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밖이 차라리 나아요” 극한 더위 노출된 고령자들
[앵커]
지난 주말, 경남 합천에서 주차 관리를 하던 60대 남성이 폭염 속에 갑자기 쓰러진 일이 있었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폭염은 이렇게, '고령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이어지는 폭염을 고령자들이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침부터 내리쬐는 뙤약볕, 82살 김영구 할아버지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15분. 벌써 땀이 줄줄 흐릅니다.
그래도 폭염엔 집에 있는 것보다 더위를 피할 곳으로 나가는 게 한결 낫습니다.
["(날 더우니깐 덜 오더라고.) 더우니깐 빨리들 안나오고."]
공원 그늘 아래에서 땀을 식히며 더위를 잊어 봅니다.
[김영구/서울 마포구 : "친구도 만나고 이러니깐 여기 나오는 거야."]
더위가 절정에 이르면 다시 자리를 옮길 때입니다.
["현재 서울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되었습니다."]
한낮 쉼터로는 지하철 역사만한 곳이 없습니다.
[이칠영/서울 종로구 : "에어컨 못 틀어요. 너무 요금이 많이 나오잖아요. 혼자서 그걸..."]
폭염에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일터의 고령자들에게 올 여름은 더 가혹합니다.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 경비실, 더위를 식힐 거라곤 선풍기와 부채 뿐입니다.
재건축 예정이라 '에어컨 설치'가 불발됐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진짜 더울 때는 40도 그정도 되죠. 우리가 분리수거하거나 일을 하고 올라와도 땀으로 범벅이..."]
농촌에선 뙤약볕을 피할 여유가 없습니다.
농작물이 상할까, 일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백성도/경상북도 청도군 : "날씨가 갑자기 덥다 보니까 병충해가 막 그동안에 잠식했던게..."]
갈증을 달래고, 모자도 챙겨 써보지만, 잠시뿐입니다.
[이형민/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고령자들은) 몸에 어떤 이상이 있을 때 그것이 열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의 건강 상태 때문인지 이런 것들을 판단하는게 무척 어려운..."]
고령층에 더 치명적인 폭염.
올여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걸로 추정되는 사람은 모두 19명, 그 중 15명이 65세 이상이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정해주 기자 (seyo@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특별치안 ‘장갑차’까지 등장…시민들 “불안해서 이어폰 빼”
- ‘급발진 기록’ EDR 보완 나선 국토부…국회는 ‘잠잠’
- 외신도 ‘폭염 속 잼버리’ 조명…“‘준비’가 모토인데”
- 목사의 ‘그루밍’…“초등생 피해 얘기 듣고 용기”
- 태풍 부메랑처럼 다시 오키나와로…다음 주 동해안 영향 가능성
- 학교서 교사에 흉기 휘두른 20대…“과거 사제지간” 진술
-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 러시아 군함 공격 성공? 36초 분량 영상 공개 [현장영상]
- 중국, 9년 만에 한국인 마약사범 사형 집행…외교부 “유감”
- 국민 특검의 몰락…‘50억 클럽’ 수사, 다음은 누구?
- 학부모가 휴대전화로 여러 번 연락…업무량 과다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