짜 더울 때는 40도 그정도 되죠. 우리가 분리수거하거나 일을 하고 올라와도 땀으로 범벅이..."]

농촌에선 뙤약볕을 피할 여유가 없습니다.

농작물이 상할까, 일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백성도/경상북도 청도군 : "날씨가 갑자기 덥다 보니까 병충해가 막 그동안에 잠식했던게..."]

갈증을 달래고, 모자도 챙겨 써보지만, 잠시뿐입니다.

[이형민/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고령자들은) 몸에 어떤 이상이 있을 때 그것이 열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의 건강 상태 때문인지 이런 것들을 판단하는게 무척 어려운..."]

고령층에 더 치명적인 폭염.

올여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걸로 추정되는 사람은 모두 19명, 그 중 15명이 65세 이상이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 김현민/영상편집: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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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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