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하정우와 ‘신과 함께’ 때 본 케미?…‘비공식작전’은 장르가 달라”[M+인터뷰①]

주지훈 인터뷰 사진=쇼박스

하정우와 ‘신과 함께’ 이후 재회, 호흡 맞춘 소감 전해
주지훈에게 ‘김성훈 감독’이란
추영우에게 아이스크림 사주고 싶다는 말한 이유 공개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공식작전’ 주지훈이 하정우와 재회한 가운데 함께한 속 시원했던 카체이싱 액션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주지훈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이다.

주지훈은 극 중 택시기사 판수 역을 맡았다. 판수는 현지 택시기사로서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스럽고, 호객 행위를 위해 화려한 패션도 선보이는 능청스러운 면모를 가진 캐릭터이다. 주지훈은 이런 판수를 유쾌하면서도 마냥 밉지 않게 그려내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입히기까지 했다.

또한 하정우와는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시리즈 이후 ‘비공식작전’으로 재회하게 됐다. 버디 무비인 만큼 두사람의 케미 역시 중요한 포인트. 이미 한 차례 두 사람의 케미를 겪은 바 있기에, 이 케미 만큼은 믿고 보기에는 충분했다. 더불어 시간이 흐른 만큼 더욱 돈독해진 친분도 쌓인 만큼 더욱 자연스러운 케미가 묻어 나와 버디 케미의 매력도 폭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둘의 케미를 이미 본 만큼 알 것 같은 느낌이 우려의 요소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지훈은 김성훈 감독의 신뢰를 드러내면서, ‘신과 함께’ 때와는 또 다른 케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지훈 일문일답 사진=쇼박스

▶ 이하 주지훈과의 일문일답.

#. ‘킹덤’ 김성훈 감독과 재회하다.

Q. ‘비공식작전’에서 달랐던 점, 더 편했던 점이 있다면?

A. 친분이 생기고, 시간을 같이 보내고 술도 먹고, 밥도 먹고, 여행도 같이 가면서 그 사람의 취향, 기조를 알게 된다. 그러니까 의사소통을 할 때도 좀 더 유리해졌다. 나의 선의가 상대의 선의가 아닐 수도 있는 거지 않나. 누군가 좋은 의도로 내 말을 전달했는데, 기분 나쁘게 전달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게 많이 줄어든 거다. 극적인 예를 들자면, ‘감독님 디렉션 말고 B 버전을 해볼까요?’ 할 때, 어떤 감독님은 ‘내가 준 디렉션이 마음에 안들었나? 이 친구 무례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진짜가 아니라 극적으로 볼 때! 진짜가 아니라 극적으로 볼 때, 그렇게 오해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나의 생각, 의사를 편히 말 할 수 있는, 외부요인에 대해 신경쓸 게 없는 현장이라 편했다. 몸은 고생스러운데 인사이드가 편한 거다.

Q. 그렇다면, 주지훈에게 김성훈 감독이란?

A.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김성훈 감독님은 뭐랄까 되게 나한테는 되게 동경하는 영화인이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그런 것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물어 봤었다. 진짜로 ‘감독님, 저는 감독은 창작이라는 단계부터 해서, 배우들이 들어와서 2차적인 걸 연기를 한다. 하지만, 사실 몸이 피곤하거나 인간관계 등 어떤 허들이 있을 때 그냥 놓을 때도 있다. 솔직히 있다. 어떻게 그렇게 그렇게 안 하세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동경한다. 일과 이런 걸 나누는 게 의미가 없고,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언젠가 그렇게 되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인 거다.

