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로 한 달 매출 10억…이번에는 ‘이것’ 도전 [남돈남산]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한국에 들여와
한국 대표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키워
‘레디밀’ 뜬다…“식품 ODM 강자될 것”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자리 잡은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미국 뉴욕 정통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이곳은 스테이크 마니아들 사이에 유명하다. 젊은 연인들이 사귄지 1주년 되는 날 등 자신들만의 기념일에 가보고 싶어 하는 데이트 장소로 꼽히는 이곳을 한국에 들여온 사람은 최채환 키친인더랩 대표다.
최 대표는 한국에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매장을 내기 위해 2014년 법인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를 설립하고 2015년 3월 서울 청담동에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를 열었다. 최 대표는 2017년 초까지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를 단독 경영해오다가 이후 여러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공동 경영하고 있다.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의 한 달 평균 매출액은 10억원이다.
“아버지가 위암 초기였기 때문에 당연히 병마와 싸워 잘 이겨내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어요. 한동안 집밖에도 안 나갔어요. 당시에 제가 대구에서 술집, 고깃집 등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떤 일도 손에 안 잡혔어요.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아내까지 제가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들이 있더라고요.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다시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필요했어요. 그때 생각난 게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였어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를 한국에 들여와서 스테이크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하고 이때부터 앞만 보고 달렸어요. 근데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가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다들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결심이 선 후 기존에 운영하던 가게들을 정리했다.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의 한국 사업권을 얻고 싶었지만 본사와 접촉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2013년 12월 홈페이지에 ‘컨택어스(Contact us)’라고 적힌 문구를 클릭하고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매장을 한국에 내고 싶다는 내용 등을 글로 남겼다. 2주 정도 기다렸지만 회신이 없었다. 같은 방식으로 다시 글을 남겼다. 이후에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의 글로벌 대표가 최 대표한테 직접 답메일을 보내왔다.
“2014년 3월 뉴욕에 가서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글로벌 대표를 만났고, 그해 8월 글로벌 대표가 한국에 와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어요. 제 의지와 열망을 보여주기 위해 그가 한국에 오기 전에 법인도 미리 설립했고, 매장도 구해서 기존 설비 등도 철거해놨어요. 이 모든 것들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신체포기각서까지 들고 다녔던 겁니다.”
일수도 쓸 만큼 자금난에 허덕이다가 투자자를 구했고, 우여곡절 끝에 2015년 3월 서울 청담동에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를 열었다.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는 처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은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이미 ‘인구 절벽’ 시대에 진입한 상태였고, 인건비가 계속 올라가면서 구인난은 심각해지고 있었어요. 외식업은 인력 의존도가 매우 높은 업종인데,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외식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게 뻔했죠. 요리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외식업을 할 수 있도록 외식업이 처한 현실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작한 게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나 오븐 등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음식인 ‘레디밀(Ready Meal)’ 사업입니다.”
최 대표는 2017년 6월 레디밀 생산 기업 키친인더랩을 설립하고, 한식, 일식, 중식 등 여러 메뉴 개발에 집중한 끝에 약 400개 메뉴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장이 없었기 때문에 대량생산할 수도, 메뉴를 음식점에서 직접 활용해볼 수도 없었다. 요리를 잘 못하는 직원도 키친인더랩이 개발한 메뉴를 데워서 손님에게 내보내는 시스템이 실제로 가능한지 구현해보기 위해 2018년 서울 홍대 엘세븐(L7) 호텔 레스토랑의 위탁 운영을 맡았다.
최 대표는 L7 호텔 레스토랑에 키친인더랩의 여러 메뉴를 활용해보면서 레디밀 산업에 더욱 큰 확신을 갖게 됐다. 레스토랑 위탁 운영을 잘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2021년 가을께 위탁운영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그해 레디밀 공장을 완공한 후 해썹(HACCP) 인증을 취득했다. 키친인더랩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등으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키친인더랩은 ‘Kitchen in the lab’으로, 맛과 주방, 나아가 외식업 자체를 연구하고 변화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부터 레디밀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키친인더랩은 기업 간 거래(B2B) 중심에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로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레디밀을 꺼내서 전자레인지 등에 데워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이점에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외식 프랜차이즈, 지역 음식점 등에 키친인더랩이 생산하는 여러 레디밀이 납품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라자냐’로, 한 달 평균 라자냐 판매량은 약 2만개이다.
최 대표는 키친인더랩의 해외 진출도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회사와 손잡고 베트남에 레디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키친인더랩의 레디밀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활용해보기 위해 올해 5월 서울 사당동에 스테이크, 파스타 등을 판매하는 ‘놉스’ 매장도 열었다.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는 최고급(하이엔드) 스테이크를 지향하고, 놉스는 스테이크의 대중화를 추구합니다. 놉스는 매장 면적이 48평, 주방은 4평에 불과해요. 키친인더랩이 생산하는 스테이크 등 여러 레디밀을 활용한 덕분에 주방이 작아도 효율적으로 잘 운영되죠.”
키친인더랩은 일본식 닭고기 요리, 오코노미야키, 부침 등 다양한 메뉴의 레드밀도 개발할 계획이다. 키친인더랩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한국 음식 브랜드의 세계화와 외식업의 고도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인상 등 서비스업이 처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어서 레디밀 사업을 시작했어요. 앞으로 외식업은 화장품 산업처럼 제조회사, 브랜드회사로 각각 분리될 거예요. 화장품 산업은 이미 오래 전에 화장품만 전문적으로 생산(ODM)해서 브랜드 회사에 판매하는 제조회사, 이들 회사에게 화장품 생산을 의뢰해 제조한 후 자사 브랜드만 붙여서 판매만 하는 브랜드 회사로 분리됐죠. 누구나 쉽게 외식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키친인더랩은 외식 분야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강자가 될 거예요. 키친인더랩을 주식시장에 상장(IPO)도 해보는 것도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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