‘비공식작전’ 주지훈 사진=쇼박스

#. ‘신과 함께’ 이후 모로코에서 재회한 강림과 해원맥

Q. 하정우와 주지훈의 케미가 필요한 영화였다. 앞서 보여준 케미가 있던 만큼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A. 장르성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런 게 느껴지게 해야하지 않나. 정우형과 함께한 ‘신과 함께’와는 장르성이 너무 다르다. 쉽게 이야기하면 같은 청바지에 흰 티 입었을 때랑, 검은 티셔츠를 입었을 때, 또 오늘 내가 입은 옷을 비가 온 날과 해가 온 날 보면 다르지 않나. 감독님에 대한 신뢰인 것 같다. ‘신과 함께’에서 한 연기를 해도 배경도 다르고 똑같은 연기를 해도 그걸 바라보는 연출가의 시선이 다를 거라는 것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다. 촬영하기 전부터 너무 자주 만나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서, 감독님의 기조에 따라서 맞추는 게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Q. ‘비공식작전’은 버디물이면서, 캐릭터의 개성이 잘 묻어나온 작품인 것 같다. 버디무비의 공식물이 깨진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영화를 찍을 때도 버디물의 공식을 깼다고 생각 못했다. 대본을 볼 때 되게 캐릭터적으로 잘 보이게 글이 써져 있었다. 거기에 집중을 했는데, 영화를 보고 ‘아~’ 했었다. 감독님과 이야기가 되지는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두 가지가 녹아들기를 바란 게 아닌가 생각이 든 게 보통의 버디무비와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보면, 100%는 아니지만, 내 판단에는 작품 자체, 인물 중심 같다. 연출가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게 인물에게 담겨져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예산이 크지 않다. 돈으로 할 일이 없지 않나. 배우들 연기에 집중해서, 맛깔난 대사 한마디 한마디 집중해서 그걸로 끌어가니까. 우리는 캐릭터 무비 같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까 그때야 깨달았다. ‘이거는 인물 중심의 영화가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너무 큰일이지 않나. 이야기가 국가와 국가 간의 일이다. 일반 국민이 납치가 됐어도 국가와 국가인데,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납치된 거다. 국가를 상대로 개인의 몸값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 과정을 보면, 민준이 악영향의 허들을 넘으려고 하고, 정치적인 시대상이 들어가기도 하고. 또 판수는 중간에 민준의 돈을 훔치는데, 관객에게는 어떤 상징성이 되는 거다. 이 돈이 누군가의 목숨을 바꾸는 단순한 매개체로 보이지 않더라. 그 돈이 마지막 대사에 나오지만 헤이스와 핫라인이 망가질 수도 있는 아주 큰 이야기였다. 감독님과 정우형과도 이야기가 된 건 아니지만 ‘이건 이야기가 중요하구나’ 했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Q. 하정우는 대본 리딩을 할 때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다고. 이를 주지훈에게 말해줬더니 경쟁 의식을 느낀 것 같다고 말을 했다.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A. 정우 형이 재밌게 이야기했다. 리딩을 하는 날 모였다. 전체 리딩 말고 가볍게. 임형국 배우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정우형과 나는 감독님과 지나가다 ‘저녁 드셨어요?’ 하는 사이이다. 형국이 형(오재석 역)을 만나서 같이 저녁도 먹고, 모로코 촬영에 대한 컨디션을 설명해주고 싶다고 해서 가볍게 모인 자리였다.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셋이 나오는 분량만 가볍게 리딩을 해볼까 했다. 정우형이 ‘제가 한 번 해볼게요. 그러고 싶어요’라고 했다. 좋은 선배다. 보고 배웠다. 나는 연영과 출신이 아니고, 연기를 배운 적이 없다. ‘궁’ 때 행운아처럼 시작한 친구라, 내가 생각하는 감독과 배우의 관계가 있다. (하정우형이 하는 것처럼) 배우가 저렇게 하는 게 예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걸 보고 감독님이 좋아하시니까 그래도 되는 구나 싶었다. 나는 참여를 안하고 있었다. 보니까 내가 읽은 거랑 다르더라. 내가 몇 번을 읽어도 찾지 못한 지점이 보이더라. 감독님도 ‘이게 되게 많이 읽고 안으로 들어와 있는 주연 배우와 쫙 했더니 다르게 보이는데?’라더라. 그게 좋았고, 되게 효과적이더라. 감독님도 리딩해보고, 통으로도 읽어 보고.

Q. 다른 작품을 할 때도 그럼 그 방식을 응용하나.

A. 나도 다른 작품을 할 때 그걸 한 번씩 한다. 하정우 형은 ‘수리남’을 찍었다. 형은 시리즈가 어쩌다 한 번인데, 나는 매년 시리즈를 한다. 그걸 혼자 하면 나는 12시간이다. 8부작만 해도 오래 걸린다. 그래도 재밌다. ‘하이에나’를 찍을 때는 완전 사전 제작이 아니었다. 4부에서 6부 쯤까지 나온 대본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차후에 대본이 나오는 시스템이고. 그렇다 보니 콘티가 없다. 사실은 감독, 배우, 작가가 자주 만나지는 않는다. 이야기 기승전결이 다 되어 있어야 대화를 할 게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드라마 찍을 때는 내가 이런 거 하자고 하면 신기해한다. 어떤 감독도 이걸 싫어하지 않는다.

Q. 그렇다면, 하정우와의 현장은 어땠나.

A. 개인적으로 워낙 자주 만났고, 둘이 여행도 많이 다녀서 ‘NEW~’라는 느낌은 없다. 다만 ‘신과 함께’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내가 생각 못한 부분이 나오거나, 현장에서의 대처 방법 등이 달라서 놀라울 때가 많다. ‘아~ 저래도 되는 구나’ 하는 것들이 놀라움으로 다가오는 게 많았다. 긍정적이었다.

#. 주지훈의 쌓여가는 연륜(ft. 추영우)

Q. 동생 캐릭터를 많이 한다. 그게 실제 성격 이런 것들을 영향에 미치는지, 왜 그런 역할을 주지훈에게 많이 시킬까.

A. 시대의 흐름이다. 되게 재미없는 이야기인데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으면서, ‘마블’ 영화에서도 이런 질문이 있었다. 결국 영화를 사랑했던 옛날의 20대가 50대가 됐고, 그들이 영화를 선택하고, 시장이 커지지 않나. 그들이 20대에 봤던 스타가 여전히 스타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 그 당시 실제를 모르겠지만, 완전한 액션물이다. 황정민, 이정재가 주연이지 않나. 그때 정민이 형이 50살이었나, 40대 후반, 50대 초반이었을 거다. 이정재 형과 3살 차이나니까 그 정도일 거다. 그 사이에 내가 끼면 막내이다. 결국 뷰는 상대적인 거다. ‘중증의상센터’라는 걸 찍고 있다. 거기에 추영우라는 배우가 나오는데 25살이다. 걔랑 나 서있는 걸 보면 재밌는 게 ‘시대가 변했구나. 내가 그 나이가 됐구나’ 했다. ‘아수라’ 때 우성이형과 내가 서 있는게 보인다. 생긴 것 말고.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보다 후배 역할을 해도 선생과 제자 같지 않았다. 이제 나이가 되니까, 심지어 25살과 붙여두니까 ‘주름이 났다’ 이런 개념보다는 상대적으로 내 얼굴에서는 삶이 보인다. 그냥 예쁘다. 잘생겼다, 못생겼다가 아니라 파릇파릇하고 예쁘다. 아이스크림 사주고 싶은 거다. 예뻐 죽겠다. 로다 주도 ‘아이언맨’ 할 때도 55세고, 그때도 그 질문이 나왔다. 물론 ‘스파이더맨’이 있지만, 완전 꼬맹이 같은 느낌이다. 막내인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가 있지만, 결국 관객의 시선인 것 같다. 내가 갑자기 우리 나라로 치면 정민이형, 윤석 선배, 강호 선배님, 민식 선배님. 또 우성이형, 정재형이 아직도 진짜 멋있게 ‘헌트’를 찍고 있지 않나. 역할은 ‘안기부장’하면 높아보이지만, 옛날 ‘제5공화국’에서 보던 안기부장이 아니지 않나. 실제 그 배우들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내 나이 또래가 나와서 실제 나이는 그게 맞지만, 너무 제일 캡틴인 역 이런 걸 하면 관객볼 때 이견이 생긴다. 나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아직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제 화면을 보면서 ‘내가 어릴 때 형들에게서 보던 얼굴이 나오는구나’가 신기하다.

Q. 나이가 보인다는 것이 부담감이지만 지금은 자신의 삶이기도, 책임감이기도 하다. 예전 형들의 얼굴이 보이는 내가 만족스럽나.

A. 좋다.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게. ‘카지노’ 보면 기술로 민식 선배님이 어린 시절을 구현할 수 있지 않나. 앞으로 기술이 더 좋아지지 않겠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외형을 떠나서 내가 세상을 겪은 게 많아지고 작품도 겹겹이 쌓이면서 해석하고 감독님과 상대 배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게 더 넓어지는 것 같아서 좋다. 그런 게 재밌다. 내 의견이 채택이 안돼도 이런거 어떠냐는 의견을 던질 수 있고 그런 생각을 더할 수 있다는 게 재밌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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